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 류노스케×청춘 청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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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아쿠타가와 상은 일본의 문학상으로 1935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업적을 기려 창설되었다. 아쿠타가와 상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정작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해 본다. '청춘'을 테마로 한 그의 단편 소설 12편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작품에 앞서 그의 생애를 잠시 살펴봤다. 나쓰메 소세키가 극찬한 다이쇼 시대의 대표 작가다. 35세에 요절을 했으니 작품 활동 시간은 10년 남짓이다. 짧은 활동 시간에 많은 명작을 써냈으니 그야말로 불꽃처럼 살다간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귤'은 단편보다 더 짧은 엽편소설에 가까운 작품이다. '귤'은 특유의 우울한 색채가 거의 없고 동화적이고 따스하다. 마지막엔 작은 감동마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며 현재까지 주목받고 있다.

순수 창작도 있지만 고전 설화에서 소재를 갖고 와 근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있다. '게사와 모리토'가 이에 해당한다. 두 남녀의 독백을 통해 각자 심경을 묘사하는데 서로 상반된 심리가 꽤나 흥미롭게 다가왔다.

자살 직전 친구 구메 마사오에게 사소설적인 작품 '어떤 바보의 일생'을 건넸다. 이 작품엔 냉소적인 자세와 삶에 대한 열망이 뒤섞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그의 생애가 한 편의 짧은 영화와 같이 흐르는 듯하다.

작가 개인의 실제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사소설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 어머니가 미쳐가며 죽는 모습이나 그로인해 외가에서 자란 경험, 불륜 관계에 있던 시인 히데 시게코 등이 작품 곳곳에 스며있다.

일본 문학사에서는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유명한 작가지만 우리에겐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다. 우리가 잘 아는 다자이 오사무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가이기도 하다. 둘다 자살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왜 청춘을 등지고 목숨을 끊어야만 했을까.

유서로 남긴 '어느 옛 벗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살 동기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내 경우에는 그저 막연한 불안이야. 무언가 나의 장래에 대한 그저 막연한 불안 때문이지.' 그가 말한 불안을 단편집을 통해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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