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 신화와 어원으로 읽는 요가 이야기
클레망틴 에르피쿰 지음, 류은소라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코로나 경고를 알린 2월부터 모든 운동을 중단했더니 다시 허리 통증이 시작되었다. '집에서 하면 되지. 뭐~'라고 생각했지만 좀처럼 움직이질 못(?) 하니 피둥피둥 살만 오르고 있어 정말 확찐자가 되어가고 있다. 역시 운동은 함께 할 때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요가는 나 홀로 운동으로 적격이라 가끔 해주고 있지만 경쟁자(?)와 감시자(?)가 없으니 마음이 헐렁해지는 것 같아 아쉽다. 


요가 전문기관에서 수련을 하다 보면 각 선생님마다 스타일이 있는데, 나는 거의 요가 자세명을 한글로 풀어주는 선생님만 만나서 정석대로 인도 네팔어를 이용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긴장된다. 

지금은 요가강사인 동생 덕에 몇 개의 자세(아사나)는 외우고 있지만 용어에 대한 깊은 뜻은 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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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를 주제로 한 에세이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내게로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가 와줘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신화와 어원으로 요가를 자세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요가 관련 도서이므로 역시 저자는 요가 강사이다. 게다가 미술사 학자라고 한다. 오~ 매력적인 프로필이다. 저서로는 <요기 푸드>,<요가의 비밀>이 있다. 


처음에는 요기라는 활자를 보며 오타인가 했지만 '요기'란 '요가 수행자'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긴 오타라고 하기엔 너무 많았다. ^^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의 신화뿐만 아니라 전설, 우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고전 문헌들을 기초로 정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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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끌어야 할 전쟁은 바로 내부에 있다.
이는 무기를 앞세운 외부의 전쟁이 아니다.
요기는 전사 자세에서 목을 자르기 위해 검을 내리치는 게 아니다.
이는 내부에 자리 잡은 진짜 적, 모든 고통의 근원인 무지와 탐욕의 사슬을 끊기 위함이다. p76



이 책은 요가를 잘 하기 위한 스킬을 안내하는 책은 아니다. 제목에 힌트가 있듯이 요가 자세와 신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 요가 자세에 대해 상징적으로 해석해

준다. 자세명에 대해 이해력을 돕고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책이었다. 요가를 즐겨 하거나 직업으로 하고 있다면 매우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각 자세 별 신화는 모두 흥미로웠지만 그중에 반달 자세(아드라 찬드라아사나)에는 의외였다. 요가 철학에서 달은 여성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지만 힌두 신화에서 달은 스물일곱 명의 부인을 둔 남신이다. 달의 신 찬드라는 스물일곱 명의 부인 중 로히니를 유독 사랑했다. 저주를 받은 찬드라는 날이 갈수록 쇠약해졌지만 부인들을 공평히 대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저주 때문에 모든 부인과 하루씩 밤을 보냈다. 찬드라가 편안히 휴식을 취한 날이 달이 가장 커졌다고 한다. 그날은 예상대로 로히니와 함께 있는 달이다. 어쩜 로맨틱하지 않는가. 


물론 늘 관심사였던 요가의 신선한 정보를 알게 되니 더 감동해서 사심 가득한 독후감을 쓰게 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재밌었다.

혹여 열심히 하고 있는 운동이 요가라면 이 책을 계기로 깊이 있는 수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요가는 명상과 멈춰있는 시간이 많다. 잡념으로 보내기보단 이 책에서 알게 된 어원을 되새기며 마음을 정돈한다면 좋을 것 같다. 혼자 보기 아까운 책이었다. 요가 강사인 동생에게 선물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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