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도르래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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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행위가 비교적 적으며, 끝 맛도 깔끔한 미스터리를 코지 미스터리라고 한다. 일본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알려진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는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로 유명하다. 하무라 아키라는 여탐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조사 과정이 순탄하지 많은.. 아니 항상 위험과 사고가 함께하여 피곤과 고질병을 달고 사는 게 일상인 인물이다. 여탐정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소설은 처음이라 흥미가 생겼다. 수입보다 치료 비용이 더 많이 들어 늘 불경기인 그녀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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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매일 선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시 선택한다. 선택한 끝에 일어난 일에 대해 혹자는 자신의 선택을 칭찬하고, 혹자는 후회한다. 그리고 다시 선택한다. p.6 


우와. 첫 문장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만발이었다. 사실 <녹슨 도르래>가 나에게 오기 전에 <조용한 무더위>가 집에서 방치되고 있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의 순서를 확인하니 <조용한 무더위>가 먼저라서 읽어보았다. 5개의 사건 속에서 아키라를 보면서 ' 아! 정말 아프겠다', '좀 쉬자! 쉬어, '아키라를 그만 좀 괴롭혀' 하며 과몰입이 버렸다. 어떤 사건도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그녀를 둘러싼 인물도 하나같이 별로였다. 음.. 맞아, 진상!이라는 표현이 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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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무더위>를 읽고 바로 <녹슨 도르래>를 들었다. 이번에는 하나의 사건을 다룬 장편 소설이었다.
도토리종합리서치의 사쿠라이의 하청을 받은 일은 부잣집 도련님의 바람난 어머니를 조사해달라는 것. 조사대상인 이사와 우메코의 뒤를 밟다가 동창생과 싸우던 우메코가 계단 위에서 떨어지면서 아키라를 덮치게 된다. 아키라를 쿠션 삼았던 우메코는 부상이 거의 없어 그 자리서 일어나 저 멀리 사라졌지만, 그다음 같은 높이에서 떨어진 다른 할머니 아오누마 미쓰에는 그대로 바닥에 추락해 크게 다치게 되었다. 아키라의 얼굴도 본인의 피로 물들고 있었고 구급대원은 두 여성을 싣고 병원에 간다. 


하청을 줬던 사쿠라이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니 미쓰에가 고소하지 않도록 중개인이 되어달라는 다른 임무를 받게 된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아키라는 미쓰에의 연립에서 지내게 된다. 미쓰에의 가족은 히로토라는 손자가 유일하다. 7개월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아들을 읽고 손자는 몸이 불편한 상태로 재활치료를 아직 받고 있었다. 며느리는 손자가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다른 사내와 정분이 나서 사랑의 도주를 하고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히로토는 사고직전의 기억을 일부 잃은 부분기억상실 환자이기도 하다.


백곰 탐정사의 탐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히로토는 아키라에게 교통사고 당일에 자신이 왜 아버지와 함께 스카이랜드 역 앞에 있었는지 알아봐달라고 의뢰를 했다. 그리고 살인곰 서점의 직원으로서 아버지의 유품인 책을 처분해 주기를 원했다. 


유품정리업체가 오기 전날 히로토의 방에서 화재가 일어났고 그 불쌍한 청년은 숨을 거둔다. 너무 많은 일들이 아키라 앞에서 벌어졌다. 연립의 화재로 의뢰인은 사망했고 미쓰에는 생명이 아슬한..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된 상황. 아키라는 계속 조사해보기로 하는데....

 


커피가 나왔다. 런치 타임 동안 보온기 위에서 게으른 잠을 자던 커피였다. 미적지근한 환경에 오래 있으면 알싸한 맛이 난다. 커피도 인간도. p.283

 


버라이어티한 그녀를 쫓아 읽어가는 중에 곳곳에 이런 문장들을 발견할 때면 어깨가 쑤욱 내려갔다. 어쩜 표현이 내 마음에 쏙 들어오는지. ㅋㅋ 정말 매력 있다. 히로토를 둘러싼 사람들 속에 진짜가 있었는데 끝까지 모르고 사고사를 당한 그가 너무 불쌍했다. 그녀의 신분을 밝혔다면 히로토는 조금이라도 기운차리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물이 많이 등장하여 집중하고 읽어야 했다. 초반에 나왔던 인물이 후반에 다시 나올 수 있기에 기억에 끈을 놓치지 말기를 권한다. 그리고 살짝 로맨스가 있는데 감초라고나 할까..ㅋㅋ 하무라 시리즈가 올해 NHK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영화로도 만나보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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