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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원의 로봇
데보라 인스톨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8년 4월
평점 :
내 정원의 로봇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데보라 인스톨
저자 데보라 인스톨 DEBORAH INSTALL
어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여, 8살 때 쓴 첫 작품 「다람쥐 새미」를 출판사에 투고한 적도 있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은 그 후에도 꾸준히 계속되어 웹 저널리즘을 포함한 수많은 직업으로 이어졌고, 가장 최근에는 디자인과 마케팅 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영국 버밍엄에서 남편과 아들, 그리고 다정하지만 오만하기 짝이 없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데뷔작인 『내 정원의 로봇』은 어린 아들에게 영감을 얻어 쓰기 시작했고,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가 작품을 뒷받침하고 있다.
트위터 @DEBORAHINSTALL
역자 : 김석희
역자 김석희
서울대학교 인문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등단했다.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전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를 펴냈으며, 1997년에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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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를 상상해보게 된다.
이미 많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미래 도시와 로봇들..
고도로 발달된 사회와
일상으로 자연히 들어와 인간의 일을 도맡아하는 로봇을 보면
조금은 어색하게도 봐지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없어서는 안될 생활의 필수품처럼
너도 나도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는 로봇이라면
의식의 변화가 분명 서서히 일어나 자리잡아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미래 사회에 대해서 상상만 하고,
영화로 더 호기심을 채우고 책으로 읽어보는 정도로
꿈꾸게 되는 미래의 혁신적인 기술들을
우리가 그 변화 속에서 잘 어우러져 살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생기지만,
이 책을 보고선 괜시리 그런 걱정을 했나 싶었다.
인간이 하는 일 이상으로 뭐든지 척척 해내는 로봇들을 보면
소름 끼치게 차갑고 냉소적이며
굉장히 위협적인 느낌마저도 버릴 수 없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로봇 탱은 뭔가 다르다.
고철 로봇 쯤으로 업데이트를 해도 소용없는
철 지난 구식 로봇쯤으로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뭔가 모르게 특별해보이는 탱..
벤은 그런 탱을 보면서
존재 가치만큼이나 자신의 모습처럼 연민을 느끼는 탱을 보며
애정을 가지게 되는 걸 보면서
뭔가 모르게 가슴 뭉클해짐을 느낀다.
이 부부가 로봇 탱을 생각하는 마음은 상반된다.
에이미는 로봇 탱이 고철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으나
벤은 탱을 굉장히 애정하는 존재처럼 아끼고 보살핀다.
수명이 다 되어가는 탱과 벤은
특별한 여행을 떠난다.
여행 중에 더 벤과 탱은 더 각별해지는 사이로 변한다.
뭔가 둘만의 끈이 단단히 조여지고
깊어지는 감정으로 벤은 탱과 소통하는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구식 로봇과 방사능에 노출된 닥스훈트와 함께 닷지 차저를 타고
사막을 가로지른다는 건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인생은 때로 우리를 기묘한 방향으로 데려간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일은 인생과 손뼉을 마주치고 함께 굴러가는 것뿐이다.
"응. 벤은 탱의 친구. 탱은 벤을 사랑해."
나는 목이 메는 것을 느꼈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왜'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로봇, 동기라는 개념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로봇이 여기 있었다.
탱은 용서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자기가 남을 용서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탱은 그가 가질 수 있었던 그 모든 인간적 감정 가운데 사랑을 이해한 것 같았다.
나는 허리를 굽혀서 탱의 작은 어깨를 두팔로 얼싸안았다.
"가자,탱. 우리 함께 석양을 보자."
내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도
몇 달만 지나도 구형 모델이 되어버리고
신제품에 업그레이드 사양에 더 좋은 성능을 가진
최신식의 기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처음엔 누구나 애정하고 아끼며 사용하다가도
신상품을 보면 내가 가진 모델이
구식이 되어버린 것이 참 씁쓸하기도 하면서
얼른 갈아치워버리고픈 마음이 든다.
로봇 또한 이와 다를 바가 있을까.
그럼에도 탱은 벤으로 인해
벤은 탱으로 인해 서로가 특별한 존재로 기억하게 된다.
빠른 속도로 좋은 성능의 기기들이 쏟아지는 요즘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것이 조금은 낯설기도 하지만
단순히 고철 기계쯤으로 생각하는 이상으로
탱의 존재가치는 벤에겐 참 각별하다.
이 책이 영화화된다면
아이와 꼭 한번 보러가고 싶다.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켰던 시간들이
너무도 가슴 찡하게 느껴지는
휴머니즘과 머금게 되는 미소만큼이나
특별한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