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미국의 목가 1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7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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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보브 부인은 우리 어머니처럼 깔끔한 주부였고, 흠 잡을 데 없는 예의와 아름다운 외모를 갖춘 여자였다.

자녀를 중심으로 한 위대한 가정 사업에서 해방되는 꿈은 꾸어본 적이 없는 그 시대의 많은 여자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 아버지들에게는 모든 일이 떨쳐낼 수 없는 의무이며, 옳은 길과 그른 길만 있지 그 중간은 없다.

이들은 에너지는 무제한이지만 능력은 제한된 남자들이며, 쉽게 친해지고 쉽게 지겨워하는 남자들이며,무조건 중단 없는 전진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남자들이다.

묵직한 앞치마를 두르고 갈고리와 막대기로 무장한 야만적인 노동자들은 거센 폭풍을 뚫고 나아가도록 내몰리는 동물들처럼 열두 시간 2교대로 짐을 잔뜩 실은 수레를 끌거나 밀고, 물에 흠뻑 젖은 가죽을 짜거나 널었다.

아버지는 해병대 소령으로, 한때 퍼듀 대학에서 풋볼팀 감독을 맡은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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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볼타 사건의 진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4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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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몸을 실타래처럼 웅크리고 길섶에 쭈그리고 앉은 채, 엄습하는 추위와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시뻘겋게 충혈된 눈이 지평선 너머 희미한 빛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훌리안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그 뒤를 따라 나왔다. 간수들이 곧 비참하게 끝날 그의 운명을 알고 상처를 치료해 주지 않았는지, 그는 두 눈이 푹 꺼진 채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나중에 바스케스 반장이 사볼타 사건 관련 파일들을 재검토하고 자신을 먼 곳으로 이임시킨 복잡한 연관 관계를 추적하면서 이 이상한 인물을 떠올려 찾아왔을 때는 일 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난 뒤였다.

"이 강물처럼 모두 제 갈 길로 흘러가는 겁니다. 우리의 삶도 조용히 물 흐르는 대로 흘러가지요."

마리아 로사는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만 예전에 목격한 사건의 충격을 잊지 못했다. 부친의 극적인 죽음과 르프랭스에게 닥친 위험이 아직 어리기만 한 그녀의 영혼에 지우기 힘든 상처로 남았던 것이다

마리아 로사는 갑작스러운 수줍음에 온몸이 얼어붙어, 남편이 강압적인 눈길을 보낼 때까지 무리 속에 파묻힌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내가 모든 것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해도 그들만큼은 절대 다른 사람들과 바꾸지 않을 생각이었다

나는 역방향으로 앉아 있었기 때문에 아까부터 줄곧 우리 뒤를 따라오는 자동차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아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나는 클로버와 이름 모를 풀들, 작은 덤불로 뒤덮인 그곳의 경치에 흠뻑 젖어 들었다. 평평하고 널찍한 곳이었으며, 한쪽 가장자리에는 차갑고 맑고 맛 좋은 샘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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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볼타 사건의 진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4
에두아르도 멘도사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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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삶은 범죄로 점철되어 빠져나갈 출구 하나 없는 밑바닥 인생으로, 독거미의 거미줄에 걸린 듯 역경이 미로처럼 얽히고설켜 있었다

그곳은 이 세상에서 가장 비천하고 나쁜 것으로 타락한 음탕한 곳이었다. 어쩌면 나는 그때 이미 훗날의 고통을 예견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가난을 증오했고, 나 자신을 증오했고, 그 계약에 나를 참여시킨 코르타바녜스를 증오했고, 사볼타 회사와 특히 그녀를 증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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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바다여, 바다여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6
아이리스 머독 지음, 최옥영 옮김 / 민음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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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뒤의 평화, 절망적이면서도 고요한 애도의 시기였다.

실제로는 공포와 독소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진정으로 제임스가 가기를 원했다. 그의 모습을 보거나, 그와 함께 있거나, 보이지 않아도 참견하는 그의 존재를 느낄 때마다 매우 고통스러웠다.

내가 하틀리를 구해 내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여전히 의심했는지도 모르지만 결국 나를 영원히 감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절벽’ 위를 산책하거나 민의 다리에 서 있거나 탑에 기어올라갔다. 마치 자기가 걸어 다닌 거리를 측량하는 것 같았다.

지금 눈에 보이듯이 내가 그 집을 똑똑히 기억하고 자세히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것들이 슬픔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즐거움을 줄 수도 있었을 것들이 나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녀의 고통은 너무나 순간적이며, 만일 내가 그녀의 동정을 조금이라도 구하면 그것은 당장에라도 소유욕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타이터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너무나 크게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한 번도 바다에 대한 위험을 경고해 주지 않았다. 왜 그러지 않았을까?허세 때문이었다

강한 바닷물이 밀려오면 계단도 ‘절벽’만큼 위험했다. 나는 타이터스를 위해서 바다를살펴보지 않았다.

내게 보여 준 젊음과 힘과 날렵함에 대해 자부심과 대리 만족을 느끼고 어리석게 행동함으로써 허세를 부렸다.

타이터스를 잃었다는 고통과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었을지도 모르는 타이터스를 잃었다는 슬픔이 너무 커서 이제 벤이 살인자라는 강박관념도 희미해졌다.

새로운 슬픔의 양상이 나에게 나타났다. 내가 하틀리의 자식을 죽였고, 함부로 그녀의 인생에 침입하여그녀의 축복을 빼앗았다.

그리하여 기다리고, 지켜보고, 깊이 숙고하고, 슬퍼하며 리지와 나는 시골 마을을 산책했다.

나의 몰락에 대한 공포의 순간에 그들이 증인으로 있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인간의 마음은 구체적인 불행을 직관하면 그쪽으로 빨리 달려간다.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파괴의 현장에 남은 잔해이자 시체 같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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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과장해서 말할 수도 있어요. 좋았던 시기도 있었고, 또 그럭저럭 괜찮은 시기도 있었죠. 하지만 나쁜 시기가 너무도 결정적이었어요."

이 아이의 자존심을 상처 입히고 짓밟은 것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무서운 것이었으리라 - P37

대부분의 삶은 불행해요. 그렇지 않은 삶을 기대하는 건 오직 젊었을 때뿐이에요. 어머니는 약간 몽상가 기질이 있어요. 또한 공상가지요.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지요

-알라딘 eBook <바다여, 바다여 2> (아이리스 머독 지음, 최옥영 옮김) 중에서 - P40

나는 유리창을 통해 그가 민첩하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을 애정과 부러움이 섞인 감정으로 내다보았다.

-알라딘 eBook <바다여, 바다여 2> (아이리스 머독 지음, 최옥영 옮김) 중에서 - P47

이 대화에서는 모든 것이 잘못 돌아가고 있었으며, 거칠고 무례하게 표현되었다. 나는 너무 불길하게 얘기를 함으로써 그가 자극을 받아 갑작스러운 반응을 하지는 않을까 조심했다.

-알라딘 eBook <바다여, 바다여 2> (아이리스 머독 지음, 최옥영 옮김) 중에서 - P51

그러나 해롭지 않은, 무해한 진실이며, 훌륭한 진실이었다. 서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동안 나는 그가 그 사실을 알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그는 고의적으로 의심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알라딘 eBook <바다여, 바다여 2> (아이리스 머독 지음, 최옥영 옮김) 중에서 - P52

타이터스는 미래를 위하여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 그는 이 사안을 일부러 냉소적으로 대했으며 뒤쪽에 분명히 숨어 있을 감정을 내게 보이지 않았다.

-알라딘 eBook <바다여, 바다여 2> (아이리스 머독 지음, 최옥영 옮김) 중에서 - P55

겨울 폭풍 때문에 큰 나뭇가지가 비틀려 있었고, 그 사이로 햇빛이 생기 없는 들장미 꽃과 시들어 가는 야생 파슬리와 미나리아재비 꽃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물푸레나무 곁에 서 있었다. 반들반들하고 견고한 회색 나무줄기는 하틀리와 연관이 있는 유년기의 아련한 기억을 되살렸다.

-알라딘 eBook <바다여, 바다여 2> (아이리스 머독 지음, 최옥영 옮김) 중에서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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