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년의 맛
앵무 지음 / 창비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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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웹툰을 리뷰해봅니다.

저는 만화카페가 아니면 웹툰을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추석 전에 가벼운 마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읽을 책을 도서관에서 한 권만 빌려보자 하며 골랐던 책입니다. 명절이라 두 권은 무리, 한 권으로 끝나는 웹툰으로 생각했던 터라 서치하는 데는 어렵지 않았어요.

《초년의 맛》 당첨.

425페이지의 분량이지만 웹툰이라 부담이 없었습니다.

단편을 엮은 책이라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허리 부러지게 일하고 지친 몸으로 집에 왔을 때 잠깐이라도 읽고 기분전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철이 들면서, 사랑을 시작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면서 음식으로 기억을 더듬어가는 따뜻한 책이었어요.

제목을 결정하고 작품의 콘셉트로 잡은 것은 미숙함이라고 합니다. 처음이니까, 익숙하지 않음으로 겪게 되는 사회 초년생의 일화들.

나의 번뇌에 가득한 어린 시절도 떠오르네요.

21화 카페모카의 맛을 잠시 소개합니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대학 4년 민희는 카페에서 알바를 하며 연기에 재능 있는 남자친구와 동거를 합니다. 외모나 실력이나 자신보다 뛰어난 남자친구, 꿈을 접고 취업을 선택한 선배를 보며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연기 수업 중 교수님에게 여러 번 지적을 받아 자신감을 떨어진 상태이고 재능 있는 남자친구는 연기로 일을 하지만 생활비에 보탤 정도는 아니라 모든 경제 부담은 자신이 떠안고 있는 상황.

그러던 중 카페 사장님께서 직원으로 일해보라며 제의가 들어옵니다. 재능이 부족한 자신을 끌고 꿈을 따라가야 할지.. 바리스타 실력을 알아주는 사장님 그늘 아래 안정적으로 직원으로 일해야 하는 건지.. 복잡한 마음을 남자친구에게 털어놓는 중 말다툼으로 남자친구는 집을 나가고 그 뒤로 혼자가 되고 말아요. 민희는 사장님의 제의를 받아들이며 끝납니다. 카페모카를 마시며..

저도 민희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아마 많은 분이 잠시 꿈을 접고 안정적인 직장으로 방향을 바꾼 적이 있을 것 같군요.

사진 공부를 하고 스튜디오에서 서브 포토그래퍼로 있으면서 열정 페이로 1년 정도 있었나 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4년 정도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형사진인화소에서 사진보정, 출력된 사진을 절단, 스튜디오 별 포장하는 일을 하며 충무로에 있는 곳에서 공부했어요.

어떻게 일하면서 공부를 하냐고요? 밤새 일하고 8시쯤 아침 조원에게 인수인계하고 저는 학원으로 갔죠. 1년을 쪽잠을 자며 일하고 공부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미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하고 싶은 일을 하니 미래가 너무 두려웠어요.

동기들은 어렸지만 저는 이미 사회물을 먹고 중간 탈출한 어중이었거든요. 어린 친구들에 비해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상대로 동기 중 제가 가장 빠르게 중단했습니다. 우선 자금을 모아 나의 작은 스튜디오를 만들자는 생각이었지요. 결혼할 생각은 추오도 없었으니 가능한 계획이었습니다.

지금은.. ㅋㅋ 좋은 사람 놓치기 싫어 기혼자가 된지 어언 7년 차네요 ㅋㅋ

 풋풋한 젊음이 느껴지는 게 저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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