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청춘 청춘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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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북다 출판사에서 '청춘'을 테마로 묶은 책 중 하나다. 한 권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른 한 권은 바로 이 책 다자이 오사무 단편집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마찬가지로 12편의 단편 소설을 만날 수 있다.

'인간실격'으로 처음 다자이 오사무를 알게 되었다. 작품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와 이후 작품을 더 찾아서 읽었다. 사실 작품도 작품이지만 그의 삶의 행적에 묘한 끌림이 있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음독 자살을 했다면 다자이 오사무는 투신 자살을 했다. 그것도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무엇이 이 작가들을 죽음으로 이끌었을까 늘 궁금했다. 책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으려나.

1935년 아쿠타가와 상 제1회 수상작 후보에 오른 '어릿광대의 꽃' 이 이 단편집에 실려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실제 경험을 소재로 한 사소설에 해당한다. 카페 직원이었던 여자와 약을 먹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다가 여자만 죽고 다자이만 살아 남은 사건을 말한다. 이야기 중간에 작가가 개입하여 말을 건네는 방식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여성 일인칭 고백체로 쓴 작품이 여러 편 나온다. '등롱'도 이에 속하는데 가난한 나막신 가게의 딸이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절도를 하게 된다. 결국 남자에게 버림받고 감옥에 갇히게 되는데 의외로 결말이 훈훈해서 기억에 남는다. '여학생', '부끄러움', '기다리다'도 모두 여성이 화자다. 일본 여성 문예평론가로부터 '남성임에도 이 정도 수준으로 여성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며 호평을 받았다.

'달려라 메로스'는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유명한 작품이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를 모티프로 하고 있다. 고전을 재해석해서 일본판으로 바꾼 단편으로 '우정'를 주제로 한다. 마지막 '생각하는 갈대'는 1935~1936년에 쓰인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다자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되어준다.

다자이 오사무의 죽음에 여러 억측이 있는데 아내에게 남긴 유서에 따르면 "소설을 쓰는 것이 싫어졌기 때문에 죽습니다" 라고 이유를 밝혔다. 창작의 고통이 그만큼 컸던 것일까?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짧은 활동이 아쉽기만 한 작가임엔 틀림없다.

🔖 애초에 한 인간의 자살에는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객관적인 큰 원인이 숨어 있대. 집에서는 모두 여자 때문이라고 단정 지었지만, 나는 그게 아니라고 했어. 여자는 그저 길동무일 뿐이야. 따로 더 큰 이유가 있는 거야.

🔖 저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또렷한 형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불안할 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인간은 평생 같은 수준의 작품밖에 쓸 수 없다.‘ 콕토의 말로 기억한다. 오늘의 나 역시 이 말을 방패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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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청춘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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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쿠타가와 상은 일본의 문학상으로 1935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업적을 기려 창설되었다. 아쿠타가와 상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정작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해 본다. '청춘'을 테마로 한 그의 단편 소설 12편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작품에 앞서 그의 생애를 잠시 살펴봤다. 나쓰메 소세키가 극찬한 다이쇼 시대의 대표 작가다. 35세에 요절을 했으니 작품 활동 시간은 10년 남짓이다. 짧은 활동 시간에 많은 명작을 써냈으니 그야말로 불꽃처럼 살다간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귤'은 단편보다 더 짧은 엽편소설에 가까운 작품이다. '귤'은 특유의 우울한 색채가 거의 없고 동화적이고 따스하다. 마지막엔 작은 감동마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며 현재까지 주목받고 있다.

순수 창작도 있지만 고전 설화에서 소재를 갖고 와 근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있다. '게사와 모리토'가 이에 해당한다. 두 남녀의 독백을 통해 각자 심경을 묘사하는데 서로 상반된 심리가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자살 직전 친구 구메 마사오에게 사소설적인 작품 '어떤 바보의 일생'을 건넸다. 이 작품엔 냉소적인 자세와 삶에 대한 열망이 뒤섞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그의 생애가 한 편의 짧은 영화와 같이 흐르는 듯하다.

작가 개인의 실제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사소설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 어머니가 미쳐가며 죽는 모습이나 그로인해 외가에서 자란 경험, 불륜 관계에 있던 시인 히데 시게코 등이 작품 곳곳에 스며있다.

일본 문학사에서는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유명한 작가지만 우리에겐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다. 우리가 잘 아는 다자이 오사무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가이기도 하다. 둘다 자살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왜 청춘을 등지고 목숨을 끊어야만 했을까.

유서로 남긴 '어느 옛 벗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살 동기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내 경우에는 그저 막연한 불안이야. 무언가 나의 장래에 대한 그저 막연한 불안 때문이지.' 그가 말한 불안을 단편집을 통해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쿠타가와류노스케 #청춘 #북다 #아쿠타가와상 #단편집 #일본소설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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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2부작 북케이스 세트 - 전2권 (10주년 한정판)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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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인플루엔셜

엇비슷한 내용에 물려 한동안 자기계발서를 멀리 했었다. 그런데 이 책 <미움받을 용기> 2부작은 왠지 끌렸다. 전 세계 1000만 부 이상 팔렸다면 뭔가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책도 사람처럼 인연이 닿아야 만날 수 있다.

몇 장을 채 넘기기도 전에 깨닫기 시작했다. 왜 51주 연속 역대 최장기간 베스트 1위를 지켰는지. 우리나라에서만 200만 부가 팔렸으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겠다. 왜 난 이제서야 만난 거냐고.

뻔하디 뻔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아들러 심리학 대가가 들려주는 '인생 지침서'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심리학 수업을 들으면서 아들러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던가? 교양 수업에선 아마 다루지 않았던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의 존재를 알리고 그 사상을 개괄적으로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면, <미움받을 용기 2>는 아들러 사상에 근거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행복에 이르는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우린 프로이트 이론에 익숙하다. 상반된 의견을 보이는 아들러는 낯설다. 그런데 그 낯섬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래서 더 빨려들어가 듯 읽었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체로 흡입력이 굉장하다. 어렵거나 추상적이지 않다.

미움받을 용기가 있는가? 과거의 나는 없었지만 지금의 나는 있다. 아들러 이론 중 하나인데 미움받을 용기가 있다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그의 사상이 다소 이상적이긴 하지만 실행할 수만 있다면 확실히 행복에 다다를 수 있다.

한 번 읽고 말 책이 아니다. 굳어진 뇌를 말랑하게 만든다. 카프카가 말한 도끼 같은 책이 바로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곁에 두고 다독하고 싶은 책을 또 만났다. 출간 10주년 기념 한정판 북케이스 세트라 소장 가치도 충분하다.

🔖p.52
“인간은 과거의 원인에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 이것이 철학자의 주장이었다.

🔖p.146
프로이트의 원인론은 '소유의 심리학'이고 결국엔 결정론으로 귀결돼. 반면 아들러 심리학은 '사용의 심리학'이고 결정은 자네가 하는 걸세.

🔖p.192
단적으로 말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일세.

🔖p.241
어떻게 해야 인간은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아들러의 견해는 다음과 같지. "인간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낄 때에만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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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기쁨 -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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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좋아하는 여행지가 어디냐는 물음에 대답하는 것 만큼 책 추천은 어렵다. 내가 좋게 읽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좋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여행도 책도 취향을 탄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종종 묻곤 한다. 좋아하는 여행지가 어디냐고? 추천하고 싶은 책은 뭐냐고? 후자에 대한 답을 하는 책이 시중에 은근 많다. 읽는 기쁨 또한 그런 부류의 책이다.

저자는 추천하고 싶은 책 51권을 신중하게 골라 이 책에 소개하고 있다. 에필로그에서 밝히고 있듯 책에 대한 비평이나 리뷰가 아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책을 가볍게 소개하는 정도로만 담아냈다. 51권이나 소개하고 있으니 분량도 2-3페이지 분량으로 짧은 편이다. 읽다보면 곁가지로 언급하는 책들이 많아 사실상 51권은 훌쩍 넘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은 무작정 끌릴 수밖에 없다. 책 추천에 늘 목마르기 때문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책 중에 과연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고민 될 때가 많다. 물론 저자가 추천한 책이 모두 취향저격이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책을 만나는 기쁨이 확실히 있고 한 발 나아가 읽고 싶은 책을 만난다면 이 책의 쓸모는 그걸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

17개 카테고리로 나눠 3권씩 선정했다. 좋아하는 책 선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일 텐데 그걸 테마별로 묶었다니 그 수고로움이 느껴진다. 이미 읽은 책도 여럿 보였지만 대부분 읽지 않은 책이라 더 만족스러웠다. 특히 그림책은 당장 사고 싶은 맘이 샘솟아 온라인 서점에 검색까지 했다. 조만간 만나볼 예정이다.

읽는 기쁨은 아는 사람만 안다. 그걸 경험한 사람은 결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읽는 기쁨 만큼 큰 것이 좋은 책을 만나는 기쁨이다. 기본적으로 이 책엔 좋은 책들이 가득하다. 지금 당장 무얼 읽을지 몰라 고민이라면 이 책에서 하나 골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읽는기쁨 #편성준 #몽스북 #독서에세이 #책추천에세이 #책리뷰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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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 마세요 Don’t be Fooled!
자이언제이(Zion.J)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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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우린 어떤 것에 속고 있는 걸까? 세상이 정해 놓은 행복과 성공의 공식에 나를 끼워 맞추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린 모두 비슷한 목표로 살아가는 듯하다. 좋은 대학, 연봉 많은 직장, 결혼, 내 집 마련 등 어느 정도 정해진 수순이 있다. 이걸 다 이루면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걸까? 의심도 없이 무작정 달린다.

세상이 정해 놓은 잣대에 미치지 못하는 내가 얼마나 형편 없는지 자책한 적이 있다. 좋은 대학에 가지도 못했고 누구나 알 만한 직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한없이 작아지는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나만의 행복을 찾기 전에는.

푸른 색을 가지고 태어난 퓨니, 그 색이 얼마나 특별한지 몰랐기에 다른 빛깔을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영어에서 'blue'는 우울함을 표현하는 단어 중 하나다. 짙은 바다 속에 가라앉는 기분을 나타내는 의미로 쓰이는 걸까? 왜 다른 색도 아닌 파랑이 우울함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이 그림책은 푸른 색으로 물들어 있다. 표지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초반에 푸른 색이 깊고 어두운 바다로 표현된다.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 퓨니는 불쌍한 아이다. 아빠도 없고 엄마마저 장애를 입는다. 퓨니는 이 상황이 힘들어 도망치고만 싶다.

"삶이란, 주어진 예측 불허한 바람과 색을 나만의 특별함으로 만들며 살아가는 여행이야."

자신의 푸른 색 위에 다른 색으로 덧칠을 한다. 그럴수록 까맣게 변할 뿐 빨강과 노랑으로 바뀔 수는 없었다. 자신을 버리고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퓨니는 속을 뻔했다. 바람이 깊고 어두운 바다로 떨어뜨리려고 하는 줄로만 알았다.

시련은 사람을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퓨니는 이제 더 이상 속지 않는다. 바람은 깊고 어두운 바다가 아니라 하늘 가까이로 불어 올려 준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푸른 색을 빛나게 하는 방법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림체는 단순하고 색깔도 극히 제한하여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우리말과 영어가 함께 쓰여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자전적 이야기를 솔직하고 아름답게 담아내어 애틋하고 감동적이다. 위로는 지금 이 나이에도 필요하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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