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구원
임경선 지음 / 미디어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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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 저자 사라마구의 작은 기념품 가게에 있는 에코팩에 새겨진 사라마구의 문장을 보며 작가는 공감하며 글을 써 내려 간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내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실감뿐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랑을 믿지 못한다면, 혹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죽음 앞에 백전백패다. 사랑은 우리를 가장 강하게 만들어주고 우리의 인생을 의미 있게 해주는 유일한 가치이다.

 

이 문장들이 이 책의 대표 메시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늦여름, 아버지마저 어머니 곁으로 보내드리고 상실의 슬픔과 사후의 현실적인 문제들로 마음이 지쳐갔던 때에 곁에 있는 딸을 보며, 딸아이 나이였을 때 리스본에서의 부모님 기억을 꺼내면서 미소  짓게 되었다고 한다.

리스본은 유일하게 같이 살았던  자식으로서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했던 곳. (두 오빠는 서울에 두고.. )

부모님에 관한 가장 농축된 기억이 서려 있는 장소.

그곳에서 환하게 웃던, 갓 마흔 살의 눈부신 부모님의 젊은 모습으로 영원히 각인하고 싶었고.. 그 행복했던 기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던 자신처럼 딸에게도 대물려 주고 싶었던 마음이란다.

 

 

지금은 같은 풍경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겠지만 언젠가는 나의 행복한 기억이 딸에게도 대물림되기를 바라본다.

 

 

 

 

리스본행을 결심했던 날부터 준비과정과 도착 후 매일매일이 기록되어 있었다.

 

호텔을 정하는데 나름대로의 이유로 예약과 취소 재예약을 번복하다가 세 번까지도 취소했던 호켈 바이샤로 결정을 한 건 지나치게 사랑한 초록색 외관이었다는 사실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녀의 정보 하나 더 저장.

그녀는 그린러버 라는 점~ ㅎㅎ

 

모든 중요하고 합리적인 이유를 이긴 것은 그린러버였다는 것~!

아 정말 매력있다.

 

포르투갈산 민예품 가게에서 과거에 부모님이 사준 자수를 수놓은 보석함으로 발견하고 딸에게도 선물해주려 하지만 가격표를 보고 망설이다 대신 동일한 자수 기법으로 만든 연인들의 손수건을 집었다는 것도 귀여웠다.

연인들의 손수건은 19세기 포르투갈에서 시작된 젊은 여성들이 손수건에 메시지나 그림을 수놓아 사랑하는 남자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다. 우훗 ^^

 

 

행복이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가령 윤서가 행복해할 때 나의 행복을 그 곱절이 된다. 열 살의 나도 부모님에게 그런 존재였을까..

 

작가는 딸 윤서와 30년 전 추억이 있는 리스본으로 떠났다.

가제본 이벤트에 당첨되어 그들의 추억여행을 먼저 들여다볼 수 있었던 행운을 움켜쥐었다.

6일째로 끝난 이야기 다음이 궁금하여 출간되면 마저 읽어보려고 한다.

<태도에 관하여>에서도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과한 표현이 없어 보기 좋았다.. 독자로 하여 오열이나 슬픔을 유도하지 않아 좋았다. 그런 문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 마음을 알 것 같이 만드는 그녀의 능력이랄까... 담백함. 이런 것이 그녀의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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