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웨하스 의자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에쿠니 가오리
江國香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 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3),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역자 : 김난주
역자 김난주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좌안 1·2』, 『낙하하는 저녁』, 『소란한 보통날』, 『홀리 가든』, 『부드러운 양상추』, 『반짝 반짝 빛나는』, 『수박 향기』, 『제비꽃 설탕 절임』, 『등 뒤의 기억』,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겐지 이야기』, 『모래의 여자』, 『별을 담은 배』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냉정과 열정사이>로 익숙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모처럼 만나보았다.


재출간되어 만나게 된 이번 소설은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다소 아슬아슬한 관계안에서 만남을 이어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중년의 독신 여성과 유부남의 사랑은

채우고 싶었던 공허함과 쓸쓸함을 더 큰 공허로 남기게 되는 씁쓸함이 느껴진다.


별소란 없이 잠잠해보이지만

그녀의 삶은 끊임없는 절망과 적막속에 놓여있고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 하얀 웨하스의 반듯한 모양이 마음에 들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맣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p72


제목에서 비유되는 웨하스 의자는

반듯해보이는 외형과는 다르게

금방이라도 바스러질듯한 위캐롭고 아슬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완전해보이고 싶었던 건지.


스스로 켜켜히 쌓은 벽을 아무도 무너뜨리지 못하도록

자신만의 견고함 속에 산다는 착각에 빠진 것인지.


그렇게 살고 싶었는지,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그 안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않았으면.


좀 더 포근한 의자를 찾아 쉼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맴돈다.


절망은 가지 않는다.

거기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다. 나도 가만히 있다.

차가운 타일 벽 욕실의 따뜻한 수증기 속에서.

나는 여기에 애인이 있어 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여기에 애인이 있어서 내게, 당신은 괜찮아, 하고 말해 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당신은 이미 어린아이가 아니야, 라고 말해 주기를 바랐다.

p171


그녀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절망과 고독.


좀 더 행복해봐도 좋을텐데

스스로의 경계를 허물고 나와도 좋을텐데

그토록 행복하기가 이토록 힘들줄이야.


그녀는 온전히 자신으로 설 수 없었고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듯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절망 속에 사로잡혀 죽음을 내 곁에 가까이 두고 있는

그녀를 보며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단 한번이라도 그녀가 진정으로 자신만을 위해

온전히 해방할 수 있었으면

정말 사랑이란 걸 느낄 수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깨달을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이 들어 마음이 저린다.


이별은 곧 죽음과도 같은 깊은 절망이란 걸

스스로의 틀 안에 단단히 가둬두고 살아가는 자신을

그만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었더라면...


불완전한 그녀가 좀 더 완전할 수 있는 행복안에 부디 놓이길 바래보았다.


좀 더 포근하고 안락한 의자에서

맘 편히 쉴 수 있었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