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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펄전의 우울증 -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스펄전의 실제적 권면
잭 에스와인 지음, 김안식 옮김 / 세움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피할 수도 극복할 수도 없다.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 앞에서 내 한계를 온몸으로 흡수한다. 큰 바위가 내 심장을 누르는 듯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보았던 이 장면이 실제 나의 상황이 되니 불안감이 증폭되며 무력감이 나를 삼킨다. 말씀 안에서 답을 찾고 간절히 기도하면 해결 될거라는 말은 죄책감을 가중시킨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는 연약함이 결함처럼 여겨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다.
망망대해에 혼자 인줄 알았는데, 이 책이 찾아왔다. 나의 눈과 함께 젖어가는 이의 눈으로 조용히 나의 손을 잡아준다. 작지만 따스한 손안의 온기를 느낀다. 슬픔을 겪어 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진한 위로와 희미하지만 한 줄기 빛 같은 선연한 소망되신 예수님을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안개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예수님을 느끼게 한다.
약함이 결함이 아니며, 슬픔이 내가 아니라고 하신다.
차갑고 짙푸른 어둠이 한밤의 어둠인지 새벽의 어둠인지 알 수 없어 영영히 오지 않을 것 같은 아침을 소망 조차 할 수 없을 때, 여전히 예수님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실 ‘예수님의 임재’
고통과 슬픔이 여전히 내 삶을 흔들지라도 예수님은 여전히 나와 함께 하신다는 그 사실에 안전함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예수님도 우울증을 겪으신 ‘슬픔의 사람’이었다는 사실과 야곱의 절뚝거림, 요셉의 눈물, 욥의 고통, 다윗의 시, 엘리야가 보인 죽음에 대한 갈망, 여러 탄식, 바울의 육체의 가시와 같은 이야기(148)는 묘한 안도감과 나만 아픈게 아니라는 공감의 위로를 준다.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던 때에, 주 예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괴롭히는 모든 아픔을 체휼하신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124)
라는 스펄전 목사님의 간증처럼 말이다.
지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에 빠졌는가?
우울증은 죄가 아니며 은혜는 우울증을 완화시킬지언정 항상 치유하지는 않는다. (54)
그러나 기억하자. 로뎀나무밑에 지쳐 쓰러져 있던 엘리야 선지자 아래에 있던 영원하신 팔과 아무리 깊이 떨어져도 그보다 더 밑에서 우리 주님이 당신을 떠받치고 있다는 것을. 원인이 무엇이든 예수님의 은혜는 더 깊이 내려간다는 사실을.(130)
어쩌면 슬픔을 통해 나를 향한 그분의 ‘더 큰 이야기’가 완성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도바울이 자신의 약함과 절뚝거림을 자랑하고 그 과정에서 고통이 사라지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것이 더욱 복된 일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202)
곁에 깊은 슬픔에 빠진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욥의 친구들처럼 ‘입바른 신앙인, 해답을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116)같은 우를 범해선 안될 것이다. 때로는 그 어떤 언어보다 침묵이 더 큰 위로가 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깊은 슬픔 속에 있거나 그런 자들과 하나님 안에서 다시 교제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는 위로와 실제적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