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으레 음식에 관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이 산문집은 음식에 얽힌 추억과 그 추억에 얽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억해야 할 사람들 얘기를 쓰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는 그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기억해야 할 또한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건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만큼 소중한 순간이 많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이미 떠나고 없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기억 속에 그리고 책 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음식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편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그 시간 만큼은 즐겁다. 요리사였던 만큼 음식에 대한 의미는 남다를 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음식 그 자체보다 그 속에 녹아든 시간, 노력, 열정과 더불어 사람들로 기억되는 게 아닌가 싶다.

요즘이야 외국에서도 한국 음식이나 재료 구하는 게 쉽지만 저자가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울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음식이 안 맞아 고생을 하던 중 후배가 보내준 고추장과 마른 멸치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이었다.

🔖p.32
운송료가 고추장과 멸치 값의 열 배는 들었을, 지구를 반 바퀴 돌다시피 해서 녀석의 마음이 왔다. 밥을 지어서 고추장 두 숟갈쯤에 멸치 몇 개를 부수어 넣고 엑스트라버진 최상급 올리브유로 비볐다. 먹는데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이 훗날 귀국해서 슬픔의 눈물로 변할 줄이야. 저자는 지금도 고추장과 멸치를 보면 그 후배를 떠올릴 것이다. 아마도 가장 힘든 때 먹었던 음식이기에 절대로 그 맛은 잊을 수 없으리라. 저자의 표현대로 그건 단순한 고추장과 멸치가 아닌 마음이니까.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어린 시절 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다. 참 어려웠지만 돌이켜 보면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린 그 시절 옛 이야기. 잊고 있었던 기억이 되살아나 반가웠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MZ세대는 절대 모르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

그리워 입에 올리지 못하고 서러워 끝내 삼키지 못한 쌉싸름한 삶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나도 언젠가 밥 먹다가, 울컥하는 일이 있겠지. 엄마 손맛이 그리워 차마 삼키지 못하는 순간도 오겠지. 책을 덮으며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밥 한 끼 먹자고 당장 전화해야겠다.


#밥먹다가울컥 #박찬일 #웅진지식하우스 #웅답하라 #웅답하라7기 #웅답하라서포터즈 #에세이 #산문집 #책리뷰 #책소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