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다 리셋 6 - BOY, GIRL and―, NT Novel
코노 유타카 지음, 이형진 옮김, 시이나 유우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사쿠라다 리셋(サクラダリセット)은 드디어 최종장에 돌입한다. 다시 살아난 소마 스미레는 관리국 내에서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우라치 마사무네에게 연락하여 그의 목적에 협력하기 시작한다. 과연 소마 스미레의 목적은 무엇인가? 능력은 올바른 힘인가? 아니면 잘못된 힘인가?


 '사쿠라다 리셋'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불행해진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두려워하며 능력을 없애 사쿠라다를 리셋시키려는 우라미 마사무네. 그리고 능력은 올바르게 사용되어 사람들에게 기적과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고 사쿠라다의 능력을 지키려는 아사노 케이가 본격적으로 대립한다.


 잠시 후 하늘을 올려다보며 케이는 물었다.

 "멀리 갈 때 자동차를 타는 건 문제입니까?"

 "아니, 마음껏 타면 돼."

 "아주 좋아하는 사람과 언제든 이야기 할 수 있게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건 규칙 위반입니까?"

 "물론 얼마든지 써도 된다."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재능으로 활약하는 것은, 아름다운 용모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은, 자산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한 생활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까?"

 "전부 옳다.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어."

 그렇다면, 어째서?


 자동차라는 것은 굉장히 편리하며 현대인들에게 필수품이 되었지만, 그 자동차는 두시간당 한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세계로 따지면 희생자는 더욱 많아진다. 딱 봐도 굉장히 비싼 코스트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동차의 사용을 그만두지 않는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편리한 것과, 그것이 있음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의 비율에 관해서. 능력은 올바른 힘인가? 아니면 잘못된 힘인가? 소년과 소녀와 옳은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사쿠라다 리셋을 읽고서 고심해보시길.


 "당신은 돌을 사랑할 수 있어?"


 코노 유타카(河野裕) 작가에게는 이번에도 졌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단순히 2권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만들어낸 줄 알았던, 철학적인 냄새를 풍기는 이 의문이 설마 '사쿠라다 리셋'이라는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질문이었을 줄이야. 이 질문과 전권에서 등장했었던 시나리오의 존재로 인하여 우라치 마사무네가 어째서 그런 계획을 세우고, 목적을 이루어 낼 수 있는지가 모두 설명된다. '돌이 된 사람'이라는 소재는 말하자면 과거와 미래, 수단과 목적, 능력으로 인한 불행과 행복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소재인 것이다. 우라치 마사무네는 '이름 없는 시스템'의 질문에 대해 사랑할 수 없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그와 대립하는 입장의 케이와 미소라는 이전에 뭐라고 대답했던가?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탄탄한 구성으로 살려내다니. 그저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우라치와 관리국이 가진 비장의 카드가 너무 말도 안될 정도로 사기라 몇가지 의문점이 해소되지 못한게 아쉽기도 하다.


 그의 능력은 케이가 아는 한에서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능력은 사용자의 마음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따금 나카노 토모키가 무척 멋지게 보이는 때가 있다. 그것은 정말 분할 정도로.


 전에도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했었던 나카노 토모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능력'은 가면 갈수록 중요한 능력이 되어간다. 그의 능력은 감정이 없던 소녀에게 감정을 찾아주고, 죽다 살아난 소녀에게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게 만들며, 미래시 능력자에 의해 2년 후의 케이를 올바르게 인도해 사쿠라다를 지킨다.


 이번 권에서 케이와 미소라의 관계는 한층 더 진보한다. 미소라는 스미레를 싫어하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는 마치 일반적인 소녀처럼 죄책감을 느끼고, 케이는 토모키의 노래를 들으며 미소라를 생각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옥상으로 향한다. 2년 전에 진즉에 이랬더라면 이렇게 돌아갈 필요까지도 없었을 텐데... 너무나 간단한 고백과 해결법에 혀를 차기도 하고, 그들의 담백하면서도 복잡한 심리와 거리감,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에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다음 권에서 케이가 어떻게 행동할지 기대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마지막 권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너무나 궁금하다.


출처 :http://tlqtown.blogspot.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1 -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abec 그림 / 서울문화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소드 아트 온라인의 시작이 되었던 아인크라드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다루는 외전.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ソードアート・オンライン プログレッシブ) 1권을 손에 쥐었다. 너무나 짧게 마무리되어 아쉬움을 남겨주었던 아인크라드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동안 몰랐었던 소드 아트 온라인의 이야기와 세세한 설정, 그동안 이름만 등장했었던 새로운 등장인물을 다루는 소설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1권은 아인크라드 가장 초장기, 1층과 2층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스나와 키리토의 첫 만남부터 시작하여 2층의 플로어 보스를 잡을 때까지. 본 스토리에서는 몇 페이지로 넘어가버렸던 이야기가 프로그레시브에서는 500페이지에 달하는 대볼륨에 걸쳐서 세세히 묘사되어있다. 프로그레시브 1권은 크게 1층의 이야기가 담긴 '별 없는 밤의 아리아'와 2층의 이야기가 담긴 '덧없는 검의 론도'라는 두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아스나와 키리토의 첫 만남과 1층 플로어 보스의 클리어 장면을 그린 '별 없는 밤의 아리아'는 애니메이션에서도 등장한 에피소드지만, 애니보다 더욱 세세하게 묘사되는 등장인물들의 내면 감정과 애니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1층 플로어 보스 파티의 리더인 디어벨의 책략. 정보통인 '생쥐 아르고'의 등장과 생존이 걸린 게임이기에 더욱 심화되는 베타테스터에 대한 증오와 기리토의 죄책감이 밀도 높게 그려진다.


 본편인 소드 아트 온라인을 처음 읽을 때만 하더라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유치함과 미숙함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정돈된 글 솜씨에 필력에 감탄한 부분도 대단히 많았다. '나이는 조금 위인 것 같았지만'이라는 아스나의 심리 묘사에서 카와하라 레키(川原 礫) 작가가 얼마나 세계관과 등장인물들을 탄탄하게 구성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소드 아트 온라인의 최신권인 '앨리시제이션 시리즈'에서도 느꼈듯이 소드 아트 온라인 시리즈의 진정한 재미는 점점 현실과 링크되어가는 탄탄한 가상현실 세계관과 세세한 설정에 있는데, 이 정도면 이미 경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나로 있기 위해. 첫 마을의 여관에 틀어박혀 천천히 썩어 가느니. 마지막 순간까지 나로 있고 싶어. 설령 괴물에게 져서 죽어도, 이 게임에는..... 이 세계에는 지고 싶지 않아. 절대."


 ㅡ 그래, 그때는 알려줄게. 내가 나 혼자 살아남기 위해 다른 모든 것을 잘라 냈다는 사실을.


 역시 소드 아트 온라인 초반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는 아스나와 키리토의 내면 묘사다. 둘의 관계가 결국 어떻게 될지 알고 있는 독자 입장에서 두 사람의 미묘한 거리감을 즐겁게 볼 수 있다. 아스나가 잠을 설치면서까지 필사적으로 싸운 이유와 지금 보고 있는 멋진 배경이 육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영상과 데이터라고 하더라도 그 마음만큼은 진짜라는, '가상현실 속에 존재하는 현실'이라는 소드 아트 온라인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를 내비치기도 한다. 베타테스터로서의 죄책감과 클라인을 버리고 온 것을 신경 쓰는 키리토의 심리도 재미있다. 새 등장인물인 아르고에게 깃발을 꽂는 점은 과연 키리토라고 할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후에 더 자세히 등장할 예정이다.


 '덧없는 검의 론도'는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소드 아트 온라인의 세세한 시스템 설정들과 맞물려 일어나는 '강화 사가;'에 대한 미스터리를 다룬다. 그동안 몇 번씩이나 등장했던 카와하라 레키 작가 특유의 '가상현실 미스터리'는 한층 더 정교해졌다. 2층 플로어 보스를 잡는 액션과 더불어 강화 사기에 대한 복선(시스템)을 미리 언급하고 나중에 그것을 회수하는 부분에서는 의외로 높은 미스터리의 완성도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재미는 그저 그랬다고 말할까. '별 없는 밤의 아리아'에 비해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한 에피소드였다. 그래도 소드 아트 온라인의 세세한 설정과 아인크라드 해방군의 결성, 에길이 장사를 하게 된 계기 등. 소아온의 떡밥이 무수히 뿌려져있어 기존 소드 아트 온라인의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한권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후기에서 프로그레시브를 '1년에 한 권, 두 플로어씩 쓰면 몇 년이 걸리게 될지 무섭다.'라고 했는데 그만큼 장편 연재 된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감사할 따름이니 열심히 써 주었으면 좋겠다.


 소드 아트 온라인 11권은 7월에 발매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권의 재미는 정확히 말하자면 5점 만점에 3.5점 정도. 3,4권쯤을 읽을 때 큰 실망을 느끼고 접으려고 했었던 시리즈를 친구가 계속해서 구매하여 강제로 읽히는 바람에 지금까지 열권이 넘도록 읽게 되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웃긴 인연ㅋㅋ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쿠라다 리셋 5 - One Hand Eden, NT Novel
코노 유타카 지음, 이형진 옮김, 시이나 유우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케이는 소마 스미레를 사쿠라다 밖으로 내보내 평범한 소녀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하고싶다. 이름없는 마녀처럼 되지 않도록. 그러나 그것이 잘 될지 알 수 없는 그는 확증을 얻기 위하여 9년동안 계속 잠들어있는 소녀의 '꿈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것이 진짜 행복이라고 해도 문제인 건가요?"

 의사는 웃었다. 낮은 목소리로, 냉담하게.

 "그 행복은 가짜라는 것이 관리국의 판단입니다."

 그러나 가짜 행복과 진짜 행복을 누가 구별할 수 있다는 걸까?


 그 꿈의 세계에서 소녀는 자신의 기억과 원래의 이름을 잊고 '미치르'라는 소녀로서 전지전능한 신이자,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얻어 현실과 비슷한 가상의 사쿠라다를 만들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것은 과연 진짜 행복인가 가짜 행복인가?


 "저도 꿈의 세계를 그렇게 긍정하는 건 아닙니다. 언제나 혼자 있는 아이를 발견하면 친구를 사귀는 편이 좋다고 제안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의 인형을 빼앗아 짓밟아버리는 일이 올바르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번 권에서는 숨겨져있던 관리국의 인물들과 더불어 우카와 사사네라는, 강력하지만 자신만의 정의를 피력하고 있는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이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보고서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고 이 세계를 부수려고 한다. 그녀와 케이는 이 세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그녀가 세계를 부수려고 하는 것에 비해 케이는 부수는 것보다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그를 보며 우카와 사사네는 "아사이. 너는 언제나 장혹하네. 사람은 언제나 올바른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억지스러운 방법으로 밖에 전달되지 않는 것도 있어. 그러니까 정의의 편은 싸우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번 권에서도 코노 유타카 작가는 독자와 대화를 시도한다. 여러분은 무엇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눈을 가린 행복은 과연 행복인가? 만약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면 여러분은 눈을 가린 안대를 벗기겠는가? 아니면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 벗게 만들겠는가?


 "내가 가장 평가하는 부분은 그거야. 능력자는 자기 능력을 싫어해야 해. 냉정한 두뇌를 갖고 있다면 그래야 마땅해. 내가 아는 한 능력을 손에 넣고 행복해졌다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 모두가 그 힘을 감당 못 해. 아사이 군도 눈치채고 있을 거야. 오빠를 교통사고로 잃은 소녀도 이름 없는 시스템도 능력이 있었던 탓에 더욱 괴로워했어. 단점 같은 건 아무것도 없는 것일 텐데도 모르는 사이에 불행의 씨앗이 되고, 그래도 또 쓰지 않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나는 능력이 무서워."


 관리국의 인물인 우라치 마사무네는 사쿠라다에 존재하는 '능력'을 부정한다. 그리고 그의 진정한 목적과 내심이 등장한다. 단순히 히로인인 미소라의 능력 때문인줄 알았던 '사쿠라다 리셋(サクラダリセット)'이라는 제목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난다. 이 우라치 마사무네라는 인물 역시 케이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인물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가 말했듯이 케이 역시 이 점을 잘 알고있다. ㅡ 그런데 케이는 능력을 부정하지 않는다. 능력의 문제를 아무리 많이 직접 봐도 능력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믿는다.


 "저는 성장하고 싶어요. 케이에게 제가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인간이라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미소라는 케이에게 2년 전과는 다른, 일반적인 소녀로서의 사랑과 감정에 눈 뜬다. 하지만 그것을 '미치르'라는 소녀를 구하기 위하여. 현실을 깨닫게 만들기 위해서 잃어버려야 했던 것이 너무나 슬프다. 서서히 복잡한 고민과 감정을 깨달아가는 미소라와 케이의 내면과 미래에 현혹되어 살아가는 소마.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옳게 사용하는 그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여전히 재미있었던 한 권이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권의 스토리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케이가 꿈 속에서 만난 '미치르'라는 소녀를 구하려고 하는 이유가 이기적이라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스스로 인정하면서 자신의 이기심을 드러냈고, 부정하지 않았기에 더욱 인간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마음에 걸렸던 것은 '미치르'를 구하는 방법. '파랑새'라는 희곡이 소재가 되어 연극으로 그녀를 구해낸다는 스토리 구성과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래도 '연기'로서 구한다는 부분이 너무 작위적이라 아쉬웠다. 가끔은 냉철한 판단 없이, 그저 감정에 휩쓸려서 타인을 구해낸다는 행복한 이야기도 좋지 않을까?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운 오리의 사랑 1 - AK Novel
아키라 지음, 한신남 옮김, 미코토 아케미 그림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소녀, 아득히 먼 곳으로(ちーちゃんは悠久の向こう)라는 쥬브나일 호러 소설은 취향에는 맞았지만, 미숙한 필력으로 아쉬움을 안겨줬고 이어서 읽은 라이트노벨 안다카의 괴조학(アンダカの怪造學)은 어릴적 본 포켓몬스터를 생각나게 만드는 처참할 정도의 유치함을 보여준 아키라(日日日) 작가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않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아키라 작가의 책을 다시 쥐게 될 줄이야... 그렇다고 설정에 끌려서 쥐게 된 이 책이 그동안의 아키라 작가에 대한 이미지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되지는 못했다. 작풍은 여전히 유치하고 설정은 뒤죽박죽이며 줄거리는 조잡하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랑을 하면 죽는다.'라는 세계관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후에 '현대의 아이들은 사랑을 해도 죽지 않는다.'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매력적으로 보였었던 세계관은 허무하게 붕괴하고, 설정은 뒤죽박죽으로 변해버린다.


 캐릭터나 이야기를 파고들면 더욱 처참해진다. '남자다운 남자가 되고싶어!'라고 외치는 학원의 3대 미소녀로 뽑힐 정도로 귀여운 남자가 주인공. 그런 주인공을 편지로 불러내어 "당신을 싫어하니까 두번 다시 나한테 말 걸지마!"라고 말하는 전형적인 츤데레 히로인.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주인공은 히로인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결점을 명확하게 말하고 남자답게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다가간다는 이야기를 펼친다. 지금 줄거리를 쓰면서도 머리속에서 '?'하는 물음표가 사라지지 않는다. 애초에 '싫어하니까 말 걸지마!'라고 말할거라면 어째서 편지로 불러내었는가, 자신을 싫어하는 여자에게 다가갈 이유가 과하게 비현실적이지 않은가. 등 여러 의문과 논리적이지 못한 전개. 그리고 아키라 작가의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는 특히 유치함이 빛난다. 손발이 오그라들정도로 유치한 전개, 전형적인 캐릭터 조형, 명백히 노린 오타쿠 컬쳐...... 그만하자.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구보 미스미 지음, 서혜영 옮김 / 포레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미쿠마리'라는 단편을 시작으로 배경과 설정, 등장인물만 같고 이야기와 주제는 다른 다섯 연작 단편이 수록된 작품이다. 2011년 일본 서점대상 2위, 2011년 야마모토 슈고로 상 수상, 책의 잡지 베스트텐 1위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데다 평판이 좋아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그리고 굉장히 실망하며 책을 덮었다.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시작인 '미쿠마리'부터 대단히 과격한 소재를 사용한다. 변태에 오타쿠인 주부 안즈와 코스프레 후 관계를 맺는 타쿠미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그려낸다. 성인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구매했던만큼 주인공들의 사랑과 에로티시즘 면에서 굉장히 기대하고 읽은 책인데, 에로티시즘은 커녕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로 눈살만 찌푸리게 만든다. 그저 추잡할 뿐 감정을 전달하는 데에 전혀 효과적이지 못한 소재라 어째서 이 소설에 이런 성적인 장면이 들어갔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심지어 이 소설은 연애소설조차 아니다. '미쿠마리'를 읽을 때만 하더라도 타쿠미와 안즈의 사랑 이야기인줄 알았지만, 첫 단편인 '미쿠마리' 이후 헤어진 주인공 타쿠미와 안즈는 다시 만나는 일이 없다. '미쿠마리'에서 웹에 타쿠미와 안즈의 성관계 영상이 흩뿌려진 후 다음 단편부터는 배경과 설정만 같을 뿐 다른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각각의 단편이 이어진다. 미나토 카나에 작가의 '고백'처럼 한 이야기를 다른 화자의 시점에서 풀어나가는 훌륭한 테크닉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저 웹에 흩뿌려진 영상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 정도만 있을 뿐, 다른 단편에서는 다른 인물들의 다른 이야기와 다른 주제가 펼쳐진다. 주인공인줄 알았던 타쿠미는 이후 다른 단편에서 주변 인물로만 등장하다가 마지막 단편인 '꽃가루와 꿀벌'에서 그의 드라마가 겨우 마무리된다.(그것도 애매하고 미완성인 상태로).


 주인공들의 사랑을 그려내기 위한 것도 아니고, 다른 단편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는 것도 아니라면 어째서 이 소설에 이런 추잡한 성적 장면이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단순히 노골적이고 추잡할 뿐, 전혀 야하지도 않거니와 등장 인물들의 내면 묘사를 통한 감정의 동화를 일으키지는 못한다. '에로티시즘'이라는 것은 단순히 추잡한 장면을 묘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만들었다. 소설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 것이라는 것도.


 문장은 나쁘지 않고 각 단편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확실하지만, 그것이 전혀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다. 성적인 장면은 노골적이고 추잡하게만 느껴진다. 거기에 소설의 줄거리는 '미완성'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애매하다. 도대체 내가 이 책에 무엇을 기대하고 구매했을까? 먼저 이 책을 독파하신 독자 여러분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놀랍다.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