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쌍둥이
홍숙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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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일랜드 쌍둥이
✍️홍숙영
🏚클레이하우스

아일랜드 쌍둥이란 같은 해에 태어나 생일이 일 년이 채 되지 않는 형제자매를 말한다. 어원은 피임을 거부하고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는 아일랜드 카톨릭교도를 비하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한다.

재현과 종현은 일명 아일랜드 쌍둥이다. 재현은 1월, 종현은 12월에 태어난 형제다. 어머니는 형제를 쌍둥이처럼 키웠다. 재현이 아프면서 관심은 오로지 형에게만 향했다. "형은 아프잖아"라는 말로 모든 걸 양보해야만 했던 종현, 한창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에 너무나 빨리 어른이 되어버렸다.

종현을 비롯해 아픔을 묻고 살아가는 청춘이 2명 더 나온다. 군대에서 동생을 잃은 수희, 열두 개의 손가락을 갖고 태어난 에바. 미술치료사 수희의 제안으로 이들은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게 되는데...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린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혼자서 고스란히 안고 가기 보단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도움을 청할 용기 또한 필요하다.

마음의 상처일 경우 더욱 그렇다. 보이지 않기에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 수 없다. 세 사람은 미술치료 워크숍을 통해 깊숙이 묻어놨던 아픔을 꺼내기 시작한다. 밖으로 꺼냈다는 것부터가 치료의 첫 단계가 아닌가 싶다.

워크숍이 진행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힐링의 시간이 된 것 같다. 슬픔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시간을 내어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남아 있는 자기 삶을 보살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소설이다.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도 좋지만 이야기가 주는 힘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p.33
오래된 슬픔은 뿌리가 깊고, 떼어낼 수 없고, 밝은 낯빛을 보일 수 없다. 끝을 모르는 땅굴 속에서 쉼 없이 흙을 파내지만, 빛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운명 지어진, 원형의 슬픔이다.

🔖p.62
상처만이 상처와 스밀 수 있다.

🔖p.126
형은 죽어가는데 혼자 간식이나 우걱우걱 처먹는, 자기밖에 모르는 놈이라고 욕할 게 뻔했다. 그렇게 몇 번 욕을 먹고 비난받은 뒤로 나는 세상의 기쁨을 아예 포기 해버렸다.

🔖p.205
슬픔이 제 역할을 다할 때까지 시간을 주는 건 중요합니다. 그러나 남아 있는 자기 삶도 보살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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