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함께한 하루
산더 콜라트 지음, 문지희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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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이고, 생명과 사랑, 삶의 열정이 헹크에게서 고스란히 전해져 살아감에 있어 또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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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한 하루
산더 콜라트 지음, 문지희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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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한 하루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산더 콜라트
SANDER KOLLAARD
1961년생으로, 2006년부터 스웨덴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그는 문학저널 〈연설TIRADE〉에 데뷔하였고, 이어 〈더 히츠DE GIDS〉와 〈DWB〉에 글을 실었다. 2012년에는 《곧 돌아올 당신의 연인ONMIDDELIJKE TERUGKEER VAN UW GELIEFDE》이라는 제목의 단편집을 출판했고, ‘LUCY B EN C.W. VAN DER HOOGTPRIJS’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첫 소설 〈4기STADIUM IV〉를 발표했다. 2018년에는 그의 단편집 《인생 메시지LEVENSBERICHTEN》를, 2021년에는 단편집이자 에세이집 《왕의 마지막 날DE LAATSTE DAGVAN DE KONING》을 출간하였다.

역자 : 문지희
네덜란드 레이든대학교에서 네덜란드문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네덜란드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소설

#개와함께한하루


심부전증을 앓고 있는 반려견 빌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헹크 판 도른.


주변사가 평범치는 않아 보인다.


게다가 반려견 빌런도 세상에 남아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헹크는 눈물보다 더 큰 애통함으로 빌런을 바라본다.


뜻하지 않은 만남에 사랑에 빠지게 된 미아라는 여인이 등장한다.


이 둘의 대화에 한참 빠져 읽으면서

그들의 사랑의 속삭임에 잠시 귀를 기울여보기도 했다.


주인공 헹크의 하루를 보면서

꽤 오랜 시간동안 삶의 긴 여정을 보낸 기분이 든다.


시간의 흐름마다 느껴지는 각기 다른 감정속에

슬픔과 사랑과 애환이 느껴지기도 하며

그럼에도 열정 가득한 의지도 느껴졌다.


별 다를 바 없는 하루 같아 보이지만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알아야 할 정보를 읽어내는 법을 배웠다.

뱅크는 그 눈 속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그는 '배가 고프다, 똥 누고 싶다, 덥다, 산책하고 싶다, 돼지 귀 과자'를 읽었다.

그는 개가 감정적인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슬픔, 기쁨, 부끄러움, 괴로움을 보았다.

감정적인 존재는 음악적인 존재다.

그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틀어주고 그의 눈을 보았다.

p91


죽음은 우리의 가장 충실한 동반자가 아닌가?

죽음은 가장 처음 순간부터 마치 그림자처럼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매 걸음걸음마다, 숨을 쉴 때마다, 좋을 때나 나쁭 때나 우리와 함께 한다.

그리고 결국은 우리의 입술에서 마지막 숨을 거둬가고,

따라서 삶의 끝맺음이라는 선물을 선사한다.

p126


삶에 대한 열정-살고자 하는 것.

바로 그 근원에서 나머지 것들이 흘러나온다.

일어나고 싶고, 먹고 마시고 싶고, 일하고, 웃고, 말하고, 춤추고, 개를 산책시키고 싶고...

그리고 사랑하고 싶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p216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헹크가 삶에 대한 열정과

성장과 성숙을 통해 보여주는 삶의 초점이

나에게는 또다른 영감을 보여준다.


죽음을 맞이하게 될 그 순간까지

삶을 지탱해줄 것에 대한 강한 열망과 열정.


나도 이와 같이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그에게서 느꼈던 철학적 시선과 요소들이 조금씩 발견되는 것이 재미있다.


단순한 삶의 의미를 떠나서

더 본질적이고, 생명과 사랑, 삶의 열정이

헹크에게서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살아있다'


살아있음은 계속적인 시작인 상태가 아닌가.


아직까지 깨어있지 않고 굳어진 내 사고를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책을 통해 깨닫게 되는 가치를 선물받았던 시간이었다.


안도해 할 수 있는 건 아직은 살아있음에

내가 더 걷고 성장할 수 있으며

많은 기회와 경험들이 내 앞에 삶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를 매일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일의 하루를 난 무엇과 함께 특별하게 살아가는지 생각해본다.


만남과 이별이 하루 안에도 수없이 일어난다.


기쁨고 슬픔과 좌절과 분노가 하루에도 수도 없이 느껴진다.


매일 같은 하루는 반복되지 않는다.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삶의 모습과 이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성장중임을 느낀다.


살아감에 있어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기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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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교양 미술 -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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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교양 미술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박광혁

진료실과 미술관을 오가며 의학과 미술의 경이로운 만남을 글과 강의로 풀어내는 내과 전문의다. 그는 청진기를 대고 환자 몸이 내는 소리뿐 아니라 캔버스 속 인물의 생로병사에 귀 기울인다. 미술과 만난 의학은 생명을 다루는 본령에 걸맞게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감성이 교류하는 학문이 된다. 의학자의 시선에서 그림은 새롭게 해석되고, 그림을 통해 의학의 높은 문턱은 허물어진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러시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미술관을 순례하며 그림에 담긴 의학과 인문학적 코드를 찾아 관찰하고 기록하고 책으로 남겼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를 거쳐, 내과 전문의 및 소화기내과 분과 전문의로 환자와 만나고 있다. 네이버 지식인 소화기내과 자문 의사로 활동했고, 현재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간행이사를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미술관에 간 의학자』,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뜻밖의 화가들이 주는 위안』(공저), 『과학자의 미술관』(공저)와 『퍼펙트 내과』(1-7권), 『소화기 내시경 검사 테크닉』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명화를 보며 해설을 더해주는 교양 미술에 대한

흥미로움이 요즘 나에겐 또 다른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책을 보며 그림이 주는 또 다른 깨달음과 영감이 주는

묘한 매력 속에 이 맛에 교양 미술서를 찾아 읽는구나 싶었다.


이 책은 친절한 가이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첫 장을 열고 읽다보며 그림과 해설에 푹 빠져들고 만다.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그림 속에서 얻게 되니

도전해보지 못했던 책의 장르라면 누구나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하루 하루의 분량이 많지 않아

조금은 만만하게 접근하기 좋다.


재미있다보니 쭉쭉 읽어보게 되는데

천천히 곱씹으며 읽기를 권하고 싶다.


단숨에 많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받아들이는 것보다

한 작품의 그림 속 풍경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책장을 천천히 넘기는데서 오는 여유와 그림의 여운을 좀 더 느껴보기를 바란다.


그 중에서도 몇가지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페데르 세베린 크뢰위에르의 <장미>를 보면서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장미꽃 정원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이

아릅답고 순수해보였다.


하얀 장미의 꽃말이 존경, 순결, 순진이라는 점에서

더 그림의 그녀가 하얀 장미처러 눈부셔보인다.


이 그림 속 여인이 그의 부인 마리 크뢰위에르인데

덴마크의 '빛의 화가들' 중에서도 가장 빛의 변화를 잘 포착해 그리는 화가라고 한다.


크뢰위에르에게 예술적 영감을 선사하는 뮤지였다는 것도

상당히 매력 넘치는 모습에서 자극을 얻게 되기도 한다.


오르세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빌헬름 함메르쇠이의 <휴식>.


이 작품은 꽤 익숙한 그림이고 그림이 주는 위로가 있다.


빛바랜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 뒷모습만 보이며

회색과 갈색을 사용한 단색과 단순하고 간결한 그림이다.


모노톤으로 간결하며 신비감이 감도는 분위기가 잘 엿보이는 작품이다.


함메르쇠이의 작품들이 늘 같은 주제를 반복하는데

실내 풍경을 꽤 많이 그렸다.


'내면파' 혹은 '실내화가'로 분류되어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를 물들인 화가로 유명세를 떨쳤다고 한다.


따뜻한 그림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에

요즘 같은 때에 더 꾸밈없는 고요한 분위기에서

위로와 안식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림을 보며 내면과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다.


이런 매력에 미술관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집에서도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처럼

미술 여행을 내 집에서 편안히 해볼 수 있는 좋은 미술 교양서적으로

그림이 좋아지는 미술 여행을 한번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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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뼈 사우루스 12 - 대결! ‘뼈뼈 가루다’ 대 ‘뼈뼈 히드라’ 1 뼈뼈 사우루스 12
암모나이트 지음,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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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뼈 사우루스 12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암모나이트
〈뼈뼈 사우루스〉 시리즈의 글과 구성을 맡은 오오사키 데이조와 〈뼈뼈 사우루스〉 시리즈의 그림을 맡은 이마이 슈지가 팀을 이루어 만든 그룹이에요. 오오사키 데이조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양한 어린이책과 잡지에 글을 쓰고 있어요. 이마이 슈지는 일본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부터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뿐만 아니라 가정용 게임 프로덕션에서 디자인 일도 하고 있어요.

역자 : 김정화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일아동문학을 공부하며 일본의 좋은 어린이책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옮긴 책으로는 《폭풍우 치는 밤에》 《도우니까 행복해!》 《이게 정말 뭘까》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보건실의 마녀 선생님〉〈신비한 고양이 마을〉 시리즈 들이 있어요.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기다리고 기다리던 뼈뼈 사우루스의 12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이번 이야기는 뼈뼈 가루다와 뼈뼈 히드라의 등장으로

더욱 흥미진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베베, 토푸스, 고니가 함께 여행을 떠나며

온갖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긴 여정이 참 재미있게 그려져

다음 권을 굉장히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이야기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


최고인더스 정글에서 심상치 않은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뼈뼈 마하라자 어마어마 파크에 신기한 뼈뼈 사우루스들이 등장한다.


억지로 갇히게 된 베베는 친구들이 꼭 구하러 와 줄거라 믿고 있는데,

둘의 여정도 쉽지 않다.


마조산 미로 정글을 함께 빠져나가면서

미로 찾기 퀴즈도 풀어보며 재미를 더해갔다.


마조산에 살고 있는 뼈뼈 조인족의 등장으로

또한번 위기를 맞닥뜨린다.


죽음의 골짜기에서 쓰러진 둘을 발견한 뼈뼈 도둑단은

안전한 장소까지 옮겨주었다.


이들은 함께 마조산 꼭대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때 굉장한 힘을 가진 뼈뼈 가루다.


함께 힘을 합쳐 뼈뼈 가루다를 사로잡게 되고,

방심한 사이 그물을 잘라 버려 벗어나게 된 뼈뼈 가루다는

토부스와 고니의 필사적인 모습에 마음을 열고

이들과 여정을 함께 하기로 한다.


마조산의 수호신인 뼈뼈 가루다는

과연 이들과 베베를 구할 수 있을까?


한편, 베베는 도망치다 궁전에서 길을 잃어버리는데

이때 눈 앞에 무시무시한 뼈뼈 히드라가 등장한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까?


역시나 다음 권을 기다려야 하다니..


12권도 간절한 마음으로 아이가 기다리는 걸 보면서

이렇게 만나게 되는 순간이 참 행복했다.


늘 흥미진지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뼈뼈 사우루스의 재미난 여정을 함께 하고 싶어

다시 이 세 친구들이 만나게 될 다음 이야기를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다.


뼈뼈 가루다 역시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뼈뼈 히드라와의 대결을 기대하며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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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 - 삶에 허기진 당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
서지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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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서지현
교단에서 내려와 주방에 선 지 10년째.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게 된 대신, 꼼꼼하게 밥을 지어 식구들을 먹이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철마다 나는 귀한 식재료를 어떻게 조리할지 즐거이 고민하고,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이들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 좋은 식사는 곧 그 사람이 살아갈 힘의 원천이 되어 준다고 믿는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며 낮에는 끼니를 위해 주방에 서고, 밤에는 혼자 책상에 앉는다. 그렇게 밤마다 쓴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글이 술술 쓰일 때는 밥이 잘 지어질 때만큼이나 행복하다. 오늘도 주방에 서서 무슨 음식으로 식구들의 허기를 채워 줄까 궁리한다. 갓 지어 낸 음식의 향미와 밥상을 둘러싼 푸근한 이야기를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필요와 쓸모..

어떤 이유에서든 나에겐 끊어낼 수 없는 식욕.


그 세계를 맴돌며 꾸준한 관심과 공을 들이며 산다.


그런 음식 이야기는 언제나 나에게 환영받을 수 있으며

이웃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사는지 늘 궁금하다.


'허기'짐에 대한 단상들을 떠올려보며

지금도 군침이 도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삶이 팍팍해서인지 더욱 먹는 것으로 낙을 삼는

소소한 일상이 되풀이 되는 매일이 심심하지 않다.


찬거리를 바꿔가며 매일의 입맛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집밥 안내서가 되는 따뜻한 이 글의 온기가

마음까지 두둑하게 채워주니 나에겐 더없이 고마운 시간이었다.


그런 음식의 위로와 사랑은 언제나 환영이다.


멸치 육수로 맛을 내고 새우젓으로 감칠맛을 더한 요리였다.

제법 간간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왠지 안심되는 맛.

땀을 뻘뻘 흘려 가며 계란찜 뚝배기 한 그릇을 비워 냈다.

엄마의 계란찜을 먹고 나서야 오랜 타향살이의 여독이 풀렸다.

p52


자극적인 입맛이 당길 때가 종종 있다.


바깥 음식은 먹고나면 헛배가 부르고

속이 든든하다기보다 더부룩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화 기능이 약해지는 탓에

집밥을 찾게 되는 것도 이유가 되겠다.


별거 아닌 찬거리라도 고슬고슬 지어낸 밥 한그릇이면

끓여놓은 탕을 다시 데워 먹어도

든든하고 편한 속에 힘이 난다.


결국 집밥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나이 탓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화려한 미식의 세계보다 정갈한 집밥이 난 촌스럽지만 좋다.


어쩌면 난 밥 짓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주방에 물기 마를 날이 없다며 투덜댄 건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던가.

한 끼 한 끼 밥을 지어 내고 내 작은 살림을 매만지는 일에 이토록 속 싶은 애정을 품고 있었을줄이야.

p178


내 마음도 이 글에서 들켜버린 듯하다.


익숙한 일이 되어버린 가사 노동도

이젠 나에게 제법 어울리고 몸에 벤 습관처럼 움직인다.


그리고 사랑하게 되었다.


이런 고백이 이토록 주저할 일이었던가.


못내 이런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늘 푸념과 한숨이 난무하는 주방이긴 하지만

제법 이젠 빠른 손놀림으로 뚝딱 음식을 만들어내는 걸 보면

나도 뭔가 요리의 고수가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툴툴거리면서 주방에 서서

오늘도 똑같은 일과를 묵묵히 해나가면서도

내심 하루를 끝내며 잠자리에 들면

가족들에게 집밥을 해먹였다는 뿌듯함으로 달달한 잠을 잔다.


그런 묘한 속내를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살아왔다.


내가 이토록 집밥을 사랑했었나 떠올릴 틈도 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던 매일의 제식 활동처럼

나는 그렇게 부엌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져가고 무르익고 있었다.


꽤 괜찮은 중독처럼 집밥을 사수하려는 마음이

내 가족들과 나의 건강을 챙길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책을 읽으며 내일의 메뉴를 머릿 속에 정리해보며

늦은 밤 냉장고를 뒤져본다.


집밥이 안겨주는 희열은 지금도 앞으로도

나에겐 빠지지 않는 소확행이 분명하다.


그대서 내 주방을 사랑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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