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미드나잇 스릴러
레슬리 피어스 지음, 도현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제가 어렸을 적 부모님이 크게 다투면 이웃집에서 말리러 찾아오고 이웃집으로 피신을 간 세 자매에게 동네 아줌마들이 부모님이 이혼하면 누구랑 살고 싶냐는 질문에 우리는 더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날은 경찰이 방문했지만 집안일이니 잘 얘기해보라고만 하는 소극적인 태도에 가정폭력은 집안일이라 나라에서 보호를 안해주는게 당연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정폭력도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엄연한 폭력입니다. 가해자는 주로 남편 또는 아빠이고 피해자는 아내와 아이들이죠.

오랜 시절에 태어난 아이가 딸임을 알고 울던 엄마들은 자신의 팔자처럼 비참하게 살게 될 딸이 불쌍해서, 이번에도 아들을 낳지 못해 앞으로의 자신의 삶이 더 고달퍼질 것에 한탄하며 그렇게도 피눈물을 흘렸나봅니다.


제목과 표지만으로는 어떤 내용인지 감이 서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른 소설이라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자의 정보도 흥미로웠어요.
레슬리 피어스 35세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해 48세에 <조지아>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한 그녀는 70세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멋있죠.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는 데는 나이는 걸림돌이 아니라는 것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배경이 1965년 1월 부터입니다.
주인공 케이티의 엄마 힐다는 외부와는 단절된 채 쉬지않고 집안 일을 합니다. 가족과의 대화는 항상 날이 서있고. 그녀의 시선은 이 세상에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가족들은 힐다에 의해 정신적으로 질리고 로버트(케이티의 남동생)마저 휴일에 집에 오지 않겠다고 한다. 케이티 또한 직장을 런던으로 옮길 생각을 하는데..힐다는 원래부터 까칠하고 냉정한 성격이었을까요.



앞 집인 글로리아의 집이 활활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힐다는 냉정하기 그지 없고 가족들은 글로리아 집에 아무도 없었기를 기원하는데..
다음 날 시신 두 구가 나오고 경찰은 화제 원인은 방화로 의심되고 있었다.
시신은 글로리아와 그녀의 딸 엘시였다.
글로리아는 글로리아네 드레스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으로 매력넘치는 이혼녀입니다. 케이티는 그녀의 집으로 의문의 손님이 드나드는 것을 예전부터 봐왔습니다. 글로리아는 자신의 얘기를 하기보단 상대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편이었고 사람들에게 쉽게 신뢰를 얻는 재주가 있지요. 모든 사람들이 글로리아를 좋아했다. 힐다는 그녀를 싫어하지만..

힐다와 반대의 성격을 가진 앨버트는 케이티의 아버지로 착하고 다정다감하며 상냥하다. 키도 크고 잘 생겼으며 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다. 이런 남자가 왜 힐다를 만나 무시당하고 맘고생하는지 불쌍했다.
화제 발생 몇칠후 방화범의 용의자로 앨버트가 경찰에 잡혔다.
누군가 그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앨버트의 지문의 묻은 등유통과 방화를 위한 천조각이 창고에서 발견 된 것.

케이티는 아버지가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분주하게 알아보는데 글로리아의 집으로 의문의 손님을 데리고 오는 여인 애드나에게 증언을 구하고자 다가가고 엄청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글로리아와 에드나는 철저히 비밀리에 가정 폭력으로 힘든 여인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도움을 주고 있었다. 


각자의 집에서 6킬로나 먼 병원에서 두 여인은 처음 만나게 되고 같은 처지임을 알게되어 급속도로 친하게 된다. 애드나의 남편은 은행지점장이었고 글로리아의 남편은 치과의사로 겉으로는 남편 잘만나 걱정거리 없이 지내는 여자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가정폭력에 육신과 영혼이 병들어가고 있었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생각하고 둘은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함께하고 그러면서 같은 처지의 여자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녀들의 독립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사회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아내가 많았고 생각외에 많은 여자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갔다.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폭행을 당하고도 조용히 참고 지내는 사람들은 아이마저 위험해지자 그때야 집을 나갈 생각을 한다.
애드나 역시 15년째 남편으로부터 숨어지내는 처지라 쉽게 증언을 하기 어려운 상황. 


글로리아의 장례식을 다녀온 후 딸과 통화하다가 케이티를 돕겠다는 결정을 하는 애드나. 케이티에게 그동안 도와줬던 여성들의 인적 사항과 피해 내용 등 자세히 기록된 노트를 건네준다. 월요일에 앨버트를 위해 증언한 후 2주뒤에 떠난다는 그녀는 갈색 제규어 차량으로 강으로 전복되고 기적적으로 살아나는데..

노트안에 피해여성의 남편 중에 범인이 있을 것이라고 직감한 케이티는 갈색 제규어를 소유한 남자를 찾기 위해 주소록의 집들을 방문한다. 그러다 에드워드 라일리에게 납치되는데...


현재 시점이 아닌 1960~1970년 대 가정폭력을 주제로 다룬 범죄소설이었습니다.주인공 케이티의 시선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23세 여성으로 금빛이 도는 빨간 직모, 코에는 드물게 주근깨가 있고 진주색 피부와 녹색눈을 가진 마른 체형. 158센티의 작은키지만 대담하고 활발한 성격이에요. 케이티는 항상 사람을 꿰둟어 보며 타고난 차분함과 당당함을 갖고 있었습니다. 엄마인 힐다를 미워했지만 화제 범인을 찾는 과정중에 끔찍한 일을 당한 그녀는 엄마를 이해해보려고 부드럽게 대화를 시도하죠. 힐다에게도 말못할 과거가 있었고 오랫동안 묵혀왔던 가족의 비밀로 케이티는 방황합니다. 하지만 상처의 극복은 사랑이라는 것을 부모님을 통해 찰스를 통해 알게되지요. 찰스와 결혼한 그녀 또한 글로리아처럼 피해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가정폭력은 다른 형사법규 위반보다 폭력에 대한 법적 죄의식이 낮습니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언제든지 살인자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오늘 기사에도 밴쿠버서 별거중인 남편이 초등학교 앞에서 부인 살해, 그레이스하버 카운티서 30대 여성이 별거 남편 총격 이라는 타이틀이 눈에 뜨네요.
상처는 아물수는 있어도 마음의 흉터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어떤 폭력이든 근절되어야 하지만 가정폭력은 대대로 전승될 수 있는  인권침해의 악순환 과정을 나타내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가정폭력이 없는, 상처의 대물림이 멈추는 세상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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