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권여름 지음 / &(앤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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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수상작품이다. 작가 권여름은 장편소설을 쓸 때 꼭 쓰고 싶었던 소재가 몇 가지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 살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고 생각한 것을 가장 처음 쓰고 싶었는데 그게 바로 다름 아닌 '몸'이었다. 언제나 몸에서 자유롭고 싶었지만 늘 실패했다고 고백한다. 그런 마음으로 써나간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몸에 대한 또 다른 새로운 질문이 되길 희망한다고 <작가의 말>에서 먼저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단식원이다. 한때 여러 이슈로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했던 곳이다. 단식원 입소생 운남이가 사라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운남의 행방을 찾아다니며 진실이 하나둘 밝혀지고, 단식원의 문제들도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화자인 봉희는 살을 빼기 위해 단식원에 들어왔다가 후에 그곳에서 코치 일을 하게 된다. 입소생을 관리하는 일이 주된 임무다. 운남은 봉희가 관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지니 여간 난처한 게 아니다.

다이어트 산업은 큰 시장이다. 현재도 살을 빼기 위한 온갖 노력이 이루어진다. 단식원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몸이 상품이 되는 세상이다. 누구나 연예인 같은 마른 몸을 원한다. 획일화된 미의 기준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다이어트는 평생 숙제와도 같은 것이 된지 오래다.

봉희는 우수한 성적으로 여상을 졸업했지만 은행에 취업하지 못했다. 대신 지역미인대회 출신 친구가 은행에 합격을 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다. 여자는 외모가 실력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봉희는 바로 다이어트에 돌입하기 위해 단식원을 찾은 것이다.

운남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 대학에서 외모 비하 발언을 심심치 않게 들어야 했고, 인격모독적인 별명이 따라 다니게 된다. 몸 때문에 좌절하고 실패를 경험한 여성들이 단식원에 모이게 되고, 다이어트만이 새로운 인생을 열어줄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요요를 경험하며 계속 반복하여 입소를 하게 된다.

단식원은 그들을 끊임없이 부추기고, 그들은 끝도없이 내몰린다. 이 소설은 다이어트 산업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으며, 몸의 권리를 빼앗긴 여성들의 자각을 다루고 있다. 봉희에게 살찐 몸은 마치 낮은 신분과도 같았다라는 문장은 씁쓸한 우리 현실은 드러내는 것 같다. 신분 상승을 위한 목숨을 건 다이어트가 지금도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을 것만 같다. 우리 현실과 너무나도 닮아있어 마냥 허구라고 보기 어려운 소설이다. 우린 모르는 이들에게 무례한 눈빛이나 말들을 던지지 않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떠올려 보게 된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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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서혜정.송정희 지음 / 페이퍼타이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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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소리 내어 읽는 행위)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한 명씩 일어나 책을 읽어야 했는데 내겐 그 경험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모든 엄마는 훌륭한 낭독자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때론 성우가 되기도 하고 때론 연기자가 되기도 한다. 십 년 이상 책을 읽어주다 보니 목소리가 점점 커져 발성도 좋아진다.

이 책에는 낭독의 여정이 기록되어 있다. 저자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낭독으로 위로받았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낭독엔 어떤 힘이 있을까.

성우 서혜정은 어릴 때부터 낭독을 놀이로 생각했다.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책을 읽으며 낭독하는 시간이 즐거웠다고 한다. 또한 그녀에게 낭독은 마음을 씻고 치유하는 방법 중 하나다. 마음이 어지럽고 불편할 때면 책을 꺼내 낭독을 했는데 그러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도 상쾌해졌다고 하니 타고난 성우가 아닐까 싶다.

p.24
우리가 앉아 있는 곳은 한정된 공간이지만, 낭독을 하는 순간 우리는 글이 그리는 가상의 공간으로 옮겨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낭독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낭독이 자유를 느끼게 한다고.

성우 송정희는 연극배우로 시작했다. 목소리가 허스키하고 탁하고 거칠어서 성우로서 자질이 없는 것 같아 한때는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선배의 조언을 듣고 다시 힘을 얻었단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하는지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크고 유창한 목소리로 낭독을 하면 좋겠지만, 소리가 작고 발음이 나빠도 텍스트와 낭독자가 하나가 되어 느낌을 잘 전달해주면 거기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고 말한다. 얼마나 인위적인 꾸밈을 걷어내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성을 드러내는냐가 중요하며, 삶이 묻어나는 소리가 최고라고 말한다.

낭독 훈련으로 누워서 읽기, 걸으면서 읽기 등 자연스런 호흡과 리듬을 살려 있을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경청을 강조한다.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텍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정서를 느끼는 것이다. 여러 번 반복해서 낭독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p.83
내가 이렇게 침묵 훈련을 시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침묵이 강력한 언어이면서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1,2장이 두 성우의 낭독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면 3장은 시,소설,동화, 판소리, 라디오 오프닝과 클로징 등 낭독하기 좋은 글들을 다양하게 담았다. 4장에는 낭독에 대한 여러 질문과 답변을 하면서 낭독 팁도 모아두었다. 마지막 5장은 30일간의 낭독 플랜으로 우리를 이끈다.

성우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추천하며 특히 낭독을 통해 치유의 힘을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성우 서혜정과 송정희가 낭독하는 오디오북을 '오디오클립'을 통해 만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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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리커버 특별판)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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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늦추는 아이아이에 섬의 마녀로 잠깐 등장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키르케의 존재감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고노스'를 낳는다. 텔레고노스는 커서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는 예언을 받기도 한다. 오이디푸스 설화가 여기에도 끼어든다.

이 소설의 절반은 키르케의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담았고 나머지 절반은 오디세우스와 관련된 이야기로 끌고 간다. 신화와 로맨스를 적절히 녹여 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수많은 신들이 나와서 가계도를 그려가며 읽어야했지만.

키르케는 태양신의 딸이자 님프다. 생김새와 목소리 때문에 비웃음을 사고 늘 외롭게 지낸다. 그러나 곧 변신술에 능한 마녀라는 게 밝혀진다. 그러나 그 마법을 잘못 사용한 벌로 아이아이에 섬에 갇히게 된다. 그러던 중 오디세우스를 운명처럼 만나는데......

키르케의 삶 속에서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게 되는 건 우연일까. 신들에게 자비는 없다. 운명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선택한 길이 옳다고 믿고 나아갈 뿐이다. 키르케와 텔레마코스의 내일을 축복할 따름이다.

오디세우스의 귀향 후 이야기를 이렇게 끌고 가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고, 앞으로 무궁무진한 스토리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게 되는 작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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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동시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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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여행의 만남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조합이 있을까 싶다. 책을 읽고 작가의 생가나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을 찾아가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일까!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문학 작품 하나는 있기 마련이다. 작품을 좋아하게 되면 작가에 대해 알고 싶고 또다른 작품을 찾아 읽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어떤 문학 여행을 떠나게 될까, 덩달아 내 맘도 두근거린다.

저자는 문학박사이며 독일 대학 인문학부에서 수학했고 중국 길림성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문학에 조예가 깊은 만큼 이 책에서 다양한 문학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다. 그의 시선으로 문학의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 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선 영국에서 일본까지 9나라에 걸친 세계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실제 장소 등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도 즐겁지만 문학까지 만날 수 있다니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은 너무나도 많다. 주옥같은 작품 중 어떤 작품을 선보일 것인지 너무 기대되었다. 저자는 영국 여행은 옛날 없이 옛날을 여행하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 말에 동의한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나라가 영국이다.

저자는 '브론테 버스'라고 쓰여진 버스를 타고 하워스로 향한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를 낳은 하워스. 저자의 마음 속 고향이라고 표현한 그곳을 우리도 함께 달린다. 저자는 브론테 패밀리의 흔적을 하나씩 밟아나간다. 브론테 패밀리 박물관, 교회, 무덤, 학교, 스탠버리 무어, 브론테 폭포 등. 브론테 박물관처럼 한 가족의 삶이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한다. 그들의 삶은 끝났어도 예술의 향기는 멈추지 않았다. 브론테 패밀리에 대한 정보와 소설의 탄생 배경이 가득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장이다.

2장 이탈리아 편에서 저자는 괴테의 마음을 따라 찬란한 문화가 살아있는 이탈리아로 떠난다. 괴테는 두 차례에 걸쳐 이탈리아를 여행했다. 그의 이탈리아 여행은 일기 형식과 편지 형식으로 기록된 [이탈리아 여행기]로 남았다. 이 책은 예술 기행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게 마련이다.' 라고 말한 것 같이 괴테는 여행 속에서 예술적 방황을 한다.

크로아티아를 대표하는 작가는 '마린 드르쥐치'다. 그는 유럽 전역의 희곡 문학 분야에서 경쟁자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특히 코미디 장르를 잘 썼고 서유럽 전역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렉터 궁전 앞에 그의 좌상이 있다. 보고도 모르고 지나쳤으니 무지가 죄다. 또한 군둘리치 광장에는 크로아티아 대표 시인 '이반 군둘리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 두 작가를 알면 현지들인과 즐거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루마니아의 브란성은 드라큘라로 유명해진 성이다.루마니아 정부가 브란성을 영화의 성과 비슷하다고 하여 드라큘라 성으로 지목했다. 관광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법이다. 성 안에는 드라큘라의 작가 브람 스토커의 방이 있다고 한다. 브란성과 드라큘라 전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치해 놓은 방이다.

러시아하면 누가 뭐래도 푸시킨이다. 여행하면서 거리 곳곳에서 푸시킨 동상을 만날 수 있다. 자국민에게 사랑받는 시인이라는 것이 증명되는 듯하다. 물론 너무나 많은 예술가들이 있는 나라다. 그러나 러시아 국민시인 푸시킨을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도 좋지만 그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영화처럼 결투로 세상을 마감한 푸시킨, 그의 생을 예견한 소설인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타히티는 고갱으로 유명한 섬나라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도 함께 떠올릴 수 있다. 1904년 파리에 갔던 서머싯 몸은 고갱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을 가진다. 그리고 타히티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고갱의 그림을 사서 돌아온 후 1921년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발표한다. 타히티가 예술가의 영감을 주는 그렇게 아름다운 섬인가 넘 궁금하다.

저자는 모로코에서 엘리아스 카네티의 [모로코의 낙타와 성자]를 떠올린다. 엘리아스 카네티는 불가리아 태생으로 198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모로코의 낙타와 성자]는 천년 고도 마라케시를 그리워하며 쓴 여행기라고 한다. 마티스도 탕헤르에 와서 호텔에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마티스의 그림이 있는 그 호텔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확실히 모로코는 색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중국에서는 현대 중국 대표 시인 곽말약의 흔적을 찾아본다. 베이징을 세 번이나 갔는데 곽말약을 잘 몰라서 가까이 두고도 가질 않았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여기서도 통한다. 곽말약 기념관은 인생 말년 15년을 살았던 곳이다. 그는 시인이자 극작가, 소설가, 번역가, 고전 연구가, 사회운동가, 유명한 서예가라고 한다.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던 곽말약. 그의 시를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일본 편에서는 [설국]을 이야기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흔적을 찾고 설국의 장면을 되짚어 본다.

간단히 쓰고 싶었던 서평이 이렇게 길어진 이유는 너무나 좋은 작품들을 언급하고 있고 그리운 여행지가 많이 나온 탓으로 돌린다. 문학을 따라 여행하는 이 책은 여행과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빠져서 읽을 만하다.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것도 좋았지만 꼭 봐야할 여행지 소개도 빼놓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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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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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강렬하다. 작가는 혐한으로 물든 일본 사회에 반격을 가하려는 여섯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혐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들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혐오’를 악용하기도 한다.

P.43
일본의 평온과 질서에 끈질기게 시비를 거는 무리에게는 이렇게 말합시다. ‘고 홈’이라고. 돌아가십시오. 각자의 조국으로. 다른 나라에 혼란을 초래하지 마십시오, 라고 말입니다. 일본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혐오’가 정치가 되는 사회 나아가 이름모를 증오가 퍼져나가는 세상을 향해 많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가까운 미래 일본을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인데 지금 일본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더 암울하게 느껴진다. 날로 심해지는 혐오와 차별의 세상, 반격 말고 진정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재일동포와 순수 일본인을 구별하는 방법에서는 소설 속 표현대로 그런 테스트가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잔혹한 행위인지 다시 한 번 경악하게 한다. 소설 속 이야기지만 100% 허구가 아님을 알기에 아찔하다.

p.65
“어딜 가든 차별과 박해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에요. 원래 노예였던 자들이 노예제를 만들고, 내전을 일으키고, 예전에 선거권을 빼앗겼던 사람들이 다른 소수파에게서 선거권을 빼앗죠. 지금 있는 곳에서 차별과 박해에 맞서는 편이 훨씬 효울적이고 진지해요.”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이화다. 그는 청년회 멤버와 한국으로 건너가 마을을 세울 계획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소망은 작가가 되는 것이다. 글을 써서 기록을 남길 것이고 그것이 또다른 역사가 될 것이라고 꿈꾸고 있다.

P.90
이 세계를 움직이는 거야. 우리들이 사는 이 거대한 구체를 어떻게든 움직이는 시작점이 되는 거야. 저마다의 목소리를 시로 만들거나 그림으로 만들거나 조각으로 만들거나 소설로 만듦으로써,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바꾸어봄으로써, 이 거대한 행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움직여볼 수가 있어.

그들의 한국행은 도피가 아닌 개척, 굴복이 아닌 시작, 슬픔이 아닌 투쟁심, 의지를 관철한 결과로, 위대한 과정일 거라 생각했다. 배를 타고 부산으로 넘어오면서 일행 중 한 명이 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배에서 뛰어내린 듯 보였다. 오는 과정부터 조사를 받고 취조를 당하고 쉽지는 않았지만 시골에 도착하자 주민들의 환대가 이어진다. 이런 과정들을 이화라는 여성은 블로그를 통해 기록하고 있다.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나온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를 당한 마야. 오빠는 동생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가치를 빛내고 싶어한다. 헤이트 크라임으로 인한 재일 한국인 희생자! 허무한 죽음이 되길 원하지 않았다.

소설 속 이야기는 여러 인물이 교차되며 촘촘히 이어진다. 한일해빙무드를 타고 여론은 바뀐다. 누구의 노력도 아닌 그저 시대의 흐름일 뿐이다. 혐오와 차별은 순식간에 다른 대상으로 옮겨간다. 혐오의 시대에 걸맞는 소설이 나온 듯 하다. 혐오의 시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오래토록 기억될 작품이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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