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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들의 도시
김주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광고
하지만 너도 언젠가는 두 사람을 떠나서 네 삶을 살아야지. 이다는 잘 해낼 거야. 사람은 자기 임무와 더불어 성장하니까. -p39
무용수가 될 운명이 아니었던 나탈리아 레오노바.
맞춤 수선가였던 엄마에게 옷을 맡기러 온 발레리나 스베타 이모 앞에서 나탈리아 레오노바는 발레리나를 흉내내며 점프를 했고 "......여자 무용수 중에 가장 희귀한 재주를 네가 갖췄어.(중략)" 라는 스베타 이모의 말에,
이웃집 보잘것 없는 남자아이(세료자)의 발레하는 모습에
밝아오는 새해 바가노바(러시아 최고 발레학교)에 지원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발레의 길로 들어서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최고가 되기 어려운 치열한 예술세계
그곳에 들어선 나탈리아 레오노바의
우정, 사랑, 질투, 시기, 성공으로 향하는 노력의 모습이
그려지는 이야기에 쉼 없이 빠져들었다.
아니 어느순간 내 머릿속엔
한 번도 보지 않았던 발레무대가 고스란히 그려지기 했다.
□홀로 남겨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먼저 떠나는 것이다. -p40
□발레는 방대하지만 발레 세계는 무척 좁다. 한때 나란히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경쟁했던 사람들은 우리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평생의 친구 또는 라이벌이 될 사람들이기도 하다.-p76
□내가 무대를 갈망하는 이유는 내 모든걸 벗겨내기 때문이다. 배고픔도 투지도 열망도 모두 녹여버리고 가장 본질적인 것만 남긴다. 그 본질은 아름다움도 사랑도, 뛰어넘는다. -p106
모든걸 뛰어넘는 무대에 서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가 된다.
그러나 가장 빛나던 순간 모든게 무너졌다.
사랑하는 사샤로 인해
파멸로 이끈 드미트리로 인해.
그리고 드미트리가 나탈리아에게
'지젤'로 다시 복귀하자고 불러들인다.
□모두 언젠가는 느려진다. 날면서 죽는 새는 없다. 그때가 왔을 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최악의 굴욕에서 나를 구해줄 동료 무용수들뿐이다. -p259
온통 불안함이 가득한 나탈리아 곁에는
그녀를 구해줄 많은 이들과
그녀의 트라우마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이와
그 많은 혼란 속에서 돌아보는 그녀의 삶이
1막,2막,3막으로 이어지며 고조된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내가 예술을 장악하는 게 아니라 예술이 나를 장악한다. -p485
흔들림 속에서도 예술로 그 속에서 나아가는 나탈리아의 여정
오르막이 있음 내리막이 있듯
제일 춤을 잘 추는 시기는 끝났음을 알게된다.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에서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금 일어설려는 순간
추악하지 않게 행복의 길로 나아가길 바라게 되는데.
519페이지가 지겹지 않게 넘겨지고
페이지가 넘겨질 수록 활자 위로 영상이 그려지는
그와 동시에 밑줄긋고픈 문장이 한가득
오랜만에 푹 빠져 읽은 소설.
☆2024 올해의 책(보그, 하퍼스바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2024 리즈 북클럽 선정 도서
☆2024 아마존 에디터추천도서
많은 극찬이 그냥 나온게 아니었음을
가닿지 못한 발레 공연에 대한 설렘을 품은
삶 앞에 내내 흔들리는, 흔들리수밖에 없는
우리 삶을 돌아보고 달려갈 수 있는
그 순간순간에 대한 힘을 주는 거 같다.
□결국 인생이란 모든 게 실수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 어느 것도 실수가 아니다. -p361
□삶의 모든 아름다움과 비극은 '어떻게 될 수 있었는지'와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의 간극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내가 꼭 말하고 싶은 건, 그 간극이 대부분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p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