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비트코인 넥스트 사이클 - 200만 원을 23억 원으로 만든 생존 매매의 모든 것
곽성훈(코인덕) 지음 / 체인지업 / 2026년 10월
평점 :
더 비트코인 넥스트 사이클은 코인덕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곽성훈 저자의 책이다. 표지에는 "부자는 패시브하게, 수익은 액티브하게"라는 문구와 함께 10년 4200번의 실전 분석, 12만%의 수익률, 세 번의 하락장을 이겨낸 실전 매매 원칙이라고 적혀 있다. 숫자만 보면 화려한 성공담 같지만, 저자는 세 번의 깡통을 겪으며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1순위는 돈을 지키는 것, 그다음이 돈을 버는 것이다. 이미 큰돈을 번 사람에게는 지키는 게 당연한 1순위일 것이다. 하지만 큰돈을 번 일이 없던 초보자에게는 여전히 버는 게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버는 것보다 지키는 걸 잘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초보자는 버는 것을 우선시하다가 실수하고 실패하고 결국 포기한다. 이 책이 그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저자가 깨달은 것 중 가장 크게 공감한 건 시드의 크기가 본질이 아니라는 말이다. 돈을 버는 사람은 200만원으로도 벌고, 잃는 사람은 수억이 있어도 잃는다. 시드가 돈을 번 성공한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이건 벌어본 사람만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 돈을 버는 것도 능력이지만 지키는 능력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고, 그렇게 성공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뿐이라고 한다. 우리 대부분은 나머지 9명에 속할 것이고, 그중 상당수는 벌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출발점이다.
코인판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보를 가려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유튜브와 리딩방의 유혹에 흔들리고, 전문 유튜버 채널을 많이 구독하는 나도 그중 한 명일 것이다. 저자는 유튜버가 종목을 추천하는 이유부터 개인정보 거래, 리딩방 구조까지 그들이 돈 버는 방식을 알려준다. 정보는 필요하고 유튜버도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그래서 더 걸러 들어야 한다. 마진거래 이야기도 현실적이었다. 현물 수익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은 결국 고배율 마진에 손을 대고, 청산을 여러 번 당한 끝에 현물로 돌아온다. 현물은 잃더라도 몇 달에 걸쳐 잃지만 선물은 3일이면 끝난다. 실수를 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수에서 배울 시간이 남아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세력을 찾아내는 홀더 구분법은 유용해 보였지만 글로만 읽으니 잘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의 유튜브를 구독해서 설명을 들어봤다. 새로운 용어가 많고 코인을 대량으로 가진 지갑을 분석하는 이야기라, 어느 정도 거래를 해본 사람에게는 이해가 쉽겠지만 초보자에게는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도 핵심은 알 것 같았다. 코인을 많이 가진 지갑의 움직임을 보고 코인의 흐름을 미리 읽는다는 것이다. 차트는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지갑은 그럴 수 없고, 블록체인은 투명하다. 데이터는 차트보다 뉴스보다 유튜버보다 먼저 신호를 준다. 이 데이터를 읽는 습관이 손실을 막고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구절도 있다. 가장 큰 실수는 내가 그린 선에 맞춰 차트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선이 뚫리면 예외라고 하거나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다가 손실이 커진다. 차트에서 읽어야 하는 건 내 생각이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인데, 사람의 판단은 효율적이지 않고 감정적이다. 차트에 절대적인 법칙은 없으니 틀릴 수 있다는 전제로 들어가야 하고, 손절 라인을 먼저 정하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이다. 차트 패턴 책을 읽으면서 선 하나 긋는 게 두려웠던 기억이 있어서 더 와닿았다.
저자가 방송에서 모르겠다고 말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시청자는 사라, 팔아라를 확실하게 듣고 싶어 한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입장에서 분명히 말해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애매한 상황에서는 관망이라는 선택지를 꺼내 쓴다. 매매하는 사람이라면 기준이 있어야 살아남고, 이 책의 기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다. 살아남지 못하면 두 번째 기회가 와도 의미가 없다. 계속 손실을 보거나 시드를 무리하게 써서 바닥이 나면, 상승이 확실한 순간에도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나도 애매한 상황에서는 지켜보는 연습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저자는 매매일지를 쓰라고 권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쓰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일지에 준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 자기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종목은 5개로 제한하고, 진입한 뒤에는 한 가지만 생각한 다음 한 줄로 복기한다. 다섯 개로 제한하는 이유는 그 이상을 가지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지표도 캔들 패턴과 시간 두 가지뿐이다. 모든 캔들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게 핵심이고, 모든 움직임이 신호라면 그건 신호가 아니라 노이즈다. 시간은 지지가 확정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를 본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건 단순하다. 시장이 좋으면 사고, 안 좋으면 멈춘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화려한 수익률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태도 때문이다. 세 번의 깡통을 겪은 사람이 돈을 지키는 것, 살아남는 것, 기준을 갖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유튜버와 리딩방의 구조를 알려주고, 모른다고 말할 줄 아는 솔직함도 있다. 코인 투자를 시작했거나 시작하려는 초보자, 그리고 나처럼 유튜브 정보에 많이 기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다만 지갑 분석 같은 부분은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니, 유튜브를 함께 보며 읽는 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