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엘러리 퀸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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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미스터리 서점을 운영하는 오토 펜즐러는 미스터리 소설계의 명편집자라고 한다. 이런 그가 미스터리와 스릴러 분야의 대가들에게 의뢰하여 만든 책이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시리즈이다. 먼저 나는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를 재미나게 읽었던 터라 두 번째로 고른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도 읽어보기로 했다.


먹어봐야 맛을 알지

_ 피터 러브시


크리스마스 아침 위스키 냄새를 풍기며 들어온 프랭크는 칠면조는 웬디에게 던지고, 구멍 난 철모는 아들인 노먼에게 선물이다며 건넨다. 형수를 데리러 간다고 다시 프랭크는 집을 나섰고 그 후 시어머니(모드)가 돌아온다. 못난 아들이 며느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사실을 늘 부끄럽고 화가 났지만 못난 아들을 함부로 꾸짖지는 못하는 분위기였다.

형인 테드가 전사하고 미망인에 된 형수와 프랭크는 부적절한 관계였다. 마을 사람들의 소문은 아이들에게도 퍼졌고 노먼도 사실인지 웬디에게 물어보곤 했다. 형수와 얼큰하게 취해서 함께 집에 돌아온 프랭크는 가족과 식사하다 시비가 붙어 형수를 살해하고 만다. 형수가 가져온 푸딩 안에 10센트가 화근이었다.

그리고 노파는 자신에게 잘못 배달된 카드를 웬디에게 주는데...



왕세자 인형 도난 사건

_앨러리 퀸


노부인의 선반 위 판 유리 케이스에는, 다 자란 아이들의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천여 개의 연형과 여러 값비싼 인형이 있다. 입슨 양의 소장품은 세기를 아울렀고 역사적인 영향력을 가졌다. 30년 동안 모은 인형을 남겨둔 채 노부인은 세상을 등졌고 변호사를 통해 남긴 유언장에는 인형과 소장품을 경매로 팔아 고아들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는 데 사용하라고 지정해놓았다. 이 중에는 파란색 최고급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 왕관을 쓰고 있는 왕세자 인형이 있었다 무려 49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문제는 유언장에는 크리스마스 전날에 인장품을 내시 백화점 1층에서 공개적으로 선보이하고 적혀 있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크리스마스 전날에 백화점에서 전시라니.

다급했던 변호사 본들링은 12월 23일 급하게 퀸 부자를 찾아왔다. 코머스가 '왕세자의 인형'을 훔치겠다는 예고장을 본들링에게 보냈기 때문이었다. 코머스는 뤼팽의 위대한 전통을 따르는 자로 예술품을 훔치는데 뛰어난 지능을 갖춘 악당이었다. 변장술의 대가인 그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가장 위험한 도둑이었다. 본들링과 얘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코머스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건을 맡을 것인지 물어보는 코머스. 결국 내일 내시 백화점에서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지키는 자와 빼앗는 자의 게임이 시작된다.




이중 산타클로스

- 메러디스 니콜슨


마흔여덟의 호퍼는 형무소에 갇힌 시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숨어 지내는데 인생을 허비했다. 한동안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 지하철에서 본 삐져나온 지갑을 보자 본능적으로 훔쳤고 달아나는 과정에 훔친 차 안에서 아이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아이를 돌려보내기 위해 주인 집을 탐색하던 중 아이의 엄마에게 들키고 만다. 그러나 이쁘장한 젊은 엄마는 호퍼를 붙잡고 구구절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기괴한 제안을 하는데...

"물론 엄밀한 의미로는 물건을 훔치는 게 아니에요. 어떻게 해도 만족하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로부터 물건을 빼앗아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이중 산타클로스' 역할을 당신이 해 달라는 거예요." 253





우리와 달리 뉴욕의 크리스마스에는 연중 다른 때보다 사람들이 책을 훨씬 많이 읽는 시즌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놀이문화가 적었던 옛날에는 가족들이 모여 악기로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는데 대부분은 책을 큰소리로 읽는 것보다 편안한 오락이 없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에 벽난로가 있는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운데 누군가 책을 읽어준다... 역시 우리나라와는, 나와는 좀 거리가 먼 이야기다.

생각해 보면 비슷한 문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친구들이나 자매들끼리 모여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으면 맛깔나게 말하는 재주가 있는 친구가 간담 서늘하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면 꺅꺅거리며 이불 속으로 숨어버렸던 ㅋㅋㅋ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와 분위기가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달랐다. 나에게는 아주 조금 익숙한 앨러리 퀸과 정말 낯선 수전 무디, 노벨 페이지, 피터 러브시, 메리 로버츠 라인하트 같은 작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미스터리물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각기 개성이 다른 작품을 받아들이기 혼란스러웠지만 나름 읽을 만했다. 비록 단편이었지만 작가에 대한 프로필이 꼼꼼하게 기재되어 있어 매우 친절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미스터리라고 해서 흉악한 살인마가 등장하길 기대했다면 그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읽기를 추천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은 기괴하면서 웃기기도 하고 스릴을 주면서 감동을 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에 읽기 딱 좋은 이야기들로 모아둔 앤솔로지다. 여러 작가들의 분위기와 매력을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그중에는 집중이 잘 안되는 작품도 있었다. 이 기회에 나에게 맞는 작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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