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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 - 쓸데없이 폭발하지 않고 내 마음부터 이해하는 심리 기술
강현식.최은혜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5월
평점 :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라는 제목에 시선이 멈췄다. 참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고, 시원하게 해답을 줄 것 같아 기대감이 드는 문구였다. 직장 생활을 하며 참는 일이 너무 많았는데, 퇴사 후에도 여전히 참아야 하는 경우는 또 발생하더라. 언제까지 참아야 할지, 참지 말아야 할지 판단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에 서둘러 펼쳐보았다.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함께 했다. 강현식 저자는 누다심 심리센터와 누다심 아카데미 대표이고, 최은혜 저자는 누다심 심리상담센터 소속 상담자이다. '누다심'이란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줄인 말이었다. 케이스별 내담자의 사연과 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 위주로 꾸며진 이 책은 제목처럼 화(분노)를 주제로 하고 있다. 화를 주체 못 하고 분출하거나 지나치게 억압하는 문제를 안고 찾은 내담자가 전문 상담사를 통해 적절하게 표현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읽을 수 있었다.
'참을 인(忍) 자가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라는 유명한 속담처럼 우리는 무조건 참는 게 좋은 것이고 화를 표현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적절한 분노 표현은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든 감정은 옳고 그름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답답한 마음으로 찾아온 내담자들의 이야기에 진심을 다해 들어주고 원인을 찾아주었다. 추후 내담자는 자신의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면서 감정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8장으로 구성된 목차는 예상대로 여덟 명의 내담자의 이야기다. 그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이건 내 이야기인데~ 예전에 내가 그랬는데~라고 집중하며 토시 하나 빼지 않고 꼼꼼히 읽게 되었다.
많은 아이가 부모의 훈육 과정에서 듣는 말을 여과 없이 진리 혹은 규칙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자기 삶의 규칙을 하나씩 되짚어보면서 논리적인지, 현실적인지, 자신에게 유용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부모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38
역시 어렸을 적 환경은 성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부모님과 환경을 탓할 순 없다. 저자의 말대로 자신의 삶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 참 어렵고 잘 안되는 일이고, 성격 또한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이 10년 후에도 30년 후에도 똑같다고 했을 때 과연 이대로 행복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끝없이 자신과 대화하면서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의 발생지가 무엇인지 탐색하고 과거의 상처가 있다면 화해를 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을 순식간에 읽었다. 여러 고민의 내담자 사연은 우리의 이야기였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거기서 거기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책이었다. 관계에 지쳐있는 날, 마음이 복잡한 날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