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낙원행
교묘히 / 녹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윤과 재경의 위태로운 행복찾기.
내성적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한 번도 말해본 적없는 해윤. 아버지의 말에 그대로 따르기만 했던 해윤에게 가정교사로 재경이 오게 됩니다. 참 이상하지요. 두 사람의 관계가 왠지 위태로워보이니까요.
원하는 것을 말 해보라는 재경에게 이상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점점 익숙해져가는 해윤. 해윤은 이제 재경에게 욕심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생전처음 바라는 것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바로 재경일까요?
어느날 알게 된 진실이 해윤을 무너트립니다.
재경 아버지의 죽음에 자신의 아버지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 그것을 어떻게 속죄해야할까요? 자신을 망가트려달라는 그녀. 그 못지 않게 상처받고 죄스러운 마음이 전해집니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은 하룻밤을 보내게 되지만 재경에게 해윤은 원수의 딸이 아닌 자신에게 따뜻함을 전해준 한 소녀였죠.
새삼 재경의 올곧음이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부모를 죽음에 이르게 한 해윤의 아버지가 죄값을 받기를 바라지만 복수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와 그의 가족들의 파멸, 그리고 자신의 파멸을 원하지 않는 것이죠. 당연한 일이지만 자기 일이 되다보면 쉽지 않은 일이죠.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두 사람은 드디어 낙원행 비행기를 타러 갑니다. 모든 것을 이 곳에 묻어 두고 새로운 행복을 찾아서..
아픈 재경의 이마를 짚어주는 해윤의 손길에...재경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 있었던 가봐요. 두 사람이 해피엔딩이라서 다행이네요.

200 페이지 분량의 짧은 분량의 글로 군더더기없이 전개되어 두 사람의 상황에 집중해서 봤어요.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그럼 내게 다가올래요
Calliope / RNC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년 사귄 애인한테 차인 지희. 혼자 울고 있다가 자신과 같은 처지인 듯한 여자를 만나 서로 술 한잔 하기로 합니다. 너무 슬퍼 위로받고 싶으나 같이 술 마신 친구 하나 없는 처지였던 차에 동병상련을 만난 거죠. 신나게 마신 후 다음날 여주는 깜짝 놀랍니다. 오 마이 갓~! 침대에 남자가 있어요!

사실 남주 호수는 여장 남자였던 것이죠. 자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무시, 그 시선을 통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지 짐작이 갑니다. 그 상처때문에 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 어려웠는데 천천히 다가오는 여주에게 마음의 빗장이 풀립니다. 원래 상처받은 남녀가 만나 서로를 치유해주면서 사랑을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남주의 상황과 더불어 여주의 태도가 참 특별하게 만들어 주네요.

상처받은 여자와 남자.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그들의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조심스럽고 왠지 따스하게 느껴지네요. 전 남친과 전 여친에게 버림받은 두 사람의 상황이 일반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었지만, 남주의 상황이 특별해서 더 독특한 이야기가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여장남자라는 타이틀이 사회와 사람들에게 편견을 덮어씌우니까요. 그래서 더 개인적인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았고 더 현실감있고 더 공감이 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주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인정해주는 여주의 마음이 참 예쁘게 느껴졌네요. 사실 저 같아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도 두 사람이 행복을 향해 다가갈 수 있어서 참 좋네요. 이제 두 사람이 다시는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해피엔딩이라서 더 좋았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봉은천하 8 (완결) 봉은천하 8
월출운 / 만월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완결이네요.
만능여주 화저우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참 드라마틱하네요.
처음엔 남장을 해서 남조의 소년장군으로 활약을 하다가, 황제의 사혼이 내리자 죽음으로 위장합니다. 다시 장군의 딸 화저우로 신분이 바뀐 그녀 희봉리와 혼인을 하는 날, 독이 든 잔을 마시게 되죠. 누가 독을 탔을까? 황제에 의해 다시 북조 태자에게 화친공주로 보내진 그녀. 그곳에서도 위기가 끊이지 않지만 능력녀 여주는 가뿐하게 위기를 헤쳐가죠. 남조 황제와 희봉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시 남조로 돌아가 환관으로 신분을 바꾼 그녀..희봉리가 그런 계략을 꾸몄다니 정말 놀랐어요. 희봉리를 남주로 알고 있었거든요. 정말 여주인생이 파란만장합니다. 능력이 많은 만큼 고난도 많죠.
여주와 남주가 정말 오해와 오해를 거듭해 답답한 점은 있었지만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라서 다행이었어요. 마지막 아이들 이야기까지 행복해보여서 좋네요. 스펙터클한 여주의 삶 재미있게 봤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보다 : 가을 2019 소설 보다
강화길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가볍게 즐길수 있는 한국문학 <소설 보다> 시리즈.
처음엔 짧은 분량의 소설을 가벼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어서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이제는 매분기마다 출간되길 기다린다. 이제 익숙해서 계절마다 찾아올 손님을 기다리는 느낌이다. 젊은 작가들의 시선이 어떤지 기대감을 가득 안고서..

<소설 보다 : 가을 2019> 에는 강화길의 「음복」, 천희란의 「우리에게 다시 사랑이」, 허희정의 「실패한 여름휴가」 3작품과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ㅡㅡㅡㅡㅡ
강화길의 「음복」

제삿날 모인 가족 풍경속에서 이제 막 결혼한 나는 누군가를 악담하는 분위기가 못내 불편하다. 그런데 이런 악의어린 시선이, 누군가를 악인이라 매도하는 시선이 이곳에만 있던 것이 아닌 자신의 집에도 있었다는 불편한 진실이 떠오른다.

명절이나 가족, 친지들의 모임에는 항상 대화를 빙자한 뒷담화가 존재한다. 이것은 누군가를 거침없이 매도하여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죽을 만큼 큰 잘못이 아닌 경우도 많다. 가족이라는 친밀한 사이이기 때문에 감정이 더 극단적으로 치솟을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 내 엄마가 우리 집 악역이었다...
엄마 편이니까. 우리엄마 한테는 나 밖에 없으니까. 나만은 절대 엄마를 미워하면 안된다고.'

나에게도 그런 엄마가 있었다. 성격이 강한 우리 엄마를 보는 시선은 항상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왜 내 엄마는 악역이 될 수 밖에 없었을까.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엄마 편을 들어주지 않았을까.
그 시절의 치기어린 나는 나 자신을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하며 엄마의 언행이 너무 불공정하고 악의적이라고 폄하하기만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시류에 휩쓸려가는 어린 아이에 불과했고, 함께 누군가를 악역으로 몰고 갔다.

그 수위는 다를지 몰라도 우리는 이런 모습을 우리 가족 안에서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심각한 악역으로 몰아갈 수도, 심각하지 않게 가볍게 논쟁하는 수준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그냥 엄마 편을 난 왜 한번도 들어주지 않았을까. 지금 와서 생각하면 홀로 몰렸을 엄마의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엄마를 몰아가는 내 모습이 정말 후회스럽기만 하다.

ㅡㅡㅡㅡㅡ
천희란의 「우리에게 다시 사랑이」

'그녀는 삶의 주권을 포기한 자조차 끝내 제 인생은 스스로 책임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폭력적인 관계, 자기 파멸적인 관계 속에서 벗어나야 함에도 벗어나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 내 삶의 권리를 포기하면 내 의무와 책임도 없어질 거라는 자포자기의 감정 속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람 이야기. 내가 상처 받고 최악으로 떨어져도 그 이후의 삶은 내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은 사람 이야기.
비정상적인 관계 속에서, 나를 파멸로 몰아가는 관계 속에서, 자신에게 무책임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며 오싹한 기분이 든다.

ㅡㅡㅡㅡㅡ
허희정의 「실패한 여름휴가」.

계획과 전혀 다른 여름 휴가를 보내게 된 실패한 여름휴가 이야기. 그런데 그 모습이 왜 이리 익숙한지..항상 나의 계획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뭔가 의식의 흐름대로 서술되는 단어와 이미지들의 나열이 정돈되지 못한 서술자의 의식을 보여주는 듯도 하고.. 약간 난해한 작품 같다.

'스스로를 박탈하는 일의 즐거움, 나는 계속해서 이야기 속으로 나를 옭아매고, 그것들은 이야기 할 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나를 짓누르는데, 나는 압사당하는 꿈을 꾸는 것이 즐겁다고 열심히 생각한다.'

소설을 통해 나를 바라본다.
소설 속 이야기 속에서 내가 숨겨 놓았던 혹은 알지 못했던 내 모습과 생각들을 드러나 놀랍기도 하고, 오싹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진정한 내 모습을 아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겠지..
오늘도 좋은 소설 속에서 내 모습을 발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GL] 둘만의 방
골방의 초핀 / 체셔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접하는 작가님의 작품이었는데, 읽고나니 좋았어요.
잔잔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독자들의 감성을 톡톡 건드리리는 것 같아요. 자극적인 사건없이 물 흐르듯이 전개되는 이야기가 참 신기하네요.
책 소개 처음에 나오는 '겨울,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가 없는 이들과 마주치고 마는 계절' 과 잘 어울리는 이야기같아요. 시를 모티브로 썼다고 하셔서 그런지 시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이런 로맨스 소설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어요.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