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욕조가 놓인 방 ㅣ 소설, 향
이승우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4월
평점 :
📚욕조가 놓인 방
📖당신은 지금 한 편의 연애소설을 쓰려고 한다. 아니, 그렇다기보다, 당신이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 한 편의 연애소설이 되기를 바란다. ㅡp11
시작에 "당신"이라는 단어가 독자를 향하는 줄 알았는데
2인칭 서술로 이어지는 신선한 소설이었다.
1인칭, 3인칭 서술은 많이 읽었으나
2인칭 서술은 어떻게 해? 왜 2인칭인가요?
그래서 확 다가오지도 확 멀어지지도 않는다.
이런 심오한 면이 작품성을 높이고, 작가님을 그 어마한 賞들로 이끌었나 봅니다.(이승우 작가님은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수사작가님)
2인칭 서술에 놀라고
한.번.더!!
연애소설이라면서 불륜이 연애인가요
싶지만 연애소설이 되기 바란다는 작가님의 요구대로
다시금 읽어봅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자기 합리화가 없이는 여간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서 자신을 설득시키고 난 후에야 행동한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설득의 과정이 아니라 속이기의 과정인 경우가 더 많다. 당신은 스스로 만든 합리화의 술책에 넘어가지 않을 만큼 현명하지만, 그러나 현명함을 뒤로 감추고 기꺽이 그 술책에 넘어가줄 만큼 교활하기도 하다. ㅡp17
주인공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면도칼도 액자의 명분없이는 그녀를 만나러 갈 수 없는 사람. 그러함에도 그것이 사랑인가 연민인가.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원하시나요?
📖당신과 당신의 아내는 언젠가부터 상대가 예상하고 있는 반응만을 보임으로써 서로를 당황시키지 않는다. ㅡp50
아내와는 아슬아슬한 상태이고 한 마디도 주고받지 않고 일,이 주일씩 지내는게 불편하거나 이상하지도 않은 관계 그 즈음 H시로 발령 받아 가게 되고 아내는 예상대로 같이 가길 거절한다. 그리고 H시로 향하던 날 역에서 내리자마자 그녀에게 전화한다. 그런데 그 또한 그는 명문을 만들고 말았다. 명문 없이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당신은 왜 그녀에게 향하고 금새 그녀를 떠나는 것일까?
📖욕조 안에서 물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 당신은 물이 깨어나지 않도록 조심조심 움직여 욕조 안에 몸을 누였다. 욕조는 당신의 몸을 받아 안았다. 몸을 누이자 잠들어 있던 물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중략)당신은 아늑하고 편안했다. 저절로 눈이 감겼다. 몸이 허물처럼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이대로 잠들었다가 다시 눈을 뜨고 일어나면 전혀 다른 삶이 당신을 위해 준비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당신이,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는 의식의 안쪽, 또는 욕망의 밑바닥에서, 거의 언제나, 너무나 간절히 소망해온 것이었다. ㅡpp118.119
욕조가 의미하는 것은 불안전한 명분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당신을 품어주는 아늑한 곳이고 그 안에 존재하는 물은 그녀였던 것일까? 밤마다 흘러넘치는 물소리 항상 물이 떨어지는 그녀가 그는 왜 부담스러워 떠났다가 다시금 들렸을 때는 그 욕조 안에서 아늑함과 가벼움을 느끼는 것일까?
파고들면 들수록 더 어려워지는 소설.
그게 또 매력일 수도 있으니까.
✔길진 않아요. 그런데 술술 익히진 않는데
도대체 뭐지? 왜? 이런 의문들로 일고 싶은 욕심이 나요.
처음 만난 이승우 작가님의 세계를 이해하기에
저는 아직 부족하지만
책러버님들이라면 분명 흥미롭게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작품성 가득한 소설입니다.
왜 작품성 있는 영화들이 이해하기도 힘들고 재미도 없지만 보고나면 음...이런 느낌이랄까요~~
달달한 연애 슬픈 연애 욕해줄 연애
그 어느것도 아닌 사랑이 있는 것인가?
사랑이 있었던 것인가?
사랑이 맞는가?
뭐 그런 문제들에 대한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도서 제공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경주독서기록_2022
#욕조가놓인방
#이승우
#작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