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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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드디어 읽어봅니다. 장르 소설계에서 유명한 미미 여사님을 영접하게 되어 기쁘네요. 
어떤 이야기로 저를 매료시킬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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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는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라고 합니다. 전작을 보지 못했지만 편집자 후기를 읽어보고 알게 되었어요. 탐정 시리즈 하면 허를 찌르는 추리력으로 쫄깃하게 읽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겠지만 스기무라는 기존 탐정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저 평범한 아재이죠.
몇 가지만 느낀 점을 공유하자면
▶아내의 불륜으로 이혼하고 딸의 친권은 포기한 채로 늘 금전적으로
쪼들리며 지낸다. 가엽다.
▶공감력이 뛰어나 툭하면 고객 앞에서 눈물샘이 터진다. 여리다
▶ 소름 돋게 추리를 잘하지는 않는다.
▶ 아줌마들하고 친하게 지낸다. (연령대가 다양한 여성들과 친하다)
위와 같이 미친 추리력을 소유한 건 아니지만 정이 간다고 할까요. 얘기를 잘 들어주며 끊임없이 추임새를 취하는 다정한 동네 언니 같은 느낌이에요.


이 책은 세 가지 단편을 엮었습니다.
'절대 영도', '화촉',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이 세 편의 이야기 속의 주요인물은 여성입니다. 피해자인 내용도 있고 가해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절대 영도 - 딸 유비를 조사해달라는 하코자키 부인의 의뢰가 들어온다. 예상치도 못한 자살기도 후에 병원 치료 중인 딸 유비의 면회를 강하게 거부당하고 있다. 자살 원인이 장모님이라며 면회를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면회는 보호자인 사위만 가능하도록 병원에 일러둔 상태.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다고 핑계를 둘러대지만 수상쩍다. 하물며 주치의를 만나게 해달라는 것도 거절당했다. 하코자키는 유비가 걱정되어 눈물로 병원에 호소했지만 애석하게도 만나지를 못하게 된다.
모녀는 아주 친밀한 관계였고, 유비는 엄마인 하코자키에게 사소한 것도 의논하며, 많이 의지하는 공주님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하코자키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딸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사사 도모키 그의 비밀은.....

화촉 - "우리 엄마가 스물다섯 살이고 사에코 이모가 스무 살이었을 때 엄마의 약혼자를 이모가 빼앗은 거예요."
25년 전 사키코의 결혼 당일 신랑이 사라졌다. 동생 사에코와 함께.
사에코는 예비 형부와 사랑에 빠져 임신 3개월인 상태였다. 그 후로 두 자매는 인연을 끊고 지냈다. 언니의 남자를 빼앗은 사에코의 신혼생활은 2년을 넘기지 못해 이혼했고 딸인 시즈카 씨가 세 살 때 미야사키와 재혼했다.
사키고는 절대 사에코를 용서할 수 없었다. 이런 사키코에게도 좋은 사람이 나타났고 늦은 나이에 결혼한다. 그리고 외동딸인 가나를 얻게 되었다. 가나는 어느 날 SNS를 통해 자신과 똑 닮은 사촌 언니의 시즈카의 존재를 알게 되어 부쩍 친해지게 되었고,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어 했다. 고집이 센 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동네 부인에게 동행을 부탁했고 그 자리에 스기무라가 보디가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 집주인 다카나카의 며느리 1호와 딸 아리사가 찾아와 트러블 메이커인 '구치다 미키'라는 여자가 찾아오면 무조건 일을 거절해달라고 부탁받은 스기무라.
얼마 후 구치다 미키가 찾아왔다. 그녀와 전남편 사이에 태어난 아들 류세이가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했고 현재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스기무라는 역시 거절 못 하고 일을 맡게 된다. 조사하면서 미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게 되고 그녀의 몰상식한 행동에 피해자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경박하고 사치스러운 미키에게는 연년생 여동생 미에가 있다. 그녀와 달리 정숙하며 차분한 스타일이었다. 연락이 안 되는 미키에게서 울렁거림을 느끼는 스기무라.. 과연 미키는 어떻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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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괴로운 과거라도 그건 당신의 역사예요.
어제의 당신이 있기 때문에 자금의 당신이 있고,
당신의 내일이 있는 거예요.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행복한 미래로 가는 길은 열리지 않아요. 461p

책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글귀였습니다.
200페이지가 넘는 '절대 영도'를 시작하여 세 편 다 속상한 마음으로 읽었지만 사키코와 사에코, 미키와 미에... 이 두 자매들의 이야기는 무척 마음이 아팠어요.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은 자들의 말로가 선명하게 그려졌습니다. 그녀들의 딸을 지켜보며 자주 만나지 못하는 자신의 딸을 그리워하는 스기무라도 가여웠습니다. 

탐정 데뷔를 한지 얼마 안 된 스기무라는 주로 오피스 가키가라에서 하청 받는 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어요. 초보 탐정이라서 이번에는 큰 사건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네요. 피칠갑하는 스릴러 소설은 아니었지만 인간미가 느껴지는 탐정 덕분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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