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 다이어리
곰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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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일러스트를 보며 무한 동질감을 느꼈다. 어쩜 '우리집과 똑같을까' 했는데 달랐다. 서로의 바운더리를 지켜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부부는 우리와 비슷하면서 조금 달랐다.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칭하는 딩크족에 관한 책이라서 관심이 컸다. 지금의 우리 부부가 '못하는'에서 '않는'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맞장구쳐 줄 친구가 필요했던 것 같다. 


저자는 네이버 블로그 곰킨스♥토킨스 부부의 공간을 운영 중이며 취미로 부부툰을 그리고 있다. 곰킨스, 토킨스 둘의 앞자를 따서 ‘곰토’를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캐릭터가 동글동글한 게 너무 귀엽다. 자세한 연령 정보가 없지만 책을 보니 대략 20대 후반인 것 같다. 젊은 나이에 딩크를 선택하기까지 고민과 과정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아이를 선택한 사람과 딩크, 누구도 우위에 있지 않다. 다만, 딩크로 살기로 결정했다면, 또는 아이를 낳기로 결정할 때에는 본능에 따른 나 자신과 본능 너머의 나 자신에 대한 파악은 확실히 하고 결정했으면 한다. (중략) 딩크로 살게 될 당신이 마주하게 될 가장 큰 오지랖은 '본능'이다. 적은 내부에 있다. / p32


모성본능에 대한 내용이었다. 저자도 나처럼 아이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타입이어서 갈등 또한 많았을 것 같다. 성인이 되면 취업, 결혼, 출산, 육아 순으로 인생이 정해져서 취업이 늦어진다는 둥, 결혼이 늦어진다는 둥 잔소리를 듣게 된다. 그래서 더 조바심이 들었다. 결혼하면 건강한 몸을 만들어 임신하는 게 목표였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저자의 배우자처럼 우리 남편도 출산에 대해서는 '내가 원하는 대로'라는 의견 아닌 의견을 주어서 속상했었던 날이 많았다. 생각해보니 '지금도 난 좋아'라는 고마운 말을 들어놓고도 자격지심에 남편을 더 힘들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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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성격도 있었지만 '장남' 또는 '장녀'라는 타이틀은 타고난 성격에 굴레를 씌웠다. 그에 대한 반작용인지, 우리는 책임감이 강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책임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취약한 완벽주의자가 되었다. /p.57



장남과 장녀. 우리 부부의 타이틀이다. 우리는 첫째의 무게감을 알기에 배려를 많이 하는 편이고 또한 첫째라서 부리지 못한 어리광을 서로에게 가끔 하곤 한다. 아이는 '네가 알 수 없었던 행복을 안겨줄 거야', '00는 내가 사는 이유 자체이고 나의 분신이야.' 알고 싶은 행복이면서도 두려운 행복이었다. 엄마라는 숭고하면서 위대한 역할을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혹시라도 나보다 더 허약한 아이를 만나게 되면 살아가는 내내 죄인이라는 족쇄로 나를 괴롭힐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20년 전에도 했던 이 생각은 더 커져만 가는 것 같았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아서 아이가 와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딩크족이라고 확신을 하지는 못한다. 다만 우리 둘만으로도 시간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실제로 그러하니까. 지금이 난 좋다. 어떠한 선택이든 그에 선택에 모두 존중해 주고, 나와 다르니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서 최선을 다하고 행복하면 그만이다. 나와 같은 고민에 힘들어할 독자들이 읽어주면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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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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