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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평점 :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내용이 많아 상점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바구니에 넣을 때 같아요.
걱정이 되는 건 너무도 많은 상품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다는 거겠죠. ㅎㅎ 하지만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지 않고 읽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나를 안아주는 곳
삶을 건너는 리듬
우리의 이름으로 걷는 길
사랑이라는 머무름
당신에게 띄우는 열두 달의 이야기
를 통해서 형식 없고 길이의 규정이 없어 헐렁한 일상복을 입고 있는 기분
빡빡하고 숨들일 틈도 없는 각박함에서 벗어나 나를 돌아볼 시간이였기를 바래 봅니다.
간혹 삽화처럼 껴있는 사진을 보며 그 안에 자신이 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괜찮아, 아무 걱정 않아도 돼, 너는 끝내 소람하던 바를 이룰 테니까, 어차피 잘될 거니까, 보란 듯이 이겨내고, 떳떳하게 살아갈 거야, 그러니 너 자신의 감정과 처한 상황을 방관하지 말고 기꺼이 부딪쳐도 돼. -31
읽다보니 뭔가 모를 가슴엣 올라오는 뜨거움이 일렁입니다. 아직 닥치지 않은 병원 균을 이길 힘을 주는 예방 주사를 맞은 기분도들고 말이죠.
열패감에 쌓여 있을 때 살 짝 다시 읽어 보고 싶어지는 문구입니다.
-불현듯 타인의 눈빛이 거울처럼 나를 비추는 순간이 온다. 누군가의 인정 어린 시선에 흔들리고, 다른이의 평가에 따라 내 가치를 재단하곤 했다. 나를 가장 따뜻하게 품어줄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가장 단순한 진실을 자꾸만 잊곤했다. 종종 혼자 걷는 조용한 골목길에서 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시간을 가져본다. -43
도서과 같은 제목의 시 마지막 부분을 가져와 봅니다.
-그러니 말없이
한 번만이라도 화사하고 싶었던 마음으로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74
-숱한 고통 실은 하나도 흘려보내지 묏했지만, 도망치듯 찾은 바다를 다시 등지고 돌아오는 길에는 왠지 모를 홀가분함이 있었다. 해결된 것 하나 없어도 이겨낼 용기 하나 크게 얻어온 까닭이었으리라.-111
예전 어머니의 한 마디가 기억났습니다.
어머니와 13년을 며느리와 시어머니로 살았습니다. 길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많은 사랑을 주셨어요. 언제나 당신 딸처럼 편하게 대해 주셨지요 어쩌다 시댁을 가면 아침에 일찍일어나 며느리와 아들의 아침을 챙겨주셨는데요, 식사를 하고 나면 많은 설것이는 저의 차지였어요. 쌓여있는 음식 그릇을 보고 깔끔해야 한다고 다그치지 않으셨어요. 가끔 며느리에게 전하는 말이 '잠깐 시들고 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시듬이 어쩜 포기가 아닌 게으름이 아닌 다시 해야할 일에 대한 몰입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근 생각이듭니다.
지금은 시들어라 라고 해주시는 분도 없거니와 시들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만 곁에 있답니다. 시들다 라른 동사가 식물에게만 적용될 듯하지만 복잡하고 빨라진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도서를 협찬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