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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미추홀, 제물포, 인천 1~2 세트- 전2권
복거일 지음 / 무블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
첫 문장.
파도가 높았다. ㅡp11
마지막 문장.
칠십 년 전에 시작된 여정이 드디어 끝난 것이었다.ㅡp447
🖊
언젠가 나의 문학 스승 김현 교수가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 얘기를 꺼냈자. 그리고 일렀다, "복 형, 소설은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소. 작가에겐 버릴 것이 없소." ㅡ작가 후기 中
그래서일까 책은 방대 했다.
역사 소설이 맞는걸까? 몇 번이나 의심하며 넘겼다.
역사 소설이 아니라 그저 역사서 같은!
방대한 양의 역사가 펼쳐졌다.
그 먼 옛날 그러니까 2700 만년 전
우리가 바다에서 온(p13) 그때부터 말이다.
도대체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 궁금했고,
작가님은 역사 전공자이신가 궁금했고,
쓰시느라 온 힘을 쏟았겠다 싶었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하고
동물을 길들이며 신석기 혁명이라 일컬을 수 있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로
그리고 우리 한반도에는 고조선 그리고 졸본성의 추모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에서 소서노 라는 인물에 관심이 간다.
□'늑대바위' 아래쪽에 깊게 파인 부분이 있어서 거기 흙이 좀 모였는데, 그 좁은 터에 민들레 두 송이가 피어 있었다. 좀 작은 송이는 이제 꽃이 활짝 피었지만, 큰 송이는 이미 쇠어 씨를 날리고 있었다.(중략) "풀도 저렇게 씨를 퍼뜨립니다. 씨가 널리 ㅍ니지하고, 깃털들이 달렸습니다. 한데 모여 오글오글 산다면, 제대로 살겠습니까?" ㅡ 1권 p59
그리 말하고 비류와 온조 두 아들을 데리고 내려가
비류는 미추홀의성주가 된다.
많은 시간이 흘러 1882년
□제물포의 개항은 미추홀의 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비운의 고구려 왕자 비류가 정착한 뒤 2,000년 동안, 미추홀은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중략)
이제 문득 제물포가 경기만의 중심이 되었다. ㅡ 1권 p341
개항 당시 조선 수군이 되어 제물포를 지키는이만셕은 죽고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제물포에서 떡집을 꾸려 일가를 이루어 나가는 월례 부부의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즈음 나라는 일본에게 빼앗기고
□그녀는 나오는 한숨을 눌러 조용히 내쉬었다. ㅡ1권 p439
□개항이 한가한 나루 제물포를 국제항 제물포로 만들었던 것처럼, 경인선 개통은 제물포가 수도 서울의 온전한 외항 인천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19세기가 끝나고 20세기가 시작되는 바로 그 시점에 미추홀의 인천 시대가 열린 것이었다. ㅡ2권 p.25
미출홀 에서 제물포로, 제물포에서 인천 시대가 2권에서 열렸다.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그리고 이어지는 한국전쟁
피폐함 속에서 다시 일어나 발전해가는 역사 속에서
만석과 월례의 후손들은 역사의 격변 속에
흩어지고 재회하며 때로 일어나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장난도 담담히 받아들이며
인천에서 삶을 이어나간다.
이 일가의 가족사를 통해
역사 속에서 인간들의 운명 그리고 강인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내게 소설이란 허구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이 소설은 허구 이상의 사실만 오롯하게 담긴 거 같아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고
때로는 이렇게 방대하게 담아야만 하는 것인가 싶었다.
🖊
돌아보면, 그때 어린 마음에 씨앗 하나가 심어졌고, 나도 모르는 새, 나무로 자라났다. 그리고 그 나무의 뿌리는 자연스럽게 제물포로 뻗었다. ㅡ작가후기 中
작가님에게 심어진 제물포의 씨앗이
이 책으로 우뚝 굳건해졌음을 알겠다.
독자로는 조금 힘들었다 고백해본다.
그러함에도 이 책은 인천광역시의 귀한 역사가 되지 않을까?
🎁 @kali_suzie_jin 님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열심히 읽고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