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 그날 이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1
라파엘 요크텡 지음, 하이로 부이트라고 그림,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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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림책을 즐겨 보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특별하고 색다르게 다가온다. 일단 색감이 그렇다.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책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빙하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흑백영화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한 작가의 의도로 보인다. 까마득한 옛날 빛이 따로 없었던 세상이니 화려한 색감을 쓰기 보단 오히려 단색으로 표현한 게 적절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또 한 가지 세밀화라는 점에서 이 책은 색다르고 특별하다. 짐승의 털 한 가닥, 풀 한 포기, 나무나 바위 등 그 질감이나 양감이 느껴져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무엇보다 그림책의 크기 때문에 더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눈 앞에 빙하기가 펼쳐진다. 글자를 최소한으로 줄여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점도 좋다.

이 책은 남미 삽화가 라파엘 요크텡과 하이로 부이트라고가 2018년부터 약 4년에 걸쳐 완성했다. 빙하기를 다룬 책이다 보니 그 시기의 자연환경, 동식물, 생활양식 등 자연사박물관의 자료에 근거해 연구하고 철저한 고증의 과정을 거쳤다. 단순한 그림책을 넘어서 아이들에게 여러 정보까지 전달해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언제 지구가 생겼는지, 인류는 어떻게 진화했는지, 구석기 시대는 어땠는지, 동물벽화는 왜 중요한지, 멸종된 동물엔 어떤 게 있는지, 책 뒤편에 자세히 설명해준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서술되어 있다는 점을 참고하면 좋겠다. 유아보다는 초등학생에게 더 적합해 보인다. 유아들은 부모의 도움 아래 그림으로 빙하기를 체험해 볼 수 있겠다.

이 책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사냥에 실패한 원시 부족이 추위를 피해 동굴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이런 험난한 여정을 지켜본 부족의 여자아이가 훗날 동굴에 벽화를 남긴다. 동굴벽화는 인류 최초의 기록으로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로 유명한 곳을 책에서 4곳 언급하고 있다.

스페인 서점대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궁금했는데 어른이 보기에도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특히 부족여자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감정이입을 해봤다. 어떻게 그 시대를 살아냈는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그 와중에도 벽화를 남기다니, 인류의 강인함과 동시에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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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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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히가시노 게이고는 참 부지런한 작가다. 매해 거르지 않고 작품을 내고 있는 편이다. 게다가 내놓는 작품마다 호평일색이다. 부지런함에 재능까지 겸비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때론 작가의 이름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

2020년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이 출간되었고 이번에 나온 소설은 블랙 쇼맨 2탄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블랙 쇼맨 시리즈가 계속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고 살짝 기대도 하게 된다.

주인공이 블랙 쇼맨이란 것은 같지만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1탄을 읽지 않았다하더라도 읽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1탄은 살인사건을 파헤쳤다면 이번엔 위기에 빠진 여자들을 돕는다.

'트랩핸드'라는 바를 운영하는 마스터 가미오는 전직 마술사다. 거짓말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어 이런저런 사건들을 해결하고 다닌다.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 별개의 사건을 다룬다.

맨션의 여자, 위기의 여자, 환상의 여자.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어떤 사건에 휘말린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단편의 분량은 크게 차이가 난다. '맨션이 여자'가 반 이상을 차지하고 '위기의 여자'는 생각보다 짧은 편이다.

'맨션의 여자'는 남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여자의 사연을 담고 있다. 어떤 사연이길래 나라는 존재를 죽이고 남의 삶을 살기로 한 것일까? 설정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 마음은 십분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환상의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가 갑자기 사고로 죽자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보다 못한 친구가 충격 요법을 주어 그녀를 슬픔에서 건져 올린다. 반짝이는 우정이 무지 부러웠던 단편이다.

p.228
"무엇이 행복이라 여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가미오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손안에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히노 씨에게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피 흘릴 것도 각오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건 정말 멋진 일이죠. 안 그런가요? ”

주요 거점이 ‘트랩핸드’ 바라 그런지 당연히 이런저런 칵테일 이름이 나온다. 은연중 칵테일도 하나둘 알게 되고 소소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소설의 또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200페이지를 살짝 넘기는 분량이라 금세 읽힌다. 사실 분량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아무리 짧아도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 소설도 분명 있으니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몰입도는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최애 '방황하는 칼날'처럼 진중하고 다소 묵직한 주제를 다룬 소설도 좋지만 때론 이렇게 술술 읽히는 미스터리 장르도 반갑다. 술술 읽히는 가운데 생각할 거리는 충분히 던져준다. 그래서 늘 믿고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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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 많은 고등학교 친구 - 슈퍼리치와의 대화에서 찾아낸 부자의 길
송희구 지음 / 서삼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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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저자의 전작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너무 재밌게 읽은 터라 이번 신간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기로 했다. 추천의 글에서 이 책을 한 마디로 한국형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고 표현을 했던데 다 읽고 나니 자연스레 수긍이 된다.

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부자가 인생 목표는 아니더라도 살면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인생을 즐기고 싶은 맘은 간절했다. 한때 경제적 자유, 조기은퇴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늘 먼 이야기 같았다.

부자는 왜 부자가 될 수밖에 없는가? 부자의 마인드란 무엇일까? 예로부터 많은 책들이 부자가 되는 길을 가르치고 있다. 책으로 배우는 것도 분명 클 테지만 부자를 만나 가르침을 받는 것만큼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도 없을 것이다.

예전에 내가 알던 사람이 부자가 되어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솔직히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가장 궁금할 것이다. 영철은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 광수를 만나게 된다. 학벌도 집안도 뭐하나 나을 게 없던 친구인데 부자가 되어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부자 친구가 옆에 있어 좋은 점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눈빛부터 다르다. 그런 사람을 옆에 둔다는 것은 어쩌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행운이라 생각한다. 앞서 경험한 것을 나눠주니 그보다 더 좋은 본보기가 있을까!

p.137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망에 끌려가지만 부자가 되는 과 정을 밟게 되면 욕망을 줄이는 방법을 알게 돼.”

읽기 전에는 막연히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난 지금은 부모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부자 부모는 아니지만 다행히 자녀에게 이런 책을 선물할 안목은 있다.

부자의 마인드는 기본이고 경제, 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부분에서 현실적인 조언을 아낌없이 담았다. 소설인 듯 소설이 아닌 듯, 이것도 작가의 능력이다. 마지막에 플레이 리스트를 덧붙인 글을 보고 따스한 감성까지 느껴져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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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킴의 거침없는 중국사 - 신화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영화처럼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썬킴의 거침없는 역사
썬킴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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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역사를 암기 과목쯤으로 생각했던 내가 처음 흥미를 느낀 건 아마도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 팟캐스트를 듣고나서부터일 것이다. 낭랑한 목소리, 생동감 넘치는 연기, 해박한 역사지식, 최고의 역사 스토리텔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여행과 관련이 깊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여행을 했지만 자꾸 다니다 보니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생기고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도움을 받은 게 썬킴의 팟캐스트였다.

중국은 10번 이상 다녀온 곳이고 여행을 위해 중국어도 조금 배웠다. 한 가이드가 중국을 다 보려면 100번 이상 다녀야한다고 했을 때 설마 했는데 다녀보니 그 말이 맞구나 싶다. 갈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만나는 곳이다.

중국사 흐름을 쉽게 잡고 싶다면 단언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자잘한 것까지 장황하게 서술한 책이 아니다. 260페이지 분량에 우리가 꼭 알고 넘어가야할 것만 콕콕 찝어 맥을 짚어준다, 이렇게 술술 읽히는 역사책은 처음이다.

매 장마다 연표로 시작을 하고 '영화로 보는 중국사'로 끝맺음을 한다. 역사를 알고 나니 이미 본 영화도 새롭게 다가온다. 방대한 역사를 영화처럼 엮어내는 건 진짜 썬킴만이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괴산에 만력제를 모시는 '만동묘'라는 사당이 왜 있는지, 불교가 어떻게 중국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임진왜란이 명나라의 멸망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그동안 몰랐던 또는 궁금했던 역사적 사건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중국 여행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여행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중국 여행이 자유로워진다면 썬킴샘 따라 중국 역사기행 함께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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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박미나(미나뜨)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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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밝은 기운을 품어내는 책이 있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두근두근 가슴이 설레는 그런 책 말이다. 너무나 사랑스런 색감에 페이지를 넘기면서 계속 감탄사를 자아냈다.

모네의 정원은 내가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유난히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다. 봄꽃이 만발하는 이 계절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우선은 이 책으로 마음을 달래본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네가 사랑한 지베르니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식 다리가 있고 연못에 수련이 떠있는 풍경은 모네의 그림을 통해 익히 봐왔다. 모네는 가장 아름다운 명작으로 그의 정원을 꼽았다.

아무리 화가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해도 자연의 빛깔과 생명력을 담아내기는 쉽지 않을 터. 모네도 대자연 앞에선 겸손해지고 만다. 모네는 애정을 담아 지베르니의 정원을 가꾸고 예술혼을 불태웠다.

계절마다 피고 지는 순서와 색깔의 조화까지 생각하며 꽃을 심었다니 정원사라는 별칭이 과언은 아닌 듯하다. 지금은 그때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최대한 반영하여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 다양한 꽃 이름이 언급되는데 목차에 꽃 그림이 나오니 찾아보면서 읽으면 더 생생하게 모네의 정원이 그려질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수채화로 그려진 꽃 모음집이 아니다.

이 책은 지베르니 정원을 충실히 담은 추억의 기록이며 여행의 단상이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묘사되는 꽃의 향연이 생생하게 눈 앞에 그려져 마치 그곳에 함께 서있는 기분이 든다.

그림 같아서 그리기가 오히려 더 쉽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 말에 딱 어울리는 곳이 아닌가 싶다. 매일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데 어찌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겠는가!

P.108
사람들은 그림에 대해 논쟁을 하고 그림을 이해한 듯 보이려고 하지만, 사실 필요한 건 그림에 대한 '사랑'뿐이다.

마지막에 정원 지도와 직접 찍은 정원 사진도 수록되어 있다. 지베르니를 찾을 때 이 책을 벗삼아 함께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지베르니 정원의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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