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보의 일생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말과 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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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의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그의 문장과 글로 엮은 책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 이미 소개되어 있다. 작품을 이해하려면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를 모르고서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쿠타가와는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나쓰메 소세키의 극찬을 받으며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촉망받으며 시작한 작가의 길인데 왜 자살을 하며 생을 마감했을까? 책을 통해 그의 생각과 마음을 읽을 수 있다.

1장에서는 아쿠타가와의 수필과 평론에서 뽑은 문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인간과 예술에 대한 생각 등이 잘 나타나 있다. 2장은 죽음을 앞두고 쓴 자전적 일대기 <어느 바보의 일생>과 친구에게 남긴 수기를 실었다. 예술에 대한 불안과 허무가 짙게 묻어난다. 3장에선 아내를 비롯한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아쿠타가와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 4장은 동료 작가들이 아쿠타가와를 추억하며 쓴 글로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작가를 바라볼 수 있다.

아쿠타가와는 여러 이유로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간다. 특히 정신이상으로 세상을 뜬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평생 그를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게 했다고 한다. 삶에 대한 회의, 예술에 대한 불안, 외로움 등은 그를 자살에 이르게 했다. 우발적인 자살이 아니고 자살 방법까지 생각할 정도로 오래 고심한 흔적이 있다. 결국 35살에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어느 바보의 일생, 이 책을 통해 그에게 한 발 다가간 느낌이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가 남긴 글을 통해 그의 세계에 잠시 들어가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알지 못한 수많은 세계가 있다. 하나의 문을 연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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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과 환상 - 의학자가 걷고, 맡고, 기록한 세상의 냄새들
한태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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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역사 공부와 여행을 즐기는 의학자이자 작가다. 이번 책을 통해 후각과 기억과의 상관관계를 추적하고 소환된 다양한 추억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특히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갑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를 세계 곳곳으로 데려다 놓고 특별한 냄새를 상기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후각은 가장 오래 기억되는 감각이라고 한다. 보고 들은 것은 잊어도 향은 오래토록 잊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누구에게나 향으로 기억되는 공간이 있을 것이다. 세상은 냄새로 둘러쌓여 있다. 모두가 좋아하는 냄새가 있으며, 모두가 꺼리는 냄새가 있다. 또는 호불호가 갈리는 냄새도 존재한다.



저자의 의학적 지식에 따르면 냄새는 콧속 후각세포로부터 신경망을 통해 뇌에 전달된다고 한다. 이 과정은 태아 때부터 시작되는데 15주가 지나면 후각 기관이 형성되고 양수 속 여러 물질의 냄새를 맡는다. 후각적 체험은 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가 우연한 자극에 의해 되살아나기도 한다.



p.8
지역의 고유한 환경과 역사는 그곳 냄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카이로의 오래된 향수 가게, 인도 갠지스강 하류 거대한 늪지대의 진흙 냄새, 모로코 가죽 작업장의 악취, 세비야 궁전의 오렌지 꽃 향기, 더블린 도서관의 양파지 냄새, 지중해 작은 어시장의 생선 비린내, 그리하여 냄새는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여행의 즐거움을 완성한다.



이 책에서는 향의 기원을 찾아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향의 진화를 알기 위해 유럽으로, 아시아에서 향과 나의 추억을 찾아간다. 에필로그에는 향수 이야기와 함께 보면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멋진 풍경 사진은 덤이다.



인류 향 문화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책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이집트와 중동 지역에서 시작됐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방부처리를 위해 향을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다양한 향수를 사용했는데 당시 유명했던 향수 '키피'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투탕카멘의 유물 중에 말라붙은 향수가 나왔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3000년이 흐른 후에도 희미한 향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게 더 놀랍다. 분석 결과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스피크나드라는 것을 밝혀냈다. 중동의 무역로를 통해 지중해와 이집트에 전해졌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식물 뿌리에서 추출된 향은 매우 비싸고 귀하게 여겨져 이스라엘 신전 제사에 사용되었고, 마리아가 예수의 발을 씻기기 위해 깬 옥합에 스피크나드 향이 들어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향수 제조업자들이 투탕카멘의 향수라는 이름으로 이 고대 향수를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저자가 카이로 호텔 근처 향수가게에서 나만의 향수를 구입한 일화를 들으니 어느 연예인이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녀는 여행 중에 꼭 향수를 구입한다고 한다. 그래서 호텔 침구에도 뿌리고 옷에도 뿌리고 나중에 그 향기를 맡으면 그곳의 여행이 떠오른다고 하니 아주 특별한 기억법이라 생각했다.



향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은 예로부터 거금을 들여 그것을 구입했을까? 유향 나무의 수액을 굳힌 유향도 귀한 상품이었다. 로마인들은 유향 연기에 매혹되어 과도한 수입이 제국의 재정을 위협하기도 했다고 한다. 오늘날은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유향, 아라비아에선 생활필수품이다. 실내 냄새나 벌레를 쫓는데 사용한다.



커피향 또한 여행지에서 반갑게 느껴지는 향인데, 커피의 역사는 아랍에서 시작되었다. 에티오피아 고원 지대에서 발견된 커피는 예멘으로 전파되어 재배되었고 중세 이후 커피콩을 볶아 우려내는 방식으로 발전되었다. 에멘의 항구도시 모카는 커피를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알코올을 기반으로 한 유럽 최초의 향수는 어디서 개발되었을까? 14세기 헝가리 지역에서 포도주 증류과정에서 얻은 알코올이 각종 향료의 물질을 잘 보전하고 향을 오래 유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허브 로즈마리와 타임에 브랜디를 섞은 향수가 당시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헌정됐고, 헝가리 워터라는 이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스페인 남부 거리에서 오렌지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향은 좋지만 맛은 시고 씁쓸해서 직접 먹기보다는 마멀레이드에 주로 쓰인다고 한다. 엄마랑 걷다가 떨어진 오렌지를 주우며 여기 사람들은 왜 안 줍나 했는데 그냥 먹을 만큼 맛있지가 않아서 그랬던 것이다. 우린 관상용인가 했었는데. 거리를 걸으며 오렌지 향기를 맡는다면 그곳은 달콤한 도시로 기억될 것 같다.



온갖 냄새를 인간은 어떻게 구별하는 것일까? 우리는 1000개 정도의 후각수용체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그중 약 300개 유전자의 기능이 알려져 있다. 인간이 시각과 청각에 주로 의지하게 되면서 많은 후각 유전자들과 그 기능은 퇴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음식을 하고 먹는 과정에서도 후각이 중요하다. 미각에 비해 후각 유전자가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을 보거나 할 때 후각에 문제가 있으면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여행 다니면서 다양한 향신료와 식자재 냄새를 맡게 된다. 낯선 음식은 일단 냄새를 맡게 된다. 그리고 먹을지 말지 판단을 한다. 두리안도 코를 막고 먹으면 그나마 먹을 수 있다고 하니 후각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이 책은 저자가 일상이나 여행에서 맡은 세상의 냄새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나라가 나오고 인문학적 지식이 쏟아져 나온다. 얼핏 보면 여행 에세이 같기도 하다. 냄새가 전하는 풍부한 상상력과 감성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읽으면 참 행복해지는 책이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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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5 : 최초·최고 편 가리지날 시리즈 5
조홍석 지음 / 트로이목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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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가 모르는 비범한 상식을 담은 책으로 벌써 다섯 번째 이야기다. 언어와 예술 편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이번 편도 망설이지 않고 선택했다. 일단 저자의 상식에 놀라게 된다. 이 방대한 정보를 어떻게 다 수집했을까 그 노고에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기도 하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 과연 진짜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수많은 책과 연구자료, 신문 등을 바탕으로 가짜를 밝혀내고 오리지날 상식을 뽑아 냈다. 저자는 전공이나 업무와는 무관하지만 30년간 틈틈이 해온 역사 덕후질로 쌓은 내공의 집합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즐기면서 하는 자는 당해낼 수 없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진실을 찾아 떠나는 여행, 함께 즐기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들 속에 위트가 넘친다는 거다. 우리 아이에게 옛날 이야기를 하듯 조근조근 설명해준다. 또한 생생한 사진들로 설명을 뒷받침하니 더 이해하기가 쉽다. 4부로 나누어 각 분야에서 최초와 최고를 선별해 그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문익점은 과연 붓두껍에 목화씨를 몰래 숨겨 들어온 것일까? 이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 목화씨를 가져오긴 했지만 숨겨서 몰래 가져온 것은 아니다. 그럼 왜 이런 이야기가 떠도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야기가 섞여 오늘날 이렇게 알려진 듯 하다. 문익점의 붓두껍 이야기는 호탄 왕국으로 시집 간 공주, 지팡이 속에 누에고치를 숨긴 페르시아 사제 이야기의 변형이고, 또 하나 목화에서 실을 뽑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는 중국 스님 이야기도 실은 최무선의 화약 개발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비록 밀수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백성을 위해 목화를 보급하고자 노력한 문익점은 우리가 기억해야할 위인은 확실하다.

팬데믹 상황이라 그런지 '감염병의 습격' 부분에 특히 관심이 간다. 20세기 최대의 팬데믹은 1918-1919년 스페인 독감이었다. 막대한 사망자가 속출한 스페인 독감, 지금도 논란이긴 하지만 실은 스페인에서 시작된 건 아니다. 스페인 독감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전쟁에 한 발 비켜 있던 스페인 언론이 연일 대서 특필하면서 스페인의 독감 발병 사례가 유독 눈에 띄었기에 스페인에서 시작된 독감이란 오해를 산 것이라고 한다.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감염병 기록은 펠레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네에서 발생한 전염병이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역병이 아테네에 퍼지면서 인구의 30% 가까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 당시엔 그 질병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기록에 나오는 여러 증세를 보면 아마도 페스트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언어와 예술 분야 최초,최고 편에서는 필기구의 발명 순서를 알 수 있었고, 한글 타자기의 탄생에서는 1914년 이원익 선생이 미제 타자기를 응용해 우리나라 최초의 5벌식 타자기를 개발한 내용이 나온다. 이후 공병우 박사가 개인용 PC가 보급되기 시작하자 3벌식 컴퓨터용 자판을 개발했으니 우리가 지금 이렇게 편히 쓰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 근현대사에서는 항일 투쟁 최초의 영웅, 안중근 의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다. 몇 년 전 하얼빈 역에서 그 역사의 현장을 봤기에 더 가슴에 와닿는 부분이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우리 역사를 알고 있을지 궁금하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한 위인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 시리즈 앞으로도 쭉~ 나오길 바라 본다. 아직도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하나씩 바로 잡고 몰랐던 상식은 쌓아가고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책이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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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려는 관성 -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충분한 것
김지영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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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에서 숨길 수 없는 행복이 뿜어져 나온다. 저자는 바로 지금 여기서,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불만을 꺼내기 시작하면 수없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작 ___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나는 고작 떡볶이로도 행복해질 수 있고, 고작 햇살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은 그 고작을 찾는 연습이다.

p.64
가끔은 용도 없는 시간도 필요하다. 죄책감 없이 낭비할 수 있는 그런 시간 말이다. 멍 때리기를 조금 더 격상시켜 표현하자면 명상, 사색이다. 비워야 채울 틈이 생긴다.

저자의 행복 코드가 특별한 것은 결코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자주 발견하고 내 방식대로 행복을 정의하고 꾸준히 유지하는 법을 안다면 바로 지금 여기 우린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모두 행복해지려는 관성이 있다. 행복은 노력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단단해진다. 고작___로도 행복할 수 있는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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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설재인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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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느날 내 성별이 바뀐다? 엄주영은 막걸리를 마신 후 다른 세계에 와버린다. 평행 세계에 도달하며 이야기는 판타지로 빠지는가 싶었는데, 그쪽 세상도 지금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잡고 싶은 일이 있어서 친구와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데…

📚 P.98
세계를 한 번 건너온 분이라 그런지 욕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내 나이가 쉰이 넘도록 못 이룬 사회정의를 단번에 이루겠다고 꿈꾸는 거, 나한테 상처인 거 알죠?

요즘 세태는 잘 반영하여 마치 다큐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더 불편하게 다가오는 거짓 같은 현실들. 통쾌한 마무리를 기대했으나 훈훈하게 끝난 감이 있어 다소 아쉬움! 비오는 오늘 하루, 막걸리 한 잔 하고 평행 세계로 건너가는 상상을 해본다. 바꾸고 싶은 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 자주 가야할 듯 싶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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