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에 폐경이라니
카를라 로마고사 지음, 성초림 옮김 / 딜레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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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작가 이야기이겠구나 했어요.

〈서른아홉에 폐경이라니>는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던 커리어 우먼이 서른아홉에 폐경과 마주한 자신을 받아들이는 에세이입니다.

사실은 저도 작년부터 알 수 없는 열감과 혈압 상승으로 갱년기가 올 것 같은 불안했는데 저자는 서른아홉에 폐경을!! 그것도 출산 경험이 없는 미혼녀가!! 저 같으면 몹시 자기 연민과 심한 우울증에 빠질 것 같아요. 여자라면 누구나 폐경이 옵니다. 그래도 나는 보통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50~60세에 찾아오겠지라고.. 아니면 더 늦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요. 남일 같이  않습니다.

왜 나만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자신감이 끝없이 추락하겠지만 저자는 얼마 후 자신만의 치료법을 찾으며 자신의 몸을 인정하고 폐경과 친구가 되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굉장한 우울증에 정신상담도 받았다고 해요.

산부인과 의사에 따르면 아프리카 여성들은 갱년기를 겪지 않는단다. 어느 날씨 좋은 날, 아니 어느 달 밝은 날, 몸도, 부족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도 이전과 달라지는 것, 그뿐이란다. 그렇게 어떤 여자들은 노인이 되고 또 다른 여자들은 현자로 대접받게 된다. p.30

자신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 그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가 노인과 현자로 구분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방금 출산을 마친 또래에 둘러싸여 외롭게 폐경을 맞이한 저자는 주변 사람에게 폐경 고백을 하는 게 다반사입니다. 혼자 앓느니 주변 사람에게 알려 도움을 받는 쪽을 선택한 거죠. 그리고 그녀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게 됩니다.

불면증을 호소하니 하와이 친구 말리아가 전해줬던 피코-피코, 긴장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특수 요가 강사 친구 주디스가 알려줬던 태핑과 5가지 요가 자세는 딱 저에게 필요한 내용이었습니다.

어떤 식이로든 폐경은 당신이 있어야만 하는 자리에 당신을 가져다 놓는 재주가 있다. p.86

폐경을 맞기 전이나 자궁에 문제가 있어 전부 들어내기 전까지의 친구들이 그 후로 궁극적인 자유를 얻었다고 해요. 물론 전부 그렇지는 않겠죠. 저자의 친구들인 안나의 그림 그리기, 제시카의 기타연주, 영화 애호가이며 건축가였던 이사벨은 생식기능을 잃은 후 엄청난 영화 대본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명을 창조하는 일은 더 이상 없더라도 내 안에서 꿈틀대는 욕망은 또 다른 창조를 낳게 된다고 저도 믿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여자임을 잊지 말고 마음 챙김을 하며 창조적인 일에 몰두하는 것. 버려야 할 것을 정하고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것. 이것이 그날이 오면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이네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들 보다 조금 빨리 찾아온 것 뿐이라고, 더 열심히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 저자의 폐경 극복 에세이. 고맙게 잘 봤습니다.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다가올 폐경 저도 잘 극복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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