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제작비 지원 받았습니다.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은 기억이 꼭 붙들 수 있는 예리한 윤곽을 남기지 않는다. 읊조린 말들로, 작은 몸짓이며 생각도 남지 않으니, 깊은 감사함만이 시간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머무른다. ㅡp341전개를 끌고 갈 '사건'이 없는 소설을 만났다.400여페이지의 두툼함에넘기다보면 그래도 반전이 있겠지?위기의 고비 하나 정도는 있겠지?했는데 없다.그럼?이 소설이 무해했냐고 묻는다면 No!<<구월의 보름>>은그런 평범한 순간들 속에서 늘 평범하지 않는 그 기억들 같은 소설이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모든 것이 담겨있는 9월의 2주간의 여름휴가.아버지는 점점 지쳐갔고어머니는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길어졌으며자녀들은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는 그 계절의 휴가그리고 그렇게 그들의 내면이 잔잔하게 흔들리는1931년 대공황이라는 극적인 혼란의 상황 속에서이상하리만큼 담담하고 평온함을 담았다는그 사실만으로도 특별한데90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읽어도전혀 낡지 않은 이야기.빠르게만 성장해야 하고매일매일이 특별해야만 하는 우리들에게아무 일도 없던 그 여름이 가장 특별히 기억 되는 날이라는 것!조금은 숨가쁘던 일상 속한 편의 휴식같은 소설.지났던 여름, 그리고 다가오는 여름도 소중했음을,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