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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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솔러지 소설 <어위크>에서 목요일을 담당했던 강지영 작가의 이야기는 인상 깊었다. 어위크 속의 단편 '러닝 패밀리'를 재밌게 읽었던 나는 기대하는 작가로 찜했던 터라 <살인자의 쇼핑몰>를 읽을 수 있어 무척 설레었다. 제목은 이미 10년전에 정했던 소설이라고 한다. 머더 미스터리 장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 포인트가 느껴지는 그녀의 글이 좋아진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었던 삼촌은 나이키 더플백과 함께 사라졌고 20년 뒤에, 그러니까 지안이 태어나기 전날에 돌아왔다.


 담도암으로 위태로웠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집에 있던 삼촌과 지안. 전자레인지로 데워 둔 냉동피자를 두고 전화받으러 나간 삼촌은 다시 사라졌다. 여덟 살 꼬맹이 혼자 사흘간 빈집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구몬 선생님의 방문으로 집 밖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지안이는 한 달 뒤 삼촌을 만날 수 있었다. 그제야 부모님은 할머니 장례를 치르던 중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치정에 의한 살인과 자살. 부모님은 그렇게 돌아가셨고 삼촌은 이 모든 것을 정리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고 한다, 지안을 돌보기 위해 잡화상을 꾸릴 물건을 사러 돌아다녔다고 했다. 뒷마당에 창고를 짓는다고 했다. 가족은 그렇게 삼촌과 지안 둘뿐이었다.
대학에 입학해 서울에서 자취 중인 지안에게 삼촌의 비보를 전하는 경찰의 전화를 받는다. 삼촌은 욕조 안에서 자살했다고 한다. 장례식을 준비하기 위해 영정사진을 찾으러 고향집으로 가는 지안은 삼촌이 은인이라는 택시 기사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진짜 같은 가짜 손을 파는 삼촌, 전설의 타짜였던 삼촌, 뜨거운 추탕을 훝훝 불어 삼키는 삼촌, 주먹처럼 커다란 유부초밥을 만드는 삼촌, 영안실에 누워 있는 삼촌, 그 모든 삼촌이 각자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p32


 동창이었던 배정민이 지안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휴학 중 삼촌의 쇼핑몰에서 알바를 했다는 정민이는 삼촌의 비보를 듣고 지안이를 도우러 왔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가족이 없는 지안에게는 정민이 고마운 존재였다. 장례를 치르던 중 삼촌의 2G폰으로 고객의 입금 문자가 도착한다. 잡화상이라고 불린 쇼핑몰은 주인이 없기에 환불 처리를 해야 했다. 정민과 함께 쇼핑몰에 접속했지만 문자의 고객은 찾을 수가 없었고 그러던 중 딥웹 머더 헬프의 존재를 알게 된다. 살인방법에 필요한 도구 판매와 살인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였다. 머더 헬프에서 고객의 이름이 이성조라는 것을 알게 되고 유명을 달리한 삼촌 소식을 전하며 환불을 처리를 하려는데 다음 차례는 지안이고, 머더 헬프를 접수하겠다며 협박을 하는 이성조. 그 후로 살인자들이 집으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약탈이 시작되었다.

© Vitabello, 출처 Pixabay © specna_arms_4s, 출처 Unsplash




 <살인자의 쇼핑몰>은 머더 헬프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싼 약탈 누아르 소설이다. 작가의 탄탄한 구성과 감각적인 필체로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력 있게 보였고, 삼촌 정진만이 조카 정지안을 지키기 위해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뭉클한 가족애도 볼 수 있다. 지안은 인식하지 못했지만 어릴 적부터 삼촌은 지안에게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약탈은 긴장을 놓칠 수가 없었다. 정진만과 정지안 이 둘의 캐릭터를 다시 보고 싶다. 삼촌에게 물려받은 살인자의 쇼핑몰. 지안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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