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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평점 :
삶은 '지금'의 시간을 살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고 아쉬운 건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p.26
벙싯한 구름.
허위허위 걷다가.
귀여운 우리말이 돋보이는 문학 소설을 만났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만난 이 소설은 처음엔 SF 일 줄 알았습니다. < 백 투 더 퓨처 >같은 시간 여행을 하는 흥미 위주의 소설이겠거니 했는데 웬걸 아니었어요.
유한하지만 체감을 잘 하지 못하는 시간이라는 소재로, 깊이 있는 생각을 자아내는 이야기였어요. 뭉클한 사연도 있었고요. 몇 번을 책을 껴안고 눈물 핑 했습니다.
오랜만에 등장인물 소개 버전으로 리뷰 써 봅니다. ^^
백 제 …온조의 돌아가신 아버지. 소방관으로 교통사고로 사망. 연수 기간 중 가족에게 유언장을 쓰는 과정.. 딸과 아내에게 편지를 쓰며 눈물을 훔치는데.. 머지않아 그 편지는 정말로 유언장이 되었다. 항상 부족한 가족과의 시간에 대해 미안해하는 아빠.
온조 엄마 …교사. 환사고(환경을 사랑하는 교사모임)의 열성 회원으로 장군 같던 엄마가 어느 날부터 꽃처럼 환해 보이는데.. 이유는?
백온조 … 주인공. 아빠를 닮아 어려운 사람은 지나치지 못하고 불의에 적극 대응하는 고딩소녀. 닉네임 크로노스로 인터넷 카페 시간을 파는 상점을 개설한다. 시간을 파는 상점의 존재의 이유는 다른 사람과 행복을 나누는 것이다.
홍난주 … 온조의 베프. 유쾌 발랄한 친구로 사랑앓이 중. 어느 날부터 자신에게 소홀한 온조가 의심스러운데. 온조가 온 신경을 쓰는 다른 일이 무엇일까 궁금해하던 찰나..
정이현 … 난주의 짝사랑 주인공. 알고 보니 1년 전 온조와도 인연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온조가 하는 비밀 카페 일을 알고 있는 것 같아.
혜지 … 헤드폰만 끼고 아이들과는 교류를 하지 않는 공부 잘하는 왕재수. 카페에서 태클 거는 가네샤와 말투가 비슷하다. 혹시..
의뢰인의 할아버지 … 행과 불행을 가르는 기회의 신으로 시간 너머, 의미를 관장하는 카이로스 같은 할아버지. 두 차례의 의뢰받아 함께 식사를 하며 우정을 쌓는다.
" 더 많이 혼란스러워야 해. 그래야 결단을 내리거든 허허허."
연륜이 주는 삶의 지혜는 정말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저도 함께 식사하고 싶어요. ^^
마음이 동했던 글귀 함께 보아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같은 공기 속에서 같은 음악을 들으며 마주 보고 밥을 먹는다는 것은 묘한 힘이 작용하는 것 같았다. 학교에서도 밥을 함께 먹는 친구는 따로 있다. 반이 달라도 급식실에서 기필코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는다. 인간의 본능 중 행복한 행위를 함께 하고 싶은 욕구, 그게 바로 카이로스의 시간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p.66
시간은 그렇게 안타깝기도 잔인하기도 슬프기도 한 것인가. 삶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 사이의 전쟁 같기도 했다.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는 그렇게 애달파 하고, 싫은 사람과는 일 초도 마주 보고 싶지 않은 그 치열함의 무늬가 결국 삶이 아닐까? p.106
- 앞으로 우리가 살 수 있는 날은 3만 일도 채 되지 않는다.
- 삶 전체를 24시간으로 본다면 우린 지금 몇 시쯤 됐을까? 아마도 새벽 다섯 시?
- 혼자가 아니다.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고개 들어 하늘을 봐라, 거기 하늘만은 너와 함께 있다.
- 희망은 도처에 널려 있다. 발길에 차이는 희망, 그것은 기꺼이 허리 숙여 줍는 자의 것이다.
- 네 절정은 지금이 아니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너의 절정이다.
p.203~204
"혼자 바람을 맞는 사람은 웃지 않아. 반드시 함께 있는 사람들이 웃어. 같이 온 사람의 몸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거나 머리칼이 몹시 헝클어져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우스꽝스러운 모습 대문에 배를 잡고 웃는 거야. 나도 누군가 곁에 있다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았어." p.212
어렸을 때는 시간이 왜 이리도 더디게 갔던지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어요.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겠지라고 미래의 시간을 탐했더랬죠. 아쉽게도 지금은 시간을 붙잡아두고 싶은 순간이 너무나 많습니다. 되돌리고 싶기도 하고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고 하지만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순간순간을 행복해야 합니다. 늘 고민하지요 할까 말까. 그냥 합시다. 하고 후회되면 다른 것을 또 시도하면 되죠. 미루면서 후회하는 바보가 되지 않으렵니다. 그리고 혼자 힘들어하지 않기로 해요. 혼자 해내려니 더 힘이 부치는 거랍니다. 손잡아 주길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잡아달라고 말해보아요~
모두 지금부터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