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염세주의자 - 흔들리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마지막 태도
염세철학가 지음, 차혜정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을 꿰뚫어보는 가장 강력한 통찰
흔들리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마지막 태도 


염세주의하면 부정적인 비관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인생이 부질없고 만물에 대한 혐오로 특히 인간과 그 사회에 대한 것들을 싫어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상을 염세주의라고 하는데 이들은 파괴적인 성향이라 자살이라는 끔찍한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철학에서 말하는 염세는 일시적인 기분 상태가 아니라 끝없는 지겨움과 권태, 무기력함이라고 한다.

<당당한 염세주의자>의 저자가 염세철학가로 표기되어 있어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구나 했더니 한 사람이 저술한 책이었다. 염세철학가인 그는 염세주의를 선호했고 SNS에 '염세주의자'라는 페이지를 개설하면서 현시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직업 고등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장자와 도연명의 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키웠고 이치를 깨달았다고 한다. <장자>는 그의 삶에 큰 위로가 되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자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진정한 <장자>의 해석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호리병 하나 들고 속세에서 벗어나 유유자적으로 조용히 살다 떠나는 것이라고 한다.
장자는 근본적으로 세상이 추구하는 방향과 완전히 다른 가치관과 인생관을 제시한다. 


자신이 사회에 별 쓸모가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세상의 잣대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억누를 필요가 없게 된다. 그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며 나는 도대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탐색할 수 있다.


"사람들은 쓸모 있는 것이 좋다는 점만 알지 쓸모없는 것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지킬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장자>에서 주장하는 '무위'는 인연을 따르고 세상 이치에 순응하는 가르침이다. 자신의 생각과 고집을 버리는 것. 또 장자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평생 사회에 기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주장한다.


무소유와 같은 의미일까.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도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야 진정한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쓸모없는 기준이라는 게 사회에서 실물의 결과를 보여주는 생산성이 없다는 것 같다. 즉 높은 연봉과 사회적인 지위는 그만큼의 무게를 버텨야 하고 지켜야 해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게 되는데 그건 진정한 자신도 아니며 행복이 아니라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장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떤 대가를 추구하거나 결과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해진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자아는 노력한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며,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본인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진정한 자아를 찾지 못한다면 모든 겉모습과 신분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는 결코 세속에서 탐닉하려는 본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부대끼기만 하면 평생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없다.


<장자>는 지극히 어려운 책인 만큼 <당당한 염세주의자>도 쉽지는 않다. 보통 사람들의 가치관, 논리를 뒤엎어놓은 내용이 많았다. 동양철학은 아무래도 불계가 바탕이라 종교가 다르다면 난해함과 저항감은 느낄지도 모른다.
다 버리고 속세를 떠나 바람이 가는 데로 살면서 무소유의 삶을 추천하는 내용만 있는 건 아니다. 나 자신과 세상을 인정하는 법과 타인과 공존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장자를 이해하기에 '도'는 중요한 개념이 아니라 최소화했고 장자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인생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염세적인 정서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질문을 던지며 읽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알기 쉽고 논리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교육자의 정성도 느낄 수 있었다.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