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생존 - 쫄지 말고 일단 GO! 이까짓 6
삼각커피 지음 / 봄름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이까짓, 생존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삼각커피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게 좋아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졸업 후몇 번의 취직의 쓴맛에 나가떨어지고 난 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그림으로 먹고사는 게 간절한 꿈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글도 써서 그림에세이 『오늘도 집순이로 알차게 살았습니다』를 출간했다. 지금은 그리고 싶은 걸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새로 시작한 자영업에도 도전 중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는데,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다. 우아한 예술가이고 싶고 사업가처럼 호탕하게 벌고 쓰며 살고 싶지만 가난한 예술가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영업자로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 두번째 에세이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를 썼다.

[예스24 제공]



 



나의 생활에 작고 소소한 행복감을 주는

예쁜 일러스트 에세이로 만나보게 된 이전 작품들인

삼각커피님의 책은 생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카페 사장으로서 에세이 작가로서

생존을 위한 유쾌한 고군분투가 느껴지는 이번 책은

여전히도 사랑스럽다.


멀티플레이어처럼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가 참 멋있고 부럽기만 하지만

개인적인 고충을 살펴보면

유지를 위해 살아가기 위해 부지런히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란 걸 새삼 느끼게한다.



장사를 하며 삶에 대한 의연함과 초연함을 배우고 있다.

더 잘될 날을 확신하며 내일을 준비해야 언제든, 무엇이든, 누구든 맞이할 수 있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볼 때 오늘이 흔들려도 멘탈이 무너지지 않는다.

p119


1인 카페 사장님이라고 하니

뭔가 여유로운 카페 사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항시 언제 올지 모를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이

도비의 인생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일터라는 공간안에서 나를 완전히 자유롭게 풀어놓고 있진 못한

구속안에서 매일을 닦고 카페를 정돈하며 마냥 기다리는 심정이 어떠할지 생각해본다.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유쾌하지 못한 날이 많을테지만

묵묵히 오늘 가게 문을 열고

컵과 접시를 정리하고 깨끗한 공간을 선보이며

잔깜의 여유에 숨을 돌리며 사는게 어쩌면 당연한 세상 이치인지도.


쉬운 일이 없다는 것.


그러나 막상 닥치면 하게 되는데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가도 불만이 터져나올 때도 있다는 것.


여유와 만족도 넘치는 매출 모두를 다 잡으려는

두 마리의 토끼는 내 욕심이라는 걸 알게 되고

기꺼이 도비의 인생을 살게 된다.


힘이 닿는 데까지는 해보는 거지 뭐.



그림뿐만 아니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과 스스로에게도 여유가 없었다.

너무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바람에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본질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 나를 되돌아봤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 쓰지 말자고 다독였지만

어느 순간 자꾸만 조급해지고 속도를 올리곤 했다.

p187



처음 생각했던 방향성과 흐름이 달라지면

마음 가짐도 예전과 다르게 흐르게 된다.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조급하게 된다.


혼자 음료를 사고 파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 사람과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오가는 정 속에서 온기가 돈다.


하다보니 하나 둘 단골 손님이 생길 수도 있고

가벼운 인사말이나 응원을 보내는 감사한 말들이

그 자리에 굳건히 서서 일할 수 있는 힘을 더해준다는 사실.


쉬운 일이 없을테지만

아마도 좀 더 버티고 일할 수 있는 동력은 여기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본질을 잃어버지리만 않으면

사람 냄새나는 내 일터가 썩 마음에 들지도..


꿈꾸는 삶 같아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어느 것 하나 가볍고 쉬운 일이 없다.


그러나 버티고 견디는 모습 속에서

오늘을 무사히 보낼 수 있어 지금의 내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일테니

안심하고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맘껏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생존 확인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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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혜남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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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김혜남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12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했다. 경희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인제대 의대 외래 교수이자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았다. 80만 부 베스트셀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비롯해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의 그림 편지-오늘을 산다는 것》 등 여섯 권의 책을 펴내 130만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2006년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받았다.
정신분석 전문의로,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그녀는 마흔 살까지만 해도 ‘내가 잘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그녀를 필요로 했으면 했지, 그녀에게는 그들이 별로 필요 없다고 여겼다. 더 나아가 그녀 없이는 집이고 병원이고 환자들이고 다 잘 지내지 못할 것이라고 자만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원망한 적이 더 많았다. 당시에는 모든 인간관계가 그저 힘들고 피곤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런데 2001년 몸이 점점 굳어 가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그녀를 찾아오거나 연락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병세가 악화되어 2014년 병원 문을 닫은 이후에는 그렇게 많던 지인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세상이 그녀 없이도 너무나 멀쩡하게 잘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동시에 과거에 건성으로 대했던 사람들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과거의 자신처럼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인간관계 때문에 너무 힘들면 끝내 싸우고 돌아서게 됩니다. 관계를 끊으면서 서로 더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관계를 좋게 만들려는 노력 또한 관계를 더 어긋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럴 때는 애쓰지 말고 거리를 두십시오. 둘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것은 결코 서운해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얼마나 서로를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지는 경험해 보면 바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알라딘 제공]


 



영화 속 인물들의 심리 분석과

나의 내면을 속시원하게 들여다보는

날까로운 관찰에 봉인된 마음이 해제된다.


거부할 수 없어서 지극히 공감하게 되고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사정을 영화 속 인생을 통해 재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모르고 있었다기보다 외면했던 마음을

제대로 직면하게 된 순간들이 불편하긴 했어도

진짜 감정에 솔직할 수 있어 통쾌함마저 든다.


재미있는 영화의 세계와 심리의 세계가 맞닿아있는

책 속으로 한걸음 가까이 가보면 어떨까.


어리석은 인간들이 모두 그러하듯 슈렉 또한 시행착오를 겪고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옆에 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다행히 슈렉은 친구들과 피오나의 도움으로 '일생의 하루'를 넘긴 대가로 자신의 존재가 사라질 위기를 무사히 극복해낸다.

p54


전편보다 더 재미있게 본 <슈렉 포에버>는

피오나 공주와의 행복한 결혼 생활 그 이후

현실적인 권태기를 그려낸 내용이라 더 공감하면서 봤다.


자유롭던 과거의 시절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권태로움과 괴리감 속에서 하루 하루 무기력할 뿐이다.


사실 살아보니 별 것 없다.


아니, 진짜 소중한 건 매한가지였다.


끝내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와보니

혼자된 개체로서의 쓸쓸함과 허무함이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동화 속 이야기들이 흔히 말하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뻔한 결말이 아니라

좀 더 현실을 녹여낸 이 영화를 매우 사랑한다.


묘하게 교집합이 보이는 내 삶과도 동떨어지지 않아

현실성 있는 표현과 스토리가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인간은 모두 언젠가 죽는다.

우리는 그 사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죽음은 삶과 밀접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죽음을 외면하는 건 삶의 일부를 닫아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대로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현재를 더 생생하게 살아가고 그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세심하게 찾아낼 수 있게 된다.

P147


영화 <버킷리스트>는 내가 사랑하는 인생영화 중 하나이다.


죽음을 앞 둔 두 노인이 남은 삶을 뜨겁게 꿈꾸고 사랑하며

보내는 모습 속에서 절박함과 유쾌함 모두를 잃지 않고 있던 모습이

영화 내내 깊은 몰입과 감동을 줬다.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 뭐가 있을까를

이 영화를 보고 굉장히 고심해보기도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스카이다이빙은 힘들 것 같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 하기,눈물이 날 떄까지 크게 웃기 정도는 

나도 해보고도 싶었다.


살아있는 동안 찾지 못했던 진정한 자아를 되찾는

온전한 자신의 시간을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이들에게서

조급하지 않게 서로를 배려하며

유머를 잃지 않고 마음껏 살아보는 자유로움을 용기있게 배우고 싶었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전제하에

좀 더 과감하고 용감해질 수 있는 건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을 더 멋지게 살게 만드는 동력이 되는 것만 같다.


이 사실 때문에 오히려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올해도 감사할 일이 많았음에도 참 많은 불평과 투덜거림 속에서 살았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을

잘 돌보지 못하고 불편한 현실에만 매몰되어 있다보니

삶의 여유를 잃고 균형을 잃어버리다 휘청할 때가 많았다.


삶을 완성해내는 죽음 앞에서

현재의 이 순간을 사랑하며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내 마지막 모습이 참 멋질거 같아 흐뭇해진다.


아이들과도 오래전에 보았던 묵은 영화를 꺼내

그 감동과 깊은 사색이 이어지는 시간을 다시 한번 가져보려 한다.


스크린의 세상 속에 그려진 다양한 삶의 모습 속에서

난 오늘도 내가 살아가고 싶은 세상을 또 한번 그려보고 싶다.


좋은 건 또 봐도 좋기에,

오늘은 <굿 윌 헌팅>으로 정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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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희망을 찾는 법
캐서린 메이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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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캐서린 메이
KATHERINE MAY
영국 위트스터블의 바닷가 마을에서 남편, 아들과 함께 수많은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글을 써왔다. 캔터베리 크라이스트처치 대학교에서 문예창작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글 쓰고 책 만드는 사람들 사이를 떠나지 않고 있다.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는 2020년 팬데믹 위기에 지친 독자들에게 ‘인생 최악의 순간 나에게 꼭 필요했던 책’,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마음을 정화시킨다’는 찬사를 받으며 영미권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출간 두 달 만에 미국에서만 10만 부가 팔렸고, 미셸 오바마의 책보다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9월 인디언 서머 시즌부터 이듬해 3월까지 작가가 겨울을 나는 동안 일어난 일을 다룬 회고록으로, 자신에게 이유 없이 찾아온 인생의 힘겨운 순간을 ‘겨울’에 비유하며 그 시기를 지나는 태도를 담담하고도 투명한 언어로 그린다. 남편의 맹장염, 건강 문제로 인한 실직, 아들의 등교 거부 등 갑작스럽게 닥쳐온 ‘인생의 겨울’ 한가운데에서 동화·자연·예술가들의 생애·여행 등을 통해 휴식과 겨울의 의미를 찾아나서는 아름답고도 시적인 순간들이 매 페이지마다 펼쳐진다.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외에도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전기(THE ELECTRICITY OF EVERY LIVING THING)』, 『위트스터블 하이 타이드 스위밍 클럽(THE WHITSTABLE HIGH TIDE SWIMMING CLUB)』, 『52가지의 유혹(THE 52 SEDUCTIONS)』, 『버닝 아웃(BURNING OUT)』, 『유령과 그 사용법(GHOSTS AND THEIR USES)』 등의 책을 썼다. 《더타임스》, 《옵서버》 등 유수의 언론에 논평 및 에세이를 기고하며 다음 책을 준비 중이다.

역자 : 이유진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통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우리가 밤에 본 것들』,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격성, 인간의 재능』, 『섹스하는 삶』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어둠 속에선 더 빛의 밝음이 선명하고 분명하게 느낀다.


창백하고 쓸쓸한 계절의 독백이 묻어나는 겨울의 시간이

지난 시간 나에게 휘몰아치던 때를 소환하게 만든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우리의 인생을 직선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탄생에서 죽음까지를 하나의 긴 행진으로 보고,

힘을 키워나가다가 서서히 젊음의 아름다움을 잃고 그 힘을 내려놓는 과정이라 여긴다.

이것은 잔인한 것이다.

삶은 숲을 통과하는 여정처럼 구불구불하다.

한창 울창해지는 계절이 있는가 하면, 잎이 떨어져 나가서 앙상한 뼈를 드러내는 계절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잎은 다시 자라난다.

p98


겨울을 지나 봄의 에너지로 돌아오는 돌고 도는 순환을

우리 삶에서 생각하고 적용해볼 수 있다하니

삶의 내리막처럼

낙엽이 떨어지고 빈자리가 드문 드문 드러나 보이는 모양새가

초라해보이는 싸늘한 계절을 맞이하고 있나보다 생각이 든다.


나무의 앙상한 뼈대 때문에

잎눈이 더욱 보이지 않는다.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살아있다.


그 겨울의 삶도 풍요롭다는 걸 떠올려보면

변화를 기다리는 계절의 고요한 휴식기가 아닌가 싶다.


내 인생에도 위태롭고 매서운 바람이 불 때만큼은

혹독한 겨울을 지내고 있는 듯하다.


지루한 동면 상태에서 나태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착각에 빠질 때가 있었다.


분명한 건 웅크리고 있는 시간은 우리가 쉬어갈 수 있는 경계의 공간이라는 것.


추운 이 계절을 어떻게 다정하게 지내야 할지 좀 더 고심해보게 된다.


어둠과 고요 속에서 때론 아늑함을 찾기도 하니까.


[나니아 연대기]는 눈의 황홀한 즐거움을 노래한다.

가로등의 노란 불빛은 하얗디하얀 눈의 순수함을 드러내고,

우리는 모든 추악함이 사라진, 최소한 감춰진 세상으로 인도된다.

눈 덕분에 아이들은 난롯가에서 몸을 녹이고 어린이들을 위한 음식을 먹으며

툼누스 씨와 비버 부부의 따스한 배려를 진정으로 느낄 기회를 얻게 된다.

p223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하얀 마녀는 크리스마스 같은 어른인 반면

어른들은 쾌락을 엿보게 하는 존재이다.


반짝이는 새하얀 공간에서

아이들은 더 새로운 기운으로 움트는 듯하다.


꽁꽁 얼어붙을 듯한 매서운 추위는

결코 겨울을 낭만으로 가득 찼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어른이 되고보니 힘든 일거리로만 여겨진다.


출근길에 길이 얼지나 않을지

외출했다가 넘어져 크게 다치지 않을지

투덜거림이 일상이 되어버린 탓에

근사한 겨울을 제대로 잘 누리지 못하고 사는 듯하다.


추운 이 계절 덕에 집안에서 가족들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덕분에 매일 해먹는 요리도 제법 실력이 는다.


더 많이 책을 쌓아두며 읽게 되고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가 매일 업데이트되며,

서로의 취향을 제법 잘 알아가는 사이임을 

선호하는 영화를 함께 공유하며 서로의 친밀도가 더 높아진다고 봐야할지도.


이번 겨울동안 우린 큰 변화를 맛보았다기보다

각자 자신만의 성에서 빠져나와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보고

더 많이 이야기 나누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계절 중에 썩 좋아하지 못했던 이 겨울이

제법 좋아지려고 하는 걸 보면

나도 많이 깨어지고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위기의 순간도 분명 답을 찾아가고

지혜를 모색하는 때를 기다리는 시간이 될거라는 걸

고요한 겨울속에서 삶의 거룩함을 다시 깨달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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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아이패드 여행 드로잉 퇴근 후 시리즈 15
이거니 지음 / 리얼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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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아이패드 여행 드로잉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이거니
고요한 삶을 꿈꾸는 게으른 여행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의 순간을 그림으로 담는다. 빈티지하고 거친 질감의 화풍을 디지털 드로잉으로 추구하고 있다. 현재는 시골에서 작은 그림 공방을 운영하며, 온·오프라인으로 풍경의 따스함을 나누는 중이다.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할머니가 되어서도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여행 다니며 그림을 그리는 것.

인스타그램 | @2GEONEE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디지털 드로잉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올해 초에 아이패드를 구매하게 됐다.


장비 욕심이 많아서 구색을 맞추려 하다보니

펜슬까지 구매하면서 드로잉에 최적의 앱을 찾아 검색해보던 중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추천받아 유료로 구매하게 되었다.


독학으로도 잘 쓰는 이들도 있겠지만

장비발과 이에 적절히 활용한 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초보자도 쉽게 따라 배울 수 있는

드로잉 도서를 구매하면서

어설프게나마 조금씩 그리기의 맛을 들이고 있었다.


이 책은 긴시간동안 코로나로 인해 여행과는 먼 현실을 살고 있어서

많이 지친 나에게 디지털 드로잉으로 대리만족과

해방감을 느끼고자 했던 그 마음을 충족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비엔나커피와 사과파이 한조각과

쇤부른 궁전의 정원을 거닐어보고

영국 런던, 강 건너 빅벤의 야경을 보고도 싶은

멋진 곳으로의 여행을 데려다주는 그림 속 위로가 참 좋았다.


아직 우리집엔 그렇다할 그림액자가 없다.


그러나 내 스마트폰 갤러리엔 무수히 많은 그림들이 저장되어 있다.


가보고 싶은 여행지의 풍경과

예쁜 배경들을 모아둔 또 하나의 공간이 이 곳에 담겨 있는데

좀 더 내 색을 더해서 드로잉이라는 멋짐을 더한

새로운 갤러리 파일을 최근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


여전히 초보 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프로크리에이트로 그림 그리기에 엄두도 못내었던 내가

기본 기능을 익히고 따라 그려보면서

천천히 성장중에 있다.


색감이나 색상을 아직 선별하고 고르는 능력이 없는 초보이다보니 아직은 예쁜 색감을 내는 것이 좀 힘들다.


레이어를 사용하는 기술이 중요한 기능임을 아는데

아직도 익숙하진 않다.


여러 장의 배경들을 깔고 깔면서 겹쳐 한장의 이미지로 만들어 보이는 것인데

한 장의 그림이 여러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단순한 드로잉보다 좀 더 정교한 표현과 그림을 이룰 수 있어 그리는 맛이 나고 재밌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초보자는 손의 촉감이나 필압에 따라 그림 분위기가 달라지기때문에

충분히 선 긋는 연습이 필요하다.


하늘을 그리지만 선과 면으로 표현하는 

선과 손끝의 필압에 따라

그려지는 하늘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걸 알 수 있었다.


필압을 조절해 가며 감각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충분히 했다면

점, 선, 면으로 차츰 다양한 표현 기법을 배워봐도 좋다.


나무를 그리는 것도 느낌이 색다르다.


점으로 점에서 면으로, 선으로 면에서 선으로

음영과 입체감을 표현해가면서 그리는 연습을 

나무를 그리면서 꽤 여러번 연습을 했었다.


사실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 사물 그리기였는데

'클리핑 마스크'를 이용해 공간을 채우거나 다양한 사물을 표현하기에 좋은

이 기능을 잘 배워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친절하게 과정 컷을 설명하고 이미지를 보고 따라하면 

제법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사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실전에서 그려볼 여행 그림들이 많아서 고민도 되지만

내 취향과 멋스러움이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도 있었다.


카피향 가득한 비엔나커피와 

빵덕후인 내가 좋아하는 사과파이의 그림은

제일 먼저 있던 그림이었기도 하고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설명을 따라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작품을

하나씩 마스터 해나가는 걸 목표로 두고 있다.


올해도 재미있는 취미가 생겼으니

디지털 드로잉에 입문하면서

다양한 드로잉 책에도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따라 그려보고 연습도 하면서

좀 더 내가 그리고 표현하고 싶었던 나만의 그림을 언젠가는 꽤 근사한 작품이 완성되길 기대하고 있다.


집콕 시대에 집순이에게 최적화된 이 취미생활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기에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심심한 하루의 무료함을 달려보길 추천하고 싶다.


초보자도 쉽고 재미있게 입문해서 따라 배워볼 수 있는

좋은 가이드가 되는 책으로 맘껏 드로잉 세계에 입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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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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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에쿠니 가오리
江國香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 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3),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역자 : 김난주
역자 김난주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좌안 1·2』, 『낙하하는 저녁』, 『소란한 보통날』, 『홀리 가든』, 『부드러운 양상추』, 『반짝 반짝 빛나는』, 『수박 향기』, 『제비꽃 설탕 절임』, 『등 뒤의 기억』,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겐지 이야기』, 『모래의 여자』, 『별을 담은 배』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냉정과 열정사이>로 익숙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모처럼 만나보았다.


재출간되어 만나게 된 이번 소설은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다소 아슬아슬한 관계안에서 만남을 이어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중년의 독신 여성과 유부남의 사랑은

채우고 싶었던 공허함과 쓸쓸함을 더 큰 공허로 남기게 되는 씁쓸함이 느껴진다.


별소란 없이 잠잠해보이지만

그녀의 삶은 끊임없는 절망과 적막속에 놓여있고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p72


제목에서 비유되는 웨하스 의자는

반듯해보이는 외형과는 다르게

금방이라도 바스러질듯한 위캐롭고 아슬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완전해보이고 싶었던 건지.


스스로 켜켜히 쌓은 벽을 아무도 무너뜨리지 못하도록

자신만의 견고함 속에 산다는 착각에 빠진 것인지.


그렇게 살고 싶었는지,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그 안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않았으면.


좀 더 포근한 의자를 찾아 쉼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맴돈다.


절망은 가지 않는다.

거기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다. 나도 가만히 있다.

차가운 타일 벽 욕실의 따뜻한 수증기 속에서.

나는 여기에 애인이 있어 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여기에 애인이 있어서 내게, 당신은 괜찮아, 하고 말해 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당신은 이미 어린아이가 아니야, 라고 말해 주기를 바랐다.

p171


그녀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절망과 고독.


좀 더 행복해봐도 좋을텐데

스스로의 경계를 허물고 나와도 좋을텐데

그토록 행복하기가 이토록 힘들줄이야.


그녀는 온전히 자신으로 설 수 없었고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듯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절망 속에 사로잡혀 죽음을 내 곁에 가까이 두고 있는

그녀를 보며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단 한번이라도 그녀가 진정으로 자신만을 위해

온전히 해방할 수 있었으면

정말 사랑이란 걸 느낄 수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깨달을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이 들어 마음이 저린다.


이별은 곧 죽음과도 같은 깊은 절망이란 걸

스스로의 틀 안에 단단히 가둬두고 살아가는 자신을

그만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었더라면...


불완전한 그녀가 좀 더 완전할 수 있는 행복안에 부디 놓이길 바래보았다.


좀 더 포근하고 안락한 의자에서

맘 편히 쉴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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