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까매졌어요 푸른숲 새싹 도서관 13
마리 렌푸케 지음, 마르조리 베알 그림, 이세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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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렌푸케는 첫 책 <정글에서 온 친구>로 유니세프 어린이 문학상을 받았고, 마르조리 베알은 어린이를 위한 그림 교실을 운영하면서 다채로운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이다. 두 작가의 시너지는 이번 책인 <바다가 까매졌어요>에서 어린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꿀벌처럼 새까만 두 눈에 양 갈래로 묶은 금발 머리가 더듬이처럼 보이는 '얀'은 나중에 커서 아빠처럼 어부가 되는 게 꿈이에요. 뱃사람인 아빠의 고깃배 이름도 꿀벌, '얀'의 별명도 꿀벌이라고 합니다. 후훗. 귀여워요 ㅋㅋ
둘째를 가진 엄마는 위험한 바다 일을 하는 아빠가 마냥 걱정이랍니다.
엄마가 걱정할 때마다 아빠는 말하죠.
"바다처럼 항상 원래 자리로 돌아올 거야"
세상의 모든 어부가 그 덕분에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얀은 아침마다 아빠 따라 고기 팔러 시장에 가는 것도 좋아했어요.


바다가 성난 오늘, 엄마는 아빠에게 바닷가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어요. 하지만 아빠는 유조선이 암초에 부딪혀 사고가 나는 바람에 늦는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바다 일을 하는 사람에게 유조선은 경계해야 할 배였어요. 무서운 폭풍우 소리에 헬리콥터 소리까지 얀은 심장이 콩콩 뛰어요.


늦게 들어온 아빠에게서 상당량이 기름이 유출되었다는 나쁜 소식을 들었어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유조선의 기름이 흘러나오는 걸 막지는 못했데요. 이제 물고기와 해초 친구들은 어쩌지요. 얀을 다음날 아빠와 함께 아수라장인 항구를 보며 아빠의 손을 콱 움켜쥐었습니다.


매일 뛰놀던 바닷가가 까만 기름띠로 뒤덮여 버렸어요.
모래성의 즐거운 추억도 슬픔과 더러움에 뒤덮이고 말았지요.

다음 날부터 아빠는 방수복을 입고 바다를 살리기 위해 나갔습니다. 밀물이 밀려오면 처음부터 다시 일해야 하지만 쉬지 않고 매일 나가셨어요. 얀도 매일 친구와 함께 나가 바다를 살리기 위해 일했어요. 하지만 기름 덩어리는 줄어들지 않아 기운이 빠졌지요. 그런 얀의 손을 잡고 아빠는 모래 언덕으로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바다를 청소하는 사람들을 보라고 해요. 시꺼먼 바다에서 매일같이 청소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우리의 바닷가를 돕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며 얀은 깨달았어요.
"인간은 때때로 끔찍한 일을 저지르지만 그보다 좋은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그 실수에서 값지고 귀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도요."


<바다가 까매졌어요>는 197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원유를 싣고 미국으로 가던 유조선이 암초에 부딪히면서 22만 7천 톤의 기름이 바다로 퍼져나가 200킬로미터가 넘는 해안이 기름으로 오염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하게 2007년 12월 7일 충청남도 태안군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 호'와 삼성물산 소속의 '삼성 1호'가 충돌하면서 유조선 탱크에 있던 총 12,547킬로리터의 원유가 태안 인근 해역으로 유출된 사고가 있었다.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의 자원봉사 덕분에 태안은 검은 재앙 흔적으로부터 10년 만에 생태계 원상 회복됐다. 그리고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 만에 손해보상이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유조선 한 척의 사고는 오랜 기간 동안 자연과 동물 친구에게 피해를 준다. 아이들에게 오염된 환경이 어떤 피해를 주는지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이야기와 정보(후반부에 알차게 기재되어 있다.)가 담긴 <바다가 까매졌어요>를 먼저 읽어보며 조카들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어른들도 솔선수범해야 할 일이지만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도 환경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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