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방구석 라디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모자
저자 모자는 세상을 마음으로 관찰하는 작가. 필명 모자의 의미는 작가의 말로 대신한다. ‘모자를 좋아합니다. 모자라서 그런 가 봅니다.’ 조금은 서툴렀던 자신의 지난 과거 속에서 ‘이렇게 살아도 될 것 같다’고 느낀 것들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점이 매력이다. 꾸밈없이 담백하게 쓴 그의 글이, 진심으로 당신의 가슴을 울릴 것이다. 이 책에는 평범해서 더 특별한 일상의 기억들, 잊고 지낸 추억들, 알다가도 모를 마음의 조각들, 무심코 흘려보낸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세상을 향한 독특하고도 날카로운 관찰력이 돋보인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평범해서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일상이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브런치 BRUNCH.CO.KR/@MOJA
블로그 BLOG.NAVER.COM/IAM_MOJA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티비없이 보내는 시간이 이젠 생활이 된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라디오 소리와 거실을 가득 메운 책이
우리집의 일상 속 풍경이 되었다.
티비의 소음과 멀게 되면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와 사연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라디오가 참 좋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비춰져서
방구석 라디오라는 제목처럼 너무 편안하게 다가온다.
표지에서 깜깜한 밤에 불이 켜진 저 집이 내 집인 마냥
기분 좋은 평온함이 밀려온다.
일상에서 바쁜 마음을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한잔의 차와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책이 되었다.
그래서 나에겐 아이 둘을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난 후
찾아오는 나만의 쉼을 함께 이 책과 보냈다.
굉장히 특별하지 않아도
소소한 행복이랄까...
내 일상에 큰 변화가 없지만,
그 평범한 하루 하루가 참 감사하게 생각이 든다.
그런 평범한 오늘의 하루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는게 나에겐 참 신선하게 다가온다.
어릴적엔 그렇게 쓰기 싫었던 일기장을
어른이 되서는 기록을 남기는 재미를 들이게 되었지만,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로 큰 아이의 일기장을 검사하면서
세월이 참 빠르게 흘러가고 있구나란 걸 새삼 느낀다.
어젯밤에 부랴부랴 숙제가 있다며 일기장을 꺼내 급하게 써내려가는 딸을 보면서
그때의 나를 떠올려보기도 했다.
그런 그때의 일기장이 참 그립다.
맞춤법도 틀리고, 삐뚤 삐뚤.. 큼직한 글자들..
추억이 담긴 노래 가사들을 흥얼거리면
감상에 젖어 옛 생각이 나곤 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좋은 추억을 모두 기억하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즐겨 듣는 노래에, 영화에, 물건에, 추억을 새겨둔다.
살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노래에 추억을 숨겨 두고,
추억이 깃든 물건이 많아질수록
점점 옛날 사람이 되어간다.
하지만 내가 점점 옛날 사람이 된다는 말을 들어도
낡은 물건을 버리려 애쓰진 않을 것이다.
철 지난 음악 듣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진 않을 것이다.
내게 떠올리고 싶은 추억이 많아지는 것이니까.
- 책 중에서 -
나이가 들면서 더 감성이 아날로그로 변해가는 것 같다.
복잡하고 화려한 것이 싫고
그냥 단순하지만 따분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소박한 삶에 더 애착이 생긴다.
나에게도 그런 기억들이 차곡차곡 모여있으며
이 책을 읽으며 추억했던 글귀들이
내 머릿 속에 다 담아두지 못하기에
이렇게 나마 글을 남길 수 있는 시간에 또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진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나만의 추억을 남긴다는 것..
내 삶의 또다른 일기장에 기록하면서
하나 둘 채워하는 재미를 느끼며
그런 나만의 시간을 이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추억이 돋고 뭔가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기분이다.
지금도 라디오 볼륨을 높이며..
책을 펼쳐드는 이 시간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