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없는 세상 - ; 플랜 B를 살다
밥장 지음 / 도트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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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이며, 나이 오십에 통영에 <내성적싸롱호심>이라는 문화살롱을 열었다.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가 예쁜 일러스트를 직접 그려넣고 자신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아 책으로 냈다.

통영에 내려와 문화살롱을 오픈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퇴사한 이야기, 결혼과 이혼 이야기,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실려간 이야기 등 지난 삶을 거짓 없이 풀어내고 있다.

인생을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는 있다. 여러 시련도 있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플랜 B를 가동 중이다. 앞으로 그는 원하는 선을 긋고 칠하고 싶은 색을 직접 고를 것이다.

틀려도 괜찮으니, 망쳐 되니까 끝까지 그려보라고 조언한다. 아무리 꼼꼼하게 밑그림을 그려도 삑사리는 나기 마련이라고. 그러니 틀리지 않으려고 끙끙거리기 보다는 용감하게 선 하나 긋고 어울리는 색을 칠해보라고. 비단 이 이야기가 그림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은 길고 은퇴는 없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인생 선배들의 모습에서 힘도 얻고 위로도 받는다. 나의 플랜 B는 무엇이 될까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p.94
좋아하면 오래 버틸 수 있고, 오래 버티면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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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스타의 인생 사진관 - 사진 찍는 개그맨의 찐 제주살이
윤석주 지음 / 도트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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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KBS 공채 15기 개그맨 윤석주, 그가 사진 찍는 개그맨으로 돌아왔다. 제주에서 행복을 누리며 사는 모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읽을수록 행복해지는 마법 같은 책! 또한 제주살이를 부추기는 책!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 아~ 이 책에서 좋은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마구 들기 시작했고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게 맞다는 걸 확인했다. 결혼을 한 것도 사랑스런 딸이 옆에 있다는 것도 항상 바라던 제주의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도 모두 기적이라고 말하는 그, 책을 통해 이렇게 우리랑 만나는 것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기적이 우리에게도 일어나길...

p.13
아빠들이 딸바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하루종일 보고 있어도
언제 보아도
내 눈에는 내 딸만 보인다.

그는 소위 말하는 딸바보다. 첫 장부터 그걸 알게 된다. 아이의 교육 문제를 걱정하는 주변의 시선을 과감히 무시하고 오로지 행복한 유년을 주고 싶다는 그 이유 하나로 제주에 왔다. 딸의 표정을 보니 아빠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 같다.

p.102
오늘도 제주도는 갬성갬성,
이곳에서 힘차게 날아오르는 아이,
제주에 사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제주에 살면서 만나는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돌담, 해녀, 바다, 노을, 하늘 등 사진에서 진한 제주의 향기가 느껴진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삶이란 얼마나 부러운 것인가! 적어도 살고 싶은 곳에서 살아가는 그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p.29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쉽고 빠르게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에서 진심이 묻어나고 사진에서 온기가 묻어난다. 개그맨이라 유머는 기본 장착! 그는 현재 사진을 찍으며 아내가 하는 가게에서 알바를 한다. 그러면서 사인은 언제든지 환영이란다. 이 책을 들고 조심스레 문을 열어볼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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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는 기자들 - 미국 저널리즘 스쿨에서 본 언론계의 인재 육성 비결
이샘물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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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려대 미디어학부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미국 UC버클리 저널리즘 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언론계의 인재 육성 비결을 이 책에 담았다.

국내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기 위한 책들은 많은데, 입사시험 대비와 기자 생활 소개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입사 후 어떻게 해야 기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지는 사실 알기 힘들다. 기자로서 종합적인 역량을 키우고 커리어를 강화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훌륭한 기사와 취재는 훌륭한 교육에서 나온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세계 유명 기관의 인재 육성법이 회자되고 있지만 그 노하우는 알 수 없는 영역이었다. 저자는 이 책이 우수한 인프라와 문화를 벤치마킹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미국에는 우리와 같은 언론사별 기자 교육이 없으며, 체계적인 기자 교육은 저널리즘 스쿨에서 이뤄진다. 학부를 졸업하고 소정의 업무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배움과 실전을 병행하며 실무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저널리즘 스쿨을 나와야만 기자가 되는 것은 아니나 기자에게 필요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세밀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수많은 기자들이 향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언론계는 다르다고 한다. 미국 언론계의 인재 육성 생태계는 차원이 다르다. 그곳에는 경계가 없다. 경계를 넘는 기자들의 세계를 본문에 소개해 두고 있다. 7장으로 나눠 저널리즘 스쿨의 생태계와 기자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친절하게 알려 준다. 기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현직 기자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듯 하다.

p.16
저널리즘 스쿨은 회사는 아니지만 '일터'다. 학생들은 학교라는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처럼 일한다. 기자가 출근할 때마다 취재보도 계획을 보고하듯이, 취재 수업 수강생은 수업에 올 때마다 보도 소재를 제안하고 마감 시한을 받아 가야 한다. 그것을 수업 과제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과제'는 이따금씩 주어지는 프로젝트지만, '보도'는 업무처럼 상시적인 개념이다.

학교라는 경계에 머물러서는 제대로 된 취재를 할 수 없고 업무 역량을 기를 수도 없다. 그래서 기자를 훈련시키는 기관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편집국을 지향한다. 취재 수업에서 제안하는 기사는 상당수가 언론 매체에서 발간된다고 한다.

기자가 갖춰야 할 역량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전문성은 기본이고 다방면에서 완벽함이 요구된다. 취재나 제작 기술은 기자에게 요구되는 역량 중 일부에 불과하다. 뉴스 가치와 보도 기준에 대한 판단 역시 기자가 판단해야 할 몫이다. 지속적인 피드백과 비평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줄 알아야 한다. 일류가 되려면 안목이 인류여야 하고, 습관이 일류여야 하고, 업무 방식이 일류여야 하고, 결과물이 일류여야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기본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자는 하는 일에 비해 충분한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다. 저널리즘 스쿨을 졸업하고 회사로 복귀했을 때, 왜 돌아왔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격무와 박봉으로 점철된 언론사보다 더 좋은 기회를 찾는 게 좋지 않느냐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어디서 일하느냐 보다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자도 어찌보면 사명감으로 하는 직업일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정도 스팩이면 더 편하고 좋은 자리를 찾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얄팍한 생각도 들지만 그들에겐 저마다의 꿈이 있고 지금도 부단히 노력하며 살고 있다. 일하는 만큼 대우받고 인정받는 세상이 오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은 기자가 어떤 일을 구체적으로 하는지, 어떤 역량을 지녀야 하는지 보여줘서 흥미롭다. 기자에 대해 평소 궁금한 점이 많았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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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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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일본 열도를 뒤흔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피고인 가지이 마나코는 세 명의 남성 연쇄살인 혐의로 수감 중이다. 결혼 사기 피해액만 1억 엔, 현재 물증은 없으며 살인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이 소설은 미스터리물임에도 불구하고 음식 이야기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버터밥에서 시작하여 칠면조 요리로 끝이 난다. 어떤 요리는 레시피까지 자세히 열거하고 있어 요리책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작가는 요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역시 소문대로다.

다시 작품 속으로 들어가서, 가지이 마나코는 정말 살인을 저질렀을까? 소설 속엔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죽은 남자들이 그녀와 관계가 있긴 하지만 직접 살인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일단 남성혐오증이 없다. 그녀가 극히 싫어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그건 페미니스트와 마가린이다.

가지이 마나코는 여성에 대해 특히 페미니스트를 극도로 혐오한다. 성장 배경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일을 위해 집안에 좀 소홀했다. 요리에도 관심이 없을 뿐더러 남편과 자녀들에게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 속에서 그녀는 아버지와 유대관계를 돈독히 한다.

P.30-31
여자는 날씬해야 한다고, 철이 들 때부터 누구나 사회에 세뇌된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뚱뚱한 채 살아가겠다는 선택은 여자에게 상당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이는 무언가를 포기하고, 동시에 무언가를 갖추기를 요구한다.

본문에 '매사에 흐리터분한 리카'라고 표현되어 있는 기자 리카는 가지이 마나코를 취재하기 위해 그녀를 찾아간다. 그녀의 관심사인 요리에 관심을 보여 호감을 산다. 가지이 마나코의 첫인상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그리 못생기지도 뚱뚱하지도 않았다. 생기는 있어 보였지만 35살 나이 치고는 들어 보였다. 진부한 느낌이 압도하지만, 우아하고 차분해 보인다. 많은 기자 중 자신만 선택해주었기에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인지 무의식 중에 호감까지 갖게 된다.

기자 리카는 가지이 마나코를 만나면서 그녀에게 휘둘리게 된다. 자아에 혼란이 오고 남자 친구에게 결별을 고한다. 그리고 상처 입은 과거에 사로 잡히게 된다. 이 소설은 가지이 마나코가 주인공인 듯 보이나 사실은 리카가 중심 인물이 된다.

리카의 성장 스토리가 주된 줄거리가 아닐까 싶다. 가지이 마나코는 그걸 찾아가게 도와주는 인물일 뿐이다.

P.106
각자 자신의 적당량을 즐기고, 인생을 전체적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 텐데.

이 소설은 여성의 외모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 시각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가진다. 실제로 일본 연쇄 살인범의 외모에 대해 말이 많았다고 한다. 남성에게 사랑받는 요인이 오로지 외모 하나뿐일까. 물론 외모가 중요시되는 세상이긴 하다. 그러나 모든 남자가 아이돌 같은 몸매를 원하는 건 아닐 것이다.

P.115
여자다움이나 봉사 정신을 아끼면 이성과의 관계는 빈곤해진다는 걸 다체 왜 모르는 거지. 내 사건이 이렇게나 주목받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 여성이 늘어난 탓이라고! 모두 자기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자유분방하고 아무 데도 구애받지 않는 내 언동이 거슬려 죽겠다는 거지!

가지이 마나코는 요리로 남자들에게 다가갔다. 정성스런 대접으로 감동받은 남자들은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고 결혼을 약속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을 약속한 남자들이 모두 죽었다는 데에 의문을 품게 된다.

다시 돌아와서, 이 소설은 가지이 마나코가 살인을 했느냐 안 했느냐 밝히는 게 중요한 것 같진 않다. 작품 속 여성들의 가치관이 어떻게 다른가 비교해 보고 그 원인을 알아보고 후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가는지 보는 게 이 소설의 목적이 아닐까 싶다. 그 누구의 가치관이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할 건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외모지상주의에 살면서 상처 받는 여성들을 위로하려는 맘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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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사람과 뻔뻔하게 대화하는 법 - 설득할 필요도 없고 설득할 수도 없다
진 마티넷 지음, 김은영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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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모든 관계에서 그렇다. 불편한 사람뿐만 아니라 난 가장 가까운 가족관계에서 더 필요하다는 생각한다. 자주 봐야만 하는 관계 중에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진짜 큰 괴로움일 것이다. 일은 힘들어도 참을 수 있는데 사람으로 인한 고통은 참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상상 그 이상일 때가 많다.

저자는 대화의 가장 어려운 장애물을 뛰어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전략과 기술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수백 명의 사람들과 인터뷰하고 사회학,심리학, 심지어 유머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과 이 문제에 대한 논의한 후 그 결과를 이 책에 실었다.

소위 우리가 '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니 그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책에서는 마음을 여는 법을 비롯해 최고의 화제를 선정하는 법, 패배하지 않고 양보하는 법, 화제를 현명하게 바꾸는 법, 우아하게 자리를 뜨는 법 등 여러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솔직한 게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솔직함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를 불편하게 한다면 과연 솔직하기만 한 게 최선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저자는 불편한 상대와 어울리는 법을 배우려면 기억해야 할 기본 원칙이 있다고 말한다. 어떤 상황이든 주요 목적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지 결코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화는 우리 삶의 기쁨 중 하나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우리는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사교성이 뛰어난 사람들의 비결은 뭘까? 책을 통해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p.214
다른 사람이 행동하기를 바라는 대로 내가 먼저 행동하는 것은 정말 효과적이다. 진부하지만 사실이다. 한번 해 보자. 만약 우리가 용기를 내어 더 친절하게 더 정중하게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 용기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를 따라하게 만들 것이다. 당장은 아니고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사회생활에서 가장 힘든 게 인간 관계인 것 같다. 나랑 꼭 맞는 사람은 없다. 적당히 타협하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책에서도 거듭 강조하는 게 바로 그런 것이다.

p.248
마음이 따뜻한 나의 동료들이여, 같이 앞으로 나아가자. '적'과 어울리는 일에 두려움 따윈 없으며, 오직 희망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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