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1930년부터 1931년 사이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들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으로, 리포르타주의 방식을 운문 형식의 역사소설로 아이의 시점으로 풀어 낸다. 김영하의 소설 『검은 꽃』이 연상되는 주인공 로베르트의 얼굴은 마치 검은 꽃이 가지고 있는 색의 차별이 아이의 모습에서 차별을 부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인지 레몬트리 잎사귀 뒤에 숨은 듯 보인 주인공 로베르토에게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소설을 읽으며 ‘책임’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았다.어른들로 이루어진 사회의 벽 앞에 선 아이의 두려움과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야 하는 그 첫 경험의 위대함에 대해...과연 나라면 공동체의 운명을 온몸으로 저항할 수 있었을까?로버트의 어깨를 그날의 법정 뒤에서 응원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이 소설이 던지는 시대적 아픔과 그 치유의 과정은우리 영화 『애니깽을 통해 보여준 디아스포라적 운명의 숙제를 풀어가는, 바깥쪽에선 잘 보이지 않던 역사의 아픔을 내부의 시선을 통해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었다.햇빛에 달궈진 돌은 그 열을 오래 품는다고 한다.이 소설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울타리 세우기가 얼마나 큰 상처를 주며, 소박한 일상의 가치와 상대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온도인지를 생각해 본다.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글은 중간에서 만나는 수많은 것들을 잊게 만든다.그러나, 이 소설은 결국 끝이 아니라 과정의 힘을 보여주고자 했다.🔖이제 내가 알게 된 것들서로 반대되는 것들도동시에 진실일 수 있다는 것.……그리고 많은 사람들이함께 용기를 낼 때불가능해 보이던 일들도해낼 수 있다는 것.(P 305)🍋🍋마지막으로 결국 남은 것은 거대한 역사보다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누군가에게 세워진 작은 울타리가 다른 사람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될 수 있다는 것.그리고 반대로, 사람들이 함께 용기를 낼 때 그 벽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서로 반대되는 것들도 동시에 진실일 수 있다는 것.이것이 이 책을 읽고 내가 알게 된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암울한 시대를 맥박만 유지된 채살아내는 토지 속 인물들의 삶으로 들어가본다.한 줄기 빛도 없는 터널 속에 갇힌 채 그럼에도 묵묵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이들ㅡ 특히 상의의 삶을 바라보는 내내 숨이 쉬어 지지 않듯 답답했다.병실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통증과 씨름하면서끝이 없는 터널 속 그들의 심경을 헤아려본다.토지 19속 인물들의 서사에 빠진 나는 드라마 앞에 선 아중마의 마음이 된다. 앙현과 영광응 응원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 나는서희와 윤국과 더 가까운 자리에 서있나 보다. 양현이의 안정을 위한다니보다는 서희와 윤국의 편에서 양현이 그들의 가족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다.영광의 어머니 영선네는 영광의 행동, 지금 눈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영광의 어릴적 꿈이 담긴 노트를 간직해둔다. 어머니의 굳은 믿음을 받은 아들은 훗날 어떻게 변화될까? 영선네의 그러한 마음가짐은 모든 어머니들에게 귀감이 될거 같다. 오가타와 인실의 아들 쇼지의 양부 찬하는 오가타, 쇼지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쇼지를 대하는 두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친부의 막을 수 없는 정과 어떤 것으로도 떼어낼 수 없는 끈끈한 키운 정을 볼 수 있었다. 우위를 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함을 느꼈다. 인과응보를 확실히 보여주는 배설자의 죽음은 시원하면서도 씁쓸했다.이제 마지막 20권으로 20개월의 대장정이 마무리 된다.#채손독 을 통해 #다산북스 로부터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각자의 생을 껴안으며 일상에서 분투하는 토지 속 이들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반추한다.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로 인한 안도감도 아니고, 나만 그런 건 아니라는 위로도 아닌, 분투하는 이들의 주는 전율 속에서 하찮은 나의 불평과 고통에 대한 자격을 묻게 된다.작가는 모든 인물의 자리에 독자를 세우는 힘이 있다.양현을 질투하는 덕희의 자리에, 덕희로 인해 괴로워하는 양현의 자리에.여옥과 명희의 자리에, 그 자리에 서봄으로써 경험하지 않고도 이해해보려는 마음이 생긴다.몽치는 조준구에게 연민을 품는다. 죽은 후 한 사람의 연민이 참으로 안따깝다.너무 늦지전에 관계 속에서 하늘의 별을 모셔 들여야합니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대목에선 울분과 슬픔이 뒤섞였다. 특히 중학생의 군사훈련, 그것도 완전한 전투태세를 갖춘...하ㅡ 십대의 내 자식이 이러한 훈련을 받는다면 이라고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이렇게 여전히 숨막히는 일상을 견뎌온 인문들의 삶과 그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토지 역시나 필독서이다.#채손독 을 통해 #다산북스 로부터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토지 17에서도여러 인물들이 서로의 관계에서 주고 받는 영향, 그로 인한 심리와 삶이 펼쳐지는 다양한 모습들이 흥미롭다배설자와 홍성숙의 관계는 보는 이들로 인상을 찌푸리게 할 만큼 필요에 의한 관계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우연히 마주친 찬하로 인해 인실은 오가타에게 모든 진실을 말하기도 한다.인실의 비밀을 알게된 오가타.찬하는 친자식처럼 키우던 아들을 잃고 오가타는 친아들을 얻고,인실이 자신을 철저히 잃어버리고서까지 버틴 시간들을 어찌 상상할 수 있을까?인실은 일본이 아닌 한 사람을 사랑했다 이제 죄책감에서 벗어나길.. 인실과 오가타 이둘에게도 다음이 있을까?#채손독 을 통해 #다산북스 로부터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토지는 역사라는 거대한 물줄기 속에서여러 인물들의 생을 생생하게 그려낸다이번 16권에서 만난 인물들은 지금 우리 곁에도 존재하듯 그 삶이 아연하게 다가왔다. 백정의 신분을 부인하는 것은 어머니를 부인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괴로워하는 영광과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홍이가 영광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읽는다. 용하에게 성적학대를 당했으나 죽지 못해 그의 아내로 살았던 명희와 형에 대한 형오와 명희에 대한 깊은 마음을 접었던 찬희는 형의 죽음이후 그 감정이 버티던 둑처럼 끝끝내 터져버린다. 형에 대한 혐오는 자신의 집안을 말살하려는 듯. 모든 유산을 거부하고 명희에게 전부 상속되도록 돕는다.양현은 자신을 친딸처럼 키워온 서희와 친동생처럼 아끼는 환국. 윤국 오빠들 아래에서 한 점 그늘도 없을 것같이 반짝반짝 자란다. 남몰래 강물에 흘려보내는 눈물은 그저 못본척 해주고 싶다.박의사의 자살이후 희미하게 가려졌던 서희의 마음이 선명히 드러난다. "서로의 사랑이 한쪽은 개방되고 한쪽은 밀폐된 사랑이박효영을 불행하게 하였고, 자살에 이르게 했다.비로소 서희는 어머니와 구천이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다."#채손독 을 통해 도서협찬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