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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잠시 멈춤 - 나를 위해 살아가기로 결심한 여자들을 위하여
마리나 벤저민 지음, 이은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중년, 잠시 멈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마리나 벤저민
마리나 벤저민(MARINA BENJAMIN)
저널리즘, 글쓰기, 가족 이야기, 회고록을 비롯하여 다양한 논픽션 분야의 글과 저서를 발표하고 있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지금까지 발표한 다섯 권의 책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삼았다. 1998년 출간한 첫 번째 저서 『세상의 끝에 살다LIVING AT THE END OF THE WORLD』(1998)에서는 죽음에 대한 인류의 강박을 다루었으며, 『로켓의 꿈ROCKET DREAMS』(2003)은 1970년대의 여러 발상을 기반으로 한 우주여행을 독창적으로 그려내 ‘유진 에머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올랐다. 또한 『바빌론 최후의 날들LAST DAYS IN BABYLON』(2006)은 이라크 바그다드 출신의 할머니가 살아온 삶과 그 시대를 소설화한 가족 이야기로 ‘윈게이트 프라이즈’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저자는 또한 《이브닝 스탠다드》와 《뉴 스테이츠먼》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면서 영국 유수의 신문에 다양한 주제의 글을 기고해왔으며, 최근에는 디지털 잡지 《이온》의 선임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쉰’을 바라보면서 나이 듦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담아낸 『중년, 잠시 멈춤』은 젊음, 에너지, 성욕, 외모, 부모님,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는다. 쉰을 앞둔 나이에 잃게 된 것들과 중년의 고민을 그리는 한편, 인생의 전환기에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오롯이 담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역자 : 이은숙
중앙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EBS를 비롯한 여러 TV 채널에서 영화, 다큐멘터리, 미니시리즈, 애니메이션 등을 번역했다. 현재는 출판기획·번역 네트워크 ‘사이에’ 위원으로 활동하며 출판 번역자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호감이 전략을 이긴다』, 『스파르타 이야기』, 『로드맵』, 『공정무역이란 무엇인가』, 『히말라야에서 차 한잔』, 『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했네』, 『핑거북, 나를 말하는 손가락』 등이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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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구나란 걸 점점 느끼고 산다.
뭔가 더 움켜쥐려고 하면 몸도 마음도 더 빨리 지친다.
내 나이에 맞게 이 에너지를 어디에 발산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만으로도 감사할 때가 많다.
나이듦을 받아들이긴 힘들지만
그래야만 한다는 걸 안다.
그렇기에 내 중년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하고
어떤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또한 염려되기도 한다.
거침없는 세월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 책을 보면서 그런 변화의 바람들을 함께 받아들이고 싶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시간을 후진 기어로 바꾸거나
혹은 시간을 앞지를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시간을 이기고자 하는
어떠한 시도도 실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르몬 섭취나 성형수술로 우리 몸을 바꿈으로써 시간의 힘을 물리치고자 하는 시도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노화를 늦추고 막고 감추려 하는 것은 오히려 중년 여성에게 해로울 수 있다.
그런 노력을 멈추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받아들이는 순간에
우리는 나이 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수혜자가 된다.
그러면서 시간을 정복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은 사실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p111
세월이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고 받아들이는 것.
나에게도 중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마음을 더욱 비우고
나를 살펴보는 나이가 되었음을 더욱 민감하게 느끼게 되는 시기이다.
뭔가의 시술로 젊음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주변 여성들의 몸부림들이
지금 그들이 처해있는 나이 듦에 대한 또 다른 해석과
세월을 역핼하고픈 욕망들이 그들을 더 열정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나에겐 이런 열정은 그저 사치처럼 여겨져서
아직까진 관심이 기울여지지 않는다.
예뻐지고 싶고 날씬해지고 싶고 날씬해지고 싶기야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주름지고 배가 나오고
몸매는 더욱 볼품없으며 세월의 흐름에 비례하며 살아가게 된다.
잠깐 동안은 이 세월을 막을 수야 있겠지만
이런 노력이 주는 기쁨이 크다면야 감수해도 좋겠지만
오히려 그런 에너지를 쏟는 것이 난 더 피곤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나이 드는 과정을 내가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그 마음을 먼저 챙기고 싶고
노력을 들여 멈추고자 하는 마음보다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만들고 싶다.
나의 엄마는 나이들면서 나타나는 적자를 능숙하게 메워갔다.
통증과 함께 살아가고, 고통과 즐거움과 생존과 사별을 교묘하게 양립시키면서,
이런 견제와 균형은 현재의 문제에, 균형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나는 무신경해지는 법을 익히고 있다.
나이 듦이 내 삶의 길을 어떻게 바꾸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p248
나이와 함께 몸도 내 맘과 다르다.
통증과 함께 견뎌가는 몸들을 생각하면 참 서글퍼진다.
나이 드는 것이 두렵고 나이 드는 것이 참으로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를 받아들여야 내 정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은 건
받아들이지 못해서 괴로운 것보다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나를 이해하고 나를 돌보게 된다는 것이다.
나이 든 내 어머니를 생각해봐도 인생을 그리 팍팍하게 살지 않으신다.
뭔가 마음이 내려놓는 것들이 많고
행동들도 느긋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뭔가 부딪혀 본들 다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하고
그저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신의 마음과 몸을 지키려 노력한다.
어쩌면 젊은 혈기에 쓸 에너지조차 없어보이는 것 같지만
몸도 그렇게 세월에 순응하며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같이 겸손함을 배워가는 건 아닐까.
지금 잠시 멈춰서 내 나이를 돌아보고
내 나이만큼이나 앞으로 남은 생에
지금의 나는 어디에 서 있고 어떤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는지
재점검해보면서 더 나로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