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정나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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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육교 옆에 작은 서점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그림이면 모든 지 좋아했던 나는 서점에 책들을 보러 매일 드나들었다. 그림책과 만화책 이쁜 표지들이 많은 서점은 나에게 파라다이스였다. 용돈이 생기면 곧장 서점에 가서 젤 이쁜 그림책을 샀다. 서점 사장님은 항상 책을 포장해주셨고 다정하게 안부도 묻기도 했다. 매일 드나들어서 그런가.. 유열을 닮은 서점 사장님은 어느새 내 마음을 차지하고 시간이 지나니 그 서점 사장님 옆에 배만불둑언니가 있어서 어린 나이에 실연 아닌 실연을 겪었던 ㅋㅋ 밉지만 포기도 빨랐던 나. 얼마 후 태어난 여자아기와 서점에서 만나던 때 세상 조그맣고 기다란 발가락이 사장님하고 똑 닮은 게 너무 신기해서.. 웃음이 났다. 여전히 서점은 나의 놀이터이다. 부산 충무 육교 옆 서점은 지금은 없지만 따뜻했고 설레 나름 마음성장했던 그런 작은 가게였다.

누구나 작은 가게 하나쯤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가혹하게도 창업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10개 가게 중에 9개 가게가 폐업을 한다는 것이 완화된 표현이라니.-_-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는 저자가 미국 조지아 주 에덴스에 거쳐할 때 경험한 훈훈하고 실속 있었던 작은 가게를 리뷰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책 속의 작은 가게는 수많은 대형 프랜차이즈와 경쟁하지 않았다. 그들만의 인디문화를 창조하여 차별화된 방법과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근황을 물어보는 커피가게 점원, 친정집 같은 쌀국수 사장님의 육수 포장 서비스, 작은 서점의 시 낭송회, 단골손님의 집안 대소사를 꿰고 있는 마트 점원, 그림 수업이 있는 와인바 등 조지아 주의 에덴스의 작은 가게를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마트에서 건강 관련 세미나를 열어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사회 공헌을 직접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작은 가게 이야기를 보다 보면 마케팅 전략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엮은 부분도 보였다. 개인사업을 준비하거나 창업한지 초반이라면 꼭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이었다.

48p. 디지털 미디어 발달과 이를 활용한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마케팅 활동을 통한 기업과 소비자와의 개별적 관계 구축은 점차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고객과의 대면 관계가 주를 이루는 작은 가게의 경우 고객과의 장기적이며 우호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활동이 성패에 주효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빠르게 선진국으로 발전한 우리나라는 점점 낭만과 정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아쉽다. 언제부터인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친절에 익숙해지고 친근하게 대해주면 부담스럽다.(뒤통수 치지 않을까.? 눈탱이맞는거 아닐까? 사기 치려고 밑밥 까나?) 음식도 맛이 없는데 점원까지 무뚝뚝하면 가만있지 않고 sns를 통해 널리 알린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정의로운 사람처럼 -_-;;

응답하라 1988에 쌍문동처럼 이웃사촌이 사라진지는 오래되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74p. 작은 가게는 인디 문화의 중심이 되기에 적합한 구조이며, 역으로 인디 문화는 작은 가게의 이미지와 지속 가능성에 도움을 준다.

인디문화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의 소통과 관계의 장이 만들어 그들과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은 작은 가게와 작은 가게 공동체에 적합한 문화적 정체성이 될 수 있다.

​242p. 성공한 브랜드의 대부분은 브랜드가 표현하는 사업 철학과 신념이 소비자의 신념이나 철학과 잘 부합하여 고객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탄탄하게 형성한 경우이다. 즉 소비자에게는 브랜드도 뚜렷한 신념과 철학이 있는 하나의 사람으로 인식되는 셈이다.

TOMS를 대표하는 슬로건이 생각난다. 'One for One'

고객이 신반 한 켤레를 구입할 때마다 한 켤레를 신방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One for One'기부의 탐스는 슈즈뿐만 아니라 커피, 가방, 안경 등 각 분야에 관련 사업을 동일한 슬로건을 유지하고 있다. 안경을 구매하면 도움이 필요한 한 사람에게 수술 의료적 처치, 안경 처방의 방법 중 하나로 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커피 한 개를 구매하면 깨끗한 물이 공급되지 않는 곳에 한 사람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가방 하나를 구매할 때마다 조산사 교육과 출산 키트 제공을 통해 산모 한 명의 안전한 출산을 돕는다고 한다. 굉장하지 않은가. 적당한 가격에 구매한 제품이 기부를 하는 데 도 도움이 된다니. 거기다 제품 한 개당 한 사람에게~! 몹시 충격이었다.

탐스의 선행 이미지는 소비자로 하여금 나와 그리고 그 누군가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일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소비가 이렇게 즐거운 거라니~ ^^

내가 자주 가는 식당도 수익금 일부를 기부한 곳이다. 맛과 가격이 비슷하다면 이왕에 좋은 가게에 내 돈을 쓰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자주 가고 싶은 상점은 낭만적이면서 나와의 연결고리가 있고 정이 느껴지는 곳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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