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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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철 행복
✍️김신지
🏚인플루엔셜

제철 행복을 누리고 산다는 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주말마다 고속도로가 꽉 막힌다는 뉴스에 굳이 저런 수고를 들이면서 가야 할까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제철 숙제에 열심이었던 것이다. 계절은 돌고 돌지만 올해 봄은 한 번 뿐이니.

제철 행복이란 지금 이 계절이 보여주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산다는 의미다. 작가는 사계절 4번이 아니라 24절기 24번의 다정한 안부를 묻는다. 매번 절기를 챙기며 살지는 않지만 날씨의 변화가 절묘하게 맞다는 생각은 종종 했었다. 특히 불어오는 바람의 온기로 그걸 느끼곤 한다.

제철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기꺼이 약속을 잡아야 한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 꽃이 피어서 만나고 단풍이 들어서 만나고 동지 팥죽 한 그릇 나누기 위해서 만나는 것이다.

매일 행복을 찾기 힘들다면 적어도 24절기 행복은 챙기며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절기에 얽힌 여러 풍습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제철 무렵에 하면 좋을 숙제 리스트도 만들어 놓았다. 거기에 나만의 제철 숙제를 보탠다면 더 좋겠다.

'자연'스럽게 산다는 의미를 확실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계절의 변화에 시선을 내어주고 발맞추며, 절기마다 만끽할 수 있는 자연의 선물에 감사하며 사는 일이 참 소중하고 귀하게 다가온다. 나이가 든다는 것 또한 이런 기쁨을 알아간다는 의미에서 나쁘지 만은 않다.

한 번만 읽고 덮어두기 넘 아까운 책이다. 1년에 24번 적어도 절기마다 펼치게 될 책이 아닐까 싶다. 곧 다가올 소만(5월 20일)에는 지인들에게 싱거운 안부를 전해보고 싶다. 작은 안부가 자라 마음을 가득 채우는 소만, 안부를 묻기 좋은 계절이라니까.

🔖p.52
절기가 관찰과 기록의 결과물이라는 걸 새삼스레 깨닫는다. 벽에 걸어둘 시계도 달력도 없던 시절, 옛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자연의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계절의 흐름을 가늠했다는 게 잊혀가는 아름다운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p.69
한 해를 잘 보낸다는 건, 계절을 더 잘게 나누어둔 절기가 '지금' 보여주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산다는 것. 네 번이 아니라 스물네 번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내는 일이겠지. 이래서 지금이 좋아, 할 때의 지금이 계속 갱신되는 일. 제철 풍경을 누리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서 걷고 틈틈이 행복해지는 일.

🔖p.85
제철 행복이란 결국'이 맛에 살지'의 순간을 늘려가는 일.

🔖p.331
나무와 새들의 겨우살이를, 계절이 하는 일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산다는 게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아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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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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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으레 음식에 관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이 산문집은 음식에 얽힌 추억과 그 추억에 얽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억해야 할 사람들 얘기를 쓰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는 그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기억해야 할 또한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건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만큼 소중한 순간이 많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이미 떠나고 없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기억 속에 그리고 책 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음식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편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그 시간 만큼은 즐겁다. 요리사였던 만큼 음식에 대한 의미는 남다를 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음식 그 자체보다 그 속에 녹아든 시간, 노력, 열정과 더불어 사람들로 기억되는 게 아닌가 싶다.

요즘이야 외국에서도 한국 음식이나 재료 구하는 게 쉽지만 저자가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울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음식이 안 맞아 고생을 하던 중 후배가 보내준 고추장과 마른 멸치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이었다.

🔖p.32
운송료가 고추장과 멸치 값의 열 배는 들었을, 지구를 반 바퀴 돌다시피 해서 녀석의 마음이 왔다. 밥을 지어서 고추장 두 숟갈쯤에 멸치 몇 개를 부수어 넣고 엑스트라버진 최상급 올리브유로 비볐다. 먹는데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이 훗날 귀국해서 슬픔의 눈물로 변할 줄이야. 저자는 지금도 고추장과 멸치를 보면 그 후배를 떠올릴 것이다. 아마도 가장 힘든 때 먹었던 음식이기에 절대로 그 맛은 잊을 수 없으리라. 저자의 표현대로 그건 단순한 고추장과 멸치가 아닌 마음이니까.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어린 시절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다. 참 어려웠지만 돌이켜 보면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린 그 시절 옛 이야기. 잊고 있었던 기억이 되살아나 반가웠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MZ세대는 절대 모르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

그리워 입에 올리지 못하고 서러워 끝내 삼키지 못한 쌉싸름한 삶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나도 언젠가 밥 먹다가, 울컥하는 일이 있겠지. 엄마 손맛이 그리워 차마 삼키지 못하는 순간도 오겠지. 책을 덮으며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밥 한 끼 먹자고 당장 전화해야겠다.


#밥먹다가울컥 #박찬일 #웅진지식하우스 #웅답하라 #웅답하라7기 #웅답하라서포터즈 #에세이 #산문집 #책리뷰 #책소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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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콘텐츠 지도사 자격 가이드 - 한 권으로 끝내는 유튜브 마스터 심화 과정
김정미(조안쌤) 지음 / 다온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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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유튜브 콘텐츠 지도사가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유튜브는 구글 계정만 만들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러니 굳이 지도사까지 필요할까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건 젊은 사람들 이야기다. 연세가 있는 분들의 경우 유튜브를 혼자서 직접 만든다는 게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 미디어 활용은 능력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유튜브를 모르거나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소비만 할 텐가?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유튜브는 계속 성장 중이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조안쌤은 말한다.

이 책은 유튜브 콘텐츠 지도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유튜브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및 기본 이론이 나오니 유튜브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 보기에도 적합한 책이다. 완전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니 유튜브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 하다.

크게 3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부록으로 기출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유심히 본 단원은 저작권에 대한 내용이다. 최근 쇼츠를 만들고 있는데 참고할 내용이 들어 있다. 저작권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얻고 Q&A를 통해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내용도 언급하고 있다. 자신을 브랜드화하기 위한 기본 팁과 명심해야 하는 것, 브랜드 포지셔닝 방법을 소개한다.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듯하다.

유튜브를 취미 삼아 시작했는데 수익까지 발생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유튜브 수익구조와 성공한 유뷰버들의 성공전략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유튜브 콘텐츠 지도사 자격 가이드북이지만 유튜브 이해를 돕기 위해 두루두루 읽어두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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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쌍둥이
홍숙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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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일랜드 쌍둥이
✍️홍숙영
🏚클레이하우스

아일랜드 쌍둥이란 같은 해에 태어나 생일이 일 년이 채 되지 않는 형제자매를 말한다. 어원은 피임을 거부하고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는 아일랜드 카톨릭교도를 비하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한다.

재현과 종현은 일명 아일랜드 쌍둥이다. 재현은 1월, 종현은 12월에 태어난 형제다. 어머니는 형제를 쌍둥이처럼 키웠다. 재현이 아프면서 관심은 오로지 형에게만 향했다. "형은 아프잖아"라는 말로 모든 걸 양보해야만 했던 종현, 한창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에 너무나 빨리 어른이 되어버렸다.

종현을 비롯해 아픔을 묻고 살아가는 청춘이 2명 더 나온다. 군대에서 동생을 잃은 수희, 열두 개의 손가락을 갖고 태어난 에바. 미술치료사 수희의 제안으로 이들은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게 되는데...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린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혼자서 고스란히 안고 가기 보단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도움을 청할 용기 또한 필요하다.

마음의 상처일 경우 더욱 그렇다. 보이지 않기에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 수 없다. 세 사람은 미술치료 워크숍을 통해 깊숙이 묻어놨던 아픔을 꺼내기 시작한다. 밖으로 꺼냈다는 것부터가 치료의 첫 단계가 아닌가 싶다.

워크숍이 진행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힐링의 시간이 된 것 같다. 슬픔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시간을 내어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남아 있는 자기 삶을 보살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소설이다.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도 좋지만 이야기가 주는 힘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p.33
오래된 슬픔은 뿌리가 깊고, 떼어낼 수 없고, 밝은 낯빛을 보일 수 없다. 끝을 모르는 땅굴 속에서 쉼 없이 흙을 파내지만, 빛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운명 지어진, 원형의 슬픔이다.

🔖p.62
상처만이 상처와 스밀 수 있다.

🔖p.126
형은 죽어가는데 혼자 간식이나 우걱우걱 처먹는, 자기밖에 모르는 놈이라고 욕할 게 뻔했다. 그렇게 몇 번 욕을 먹고 비난받은 뒤로 나는 세상의 기쁨을 아예 포기 해버렸다.

🔖p.205
슬픔이 제 역할을 다할 때까지 시간을 주는 건 중요합니다. 그러나 남아 있는 자기 삶도 보살펴야 해요.


#아일랜드쌍둥이 #홍숙영 #클레이하우스 #한국소설 #신간소설 #성장소설 #힐링소설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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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 선집 3
비비언 고닉 지음, 김선형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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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티저북

좋은 책은 연거푸 2번 읽기는 하지만 새로운 책이 쏟아지는 세상에 재독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다시 읽기를 하고픈 책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최근에 20대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었는데 서로 다른 인물에 감정 이입이 되는 게 흥미로웠다. 그 당시엔 딸의 입장에서 읽었다면 지금은 엄마에게 몰입되는 경험이었다.

<끝나지 않은 일>은 비비언 고닉의 '다시 읽기'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티저북으로 만나서 한 꼭지를 만났을 뿐이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끊임 없이 성장한다. 하지만 그것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지에서 앎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삶의 순간순간 필요하다. 여러 통로가 있겠지만 애서가에게 독서만한 게 또 없다.

비비언 고닉은 말한다. 최대한 통합된 자아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게 평생의 과업이라고. 80대 고닉도 여전히 재독을 한다. 아직도 새롭게 깨달은 의미에 흥분하고 전율한다니 훌륭한 작품을 다시 만나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재독을 하면 다른 시각으로 읽게 되는 건 확실하다. 그때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변하며 그래서 훌륭한 문학작품이 품은 세상의 넓이와 깊이를 만나려면 시공간의 여정을 거쳐 돌아오고 또 돌아와야만 한다"는 옮긴이의 말에 동의한다.

이 책에서 '작정하고 읽는 자는 늙지 않고 영원히 성장한다'고 말한다. 좋은 책들을 집요하게 읽어내라고, 이 모든 게 지혜의 거름이 되고 의식의 자양분이 되어준다고 우리를 독려한다.

🔖‘다시 읽기’를 시작한 건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 후론 내밀한 벗이 된 책들로 계속 돌아가고 또 돌아가곤 했다. 나를 저 멀리 다른 세계로 훌쩍 데리고 가주는 이야기의 쾌감만으로도 마냥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헤쳐나가고 있는 이 삶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어떤 의미를 끌어내야 할지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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