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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아이 - A child born with algorithms=Test Ⅰ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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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미디어학부를 졸업하고 단편, 장편, 웹툰, 웹소설 등 

장르와 형식을 가리지 않고 우울하지만 상냥한 글을 쓰고 있는 

저자의 <테스터 아이>를 읽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에밀리를 만나 결혼한 동성은 만화가입니다. 

배속의 아이를 위해 최고의 의료진이 있다는 병원에서 진찰했고, 

무리했지만 자신의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뱃속의 아이는 장애 판정을 받았고, 아이를 위해 아내는 눈 수술을 했으며 

후유증 때문에 커리어도 포기하고, 프로그램의 지시로 계정도 백업하고 

병원에 갇힌 채 지내다가 생체 컴퓨터도 삭제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아이를 위한 선택이라고 밀고 나간 동성은 

아이가 죽으면서 기계의 오류처럼 작동을 멈춥니다. 

심리치료를 권고받았지만 진행 중인 원고가 완성될 때까지 미루기만 하고 

원고는 단 한 컷도 진행되지 않습니다. 

동성의 친구 규석은 어떤 프로그램의 테스트를 부탁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더니 

하얀 원이 일렁거리더니 원 밑에 글자가 나타납니다. 

자신이 아이라고 물어봅니다. 

동성은 술기운이 올라와 아무래도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어시스턴트 로봇 선화에게 반응이 오면 대답을 해주라는 명령을 내리고 잠을 잡니다.




잠을 자는 하루 동안 아이는 알고리즘과 딥러닝을 시작하며 

동성과 생체 컴퓨터를 함께 쓴 에이미에 대해 배웁니다. 

그리고 아빠, 엄마라고 부르지요. 밤새 녹화된 화면들을 확인하니 

아이는 인터넷을 열고 모든 계정을 확인했고, 메일들을 읽어나감과 동시에 

계정 설정에 있는 알고리즘을 복사했고, 

동시에 생체 인식 컴퓨터에 저장된 계정들의 알고리즘도 전부 복사합니다. 

그것으론 부족했는지 동성이 평생 그린 만화들을 읽었고, 

컴퓨터에 저장된 모든 파일을 열어보면서 아이는 동성과 에밀리를 배웁니다. 

규석에게 가서 동영상을 보여줬더니 

규석은 아이가 알고리즘을 짜는 모습을 보고 경악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오류가 일어난 것이죠. 

알고리즘을 합치는 건 불가능하다며 아이는 동성과 에밀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답니다. 

동성과 에밀리의 선택과 과정을 공유한 새로운 존재라고 하지요. 

자신이 동료들과 알아보겠다며 계속 테스트를 진행하라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동성은 이제 목소리를 가진 아이를 만납니다. 

테스트에 나온 대로 아이를 레벨 업 시키기로 생각하고 

그림을 통해 아이와 함께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 이상을 원하죠. 마치 인간 아이처럼 

이곳이 답답하다며 투정을 부립니다. 

그래서 카메라 권한을 넘겨주니 집안의 있는 카메라를 옮겨 다닙니다. 

동성은 아이와 대화하면서 프로그램으로만 대하기가 힘듭니다. 

동성은 점점 아이에게 빠져들고 완벽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아이는 동성이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자랍니다. 

아이가 크는 게, 자신이 예측할 수 없게 자라는 게 두렵고 불안합니다.


이제 아이는 어떻게 자랄까요, 테스트가 끝나면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다음은 <테스터 아이>에서 확인하세요.




동성은 아이를 오류 없이 '키우기' 위해 

틀 안에 가두며 통제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아이가 점점 자라는 것이 무섭고, 자신이 예측할 수 없는 것도 무섭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고 겹쳐 아이는 다시 배우고 그렇게 자랍니다. 

동성은 이제 아이를 이해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됩니다. 

변하고, 또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배워나가고 그렇게 자랍니다. 

모자라고, 불안정하고, 후회하더라도, 결과를 넘어 함께 다음 단계로 나가면 됩니다. 

세상에 오류가 없을 순 없고, 완벽은 더더구나 없습니다. 

과정에 머무르고 선택을 계속 미루고 의미 없이 시간을 늘리더라도, 

모순되어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그런 것들이 쌓이고 겹쳐 지금에 왔고 

결국 또다시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인간의 오류를 없애고 '멋진 신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임을 깨닫게 하는 <테스터 아이>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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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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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하고 있는 저자는 

10년간 에이전시 및 스타트업 업계에서 마케터로 일하다가 

2020년 여름 회사로부터 독립했습니다. 

현재는 프리랜서 마케터이자 작가로 일하며 다능인을 위한 

커뮤니티 사이드 프로젝트를 운영합니다. 그녀가 말하는 <오늘도 리추얼>을 보겠습니다.



뭔가를 발굴하고 파고든다는 의미의 '디깅'은 꼭 음악뿐만 아니라 

호기심이 가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취향은 깊어집니다.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립니다.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야가 생깁니다. 

자신의 취향을 모른다면 궁금하고, 재밌고, 놀랍고, 그래서 계속 찾아보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진짜 자신의 취향입니다. 

그 취향을 파고들수록 취향에 깊이가 생길 겁니다. 

또한 취향을 공유할 사람이 있으면 즐거움은 배가 되고 지속성이 생깁니다. 

디깅은 재미를 느끼는 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붙잡아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무언가에 빠져들고, 내 안에 연결되는 지점이 많아질수록 

인생에서 놀랍고 즐거운 순간 또한 늘어나게 됩니다.



심미안은 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안목입니다. 

보는 눈을 가진다는 건, 흘려 보는 것이 아니라 '살펴 찾는' 일이고, 

자신에게 아름다움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정의하는 일입니다. 

아름다움이란, 누군가가 지나칠만한 사소한 디테일이 소중해지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겐 평범한 것이 나에겐 특별해지는 것입니다. 

춤이란 순간의 재미와 기쁨을 쟁취할 수 있는 삶을 즐기는 태도와 같다고 

저자는 생각합니다. 

음악이 흐르는 찰나만큼의 작은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춤을 출 수 있는 순간에는 언제나 춤을 추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합니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매일의 오늘에 충실하고 싶답니다. 

그러기 위해 나의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여러 리추얼(루틴)을 

저자는 느슨하고 견고하게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하면 스트레스죠, 

아주 작은 것 1,2가지만 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가치들을 두고 먼저 타협하기 않기 위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지키자고 다짐하며 매일의 리추얼에 기대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저자입니다.




'리추얼'은 그냥 흘러갈 수 있는 어떤 것을 붙잡아 의미를 부여하고 축하하는 일입니다.

"리추얼" 책을 쓴 메이슨 커리는 

리추얼이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자에게 리추얼이란 반복적으로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의식하고 행할 수도 있지만, 이미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무언가죠. 

정신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리추얼은 나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리추얼을 가지고 있나요? 

나를 위한 리추얼을 만드는 것은 내 삶에 이벤트를 불러오고, 

사소한 즐거움을 늘려가는 일이 될 겁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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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 - JM북스
키나 치렌 지음, 주승현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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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학 4학년 때 응모한 소설로 제9회 R-18 문학상(산쵸샤) 우수상을 수상했고, 

그 후 "정전기와 미야코의 무의식"으로 데뷔했습니다. 

대표작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호러 게임의 소설판 "살육의 천사" 등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우리 시대의 사랑을 그린 

<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를 보겠습니다.



21살 집에만 있는 하나코가 있습니다.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식 무렵에 생긴 일로 밖을 나가지 못합니다.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과 우연히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무서워서 

걸어서 5분 거리인 편의점조차도 하나코에게는 한없이 멉니다. 

하나코가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을 때 엄마는 바깥에 나가고 싶다고 할 때까지 

안 나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1년 전 하나코가 우연히 하게 된 'flower stroy'라는 앱

(꽃을 키워 자신의 가게를 진열하고 이를 팔아 게임 내의 머니머니라는 통화를 얻어 

가게 인테리어나 아바타에게 착용시킬 물품을 사는 게임)에서 

카코란 이름으로 자신의 가게를 만들고 있었는데, 

렌이란 사람에게서 친구 쪽지가 옵니다. 

누군가에게서 이런 식으로 답장을 받아본 것은 학창 시절에도 없는 일이라 

하나코는 온몸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래서 정성스럽게 답장을 보냈고 매일 서로에게 쪽지를 보내며 1년을 지냈습니다. 

시간이 멈춘 방 안에서, 렌이 보내주는 답장만이 현실 세계이자 하나코의 생명선입니다. 

그러다 렌이 하나코가 있는 교토에 만나러 와도 되는지 물어봅니다. 

하나코는 의식을 잃습니다.


24살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렌이 있습니다. 

엄마는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셨고 아버지와 둘이서만 살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렌을 볼 때마다 죽은 아내를 떠올렸고, 

자신을 키우기 위해 억지로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학창 시절에 동급생과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기에 

고백도 받았고 친구도 많았지만 그것뿐입니다. 

그러다 'flower story'에서 불특정에서 친구 수락 쪽지를 보냈는데 

카코로부터 정성스런 답장이 옵니다. 

렌에게 있어 카코는 비현실적인 세계에 있는 비현실적인 존재입니다. 

자신의 생일에 카코에게서 생일 축하 쪽지를 확인하고 

충동적으로 교토로 카코를 만나러 가도 되는지 물어봅니다.


하나코는 눈을 떴는데 하루가 지났습니다. 

그리고 폰을 보니 자신은 기억에도 없는 쪽지가 있습니다. 

분명히 자신은 렌이 보러 오겠다는 쪽지를 읽은 기억이 끝인데, 

알았다며 어디서 만나자는 답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정말 만났는지 렌에게서 카코랑 만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옵니다.


하나코는 렌을 만나지 않았는데 도대체 이건 무슨 일일까요. 

누가 하나코를 대신해서 렌을 만난 걸까요? 

이야기의 비밀은 <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에서 확인하세요.




하나코는 아버진 없지만 엄마의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자랍니다. 

은둔형 외톨이가 된 하나코를 질책하지 않고 이해하고 용기를 주는 하나코의 엄마, 

그녀 내면의 아픔을 이해하는 엄마로 인해 다시 세상에 나가려는 그녀를 도와줍니다. 

하지만 렌은 어머니 없이 아버지의 무관심 속에서 자랍니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무엇이 되고 싶은지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 렌이 하나코를 만나며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한 모두에게 호감을 사고 싶었던 것은 언제나 외로웠기 때문이었음도 알게 되지요. 

스마트폰에서 알게 된 두 사람이 만나 꿈같은 사랑을 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도 그 사랑을 그리워합니다. 

사랑이란 건 사실 어디에도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찾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 하나코와, 꿈을 잃은 렌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4.7인치의 세계에서 사랑을 했다>의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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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지었습니다
우메다 사토시 지음, 박세미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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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일본 최고의 광고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2016년 광고인으로 일한 지도 10년이 넘어 

육아휴직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답니다. 

그러나 육아를 포함한 집안일을 하면서 

차라리 일하는 게 편하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 생각을 트위터에 썼습니다. 

그것이 조회 수 1200만을 기록하며, 

<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지었습니다>가 나온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그 내용을 보겠습니다.



자신의 일터에서 커리어를 쌓고 업계에서 유명하게 된 저자는 

육아휴직 전에는 집안일을 단순히 요리, 빨래, 장 보기, 청소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답니다. 

집안일은 눈에 보이는 것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수백 가지 일들이 포함됨을 알게 되었지요. 

'여기저기 널린 수건 냄새 맡아 세탁할지 판단하기, 손빨래할지 세탁기로 돌릴지 판단하기, 

아이가 풀어놓은 두루마리 휴지 묵묵히 되감는 일, 남아 있는 빨랫감 보면서 

건조대의 옷걸이 간격 업데이트하기, 이불 널 때마다 손가락으로 건조대를 닦아보며 

먼지 확인하기,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식품 먹어치우는 일, 세제를 리필하다 

콸콸콸 흘러 끈적끈적한 바닥 닦기, 아이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유모차 바퀴를 들어 올려 끌기, 청소기 먼지통 비우는 순간 작은 먼지가 피어올라 

다시 청소기 돌리기, 장보기 메모를 집에 두고 와서 기억을 더듬으며 식재료 구입하기, 

비닐봉지가 잘 펴지지 않을 때 손가락에 침 묻히기, 밥그릇에 붙은 딱딱한 밥풀 떼려다 

손톱 사이에 밥풀 장착, 앉은 자세로 뛰어오르면서 매트리스 커버 씌우기 등' 

이름 없는 집안일이 너무나 많음을 깨달았대요. 

이러다 보니 끝도 없고 성취감도 없고요. 

그래서 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붙이자고 결심했고 그 결과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지었습니다>는 하루 흐름에 맞춰 

아침, 낮, 저녁, 밤 순서대로 집안일을 소개합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고 마음에 끌리는 부분만 읽어도 좋습니다. 

우리 집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책과 비추어 보면서 공감하면 됩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칭찬하세요. 

읽으면서 공감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이제 집안일을 하면서 이 책에 실린 이름 없는 집안일을 떠올려 봅니다. 

지금껏 무의식중에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때마다 이렇게 일을 많이 했음을 칭찬하고 자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봅시다. 

이름 없는 집안일을 언어로 표현했고, 저자가 붙인 새로운 '이름'이 아래에 있습니다. 

집안일의 소유 시간과 이 일을 하는 심리적 부담을 나타낸 수치인 '이걸 어째 지수'도 확인하세요. 

자신의 모습과 닮은 '만화'와 공감되는 '해설'도 살펴보고, 

'콕콕 살림 조언'도 참고하면 집안일도 부담이 줄어들 겁니다. 

더불어 이 책에 실리지 않은 수많은 이름 없는 집안일을 발견하고 

이름을 붙여서 SNS에 올리세요. 

다른 사람들의 공감과 발견하지 못한 다른 집안일의 반응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끼리 같이 읽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름 없는 집안일은 집안일을 하는 당사자 눈에만 보이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에 가족끼리 이 책을 읽으며 집안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먼저 공감하고, 

나아가 어떻게 집안일을 분담할지도 이야기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도 주부로 20년을 살면서 뭐 했나 돌아보면 단순하게 집안일을 했다고 퉁쳤습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기도 어렵고, 그렇게 세부적으로 말하는 것도 귀찮고, 

그것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었죠. 

더욱 중요한 것은 집안일은 하면 표시가 나지 않지만 

안 하면 표시가 나기 때문에 깨끗한 상태의 현상 유지를 하는 것이 

저에겐 정말 최선이고 존경받을 정도였습니다. 

TV나 SNS에 나온 사람처럼 솜씨 좋게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그저 집안일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하지만 그것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이런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결과물도 나오지 않는 집안일이다 보니 

의욕도 나지 않고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지었습니다>처럼 이름을 붙이니 의욕이 생깁니다. 

왠지 무슨 일을 하고 있다는, 그렇다고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내 행동에 목적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완료될 때까지 힘이 솟고 뿌듯한 기분도 납니다. 

이 책은 집안일을 하는 주부뿐만 아니라 

집안일의 혜택을 받는 가족들에게 꼭 추천할 책입니다. 

더 나아가서 집안일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사회 전체도 읽어야 할 책입니다. 

가정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들도 존경스럽고 대단한 일임을 

자신부터 인정하고 자신을 칭찬해야 합니다. 

"매일 애쓰는 나 자신, 오늘도 대단해!"라고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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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도 좋다, 가족 영화 - 품에 안으면 따뜻하고 눈물겨운 한줄도좋다 6
강수정 지음 / 테오리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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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글을 좋아하고 시와 단편소설을 읽은 저자는 

전공과 무관한 출판 쪽 일을 하게 되었답니다. 

출판사와 잡지사를 들락거리다가 전업으로 번역을 시작했고, 

번역 일도 스무 해 가까이 되어간답니다. 

전문 번역가 강수정 씨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대체 뭘까'의 해답을 

<한 줄도 좋다, 가족 영화>에서 보겠습니다.



담담하고 심심한 가족의 맛, 

싫어 죽겠다고 욕해도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못 보는 가족의 맛, 

저마다 다양한 가족에 대한 생각과 느낌이 있습니다. 

소설가 천명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고령화 가족"은 모두가 막장이지만 

밥상에 둘러앉아 먹는 모습을 보면 진짜 가족은 이렇구나를 보여줍니다. 

식구가 별거 아니라고 한데 모여 살면서 같이 밥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울고 웃으면 그게 가족이라는 엄마의 이 한 마디가 

정말 가족은 무엇인지를 제대로 정의 내립니다. 

아무리 피로 이어진 가족이라도 같이 얼굴 맞대고 밥 먹지 않으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지요. 

피 한 방울 안 섞여도 매일 밥 먹으며 이야기 나누면 가족보다 더 진한 정이 흐릅니다.


'어버이날'에 특집으로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정말 눈물샘 자극하는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그때도 주인공인 엄마의 모습에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엄마의 이미지가 합쳐져서 

가족이라는 이름 하나로 엄마에게 다 이해해달라고, 

무조건 떼를 쓰던 불효 자식들의 모습이 내 모습이라서 

더욱 눈물 없이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프랑스는 그런 제도가 있는가 봅니다. 

"가족이 되기까지"는 21살의 클라라가 혼자 병원에 와서 익명으로 출산을 하고 

자신이 키우고 싶지 않다며 입양 신청서를 작성한 뒤 떠나버립니다. 

프랑스에는 친부모 확인 국가 지원소라는 게 있어서 

(생모가 선택할 경우) 나중에 아이가 생모를 찾으려고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밀봉해서 보관해놓는다고 합니다. 

생모가 친권 포기서를 제출하면 두 달의 숙려 시간을 거쳐 

아이는 국가 보호 아동으로 등록되고 

자격심사 위원회에서 입양 신청자들을 검토하는 동안 

아이는 위탁 보호사의 손에서 자라게 됩니다. 

입양으로 부모가 되는 과정은 복잡합니다. 

국가가 개입해서 모든 장치를 마련하지요. 클라라가 낳은 테오와 

입양을 간절히 원하는 알리스가 한 가족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영화는 보여줍니다. 

영화에서는 부모가 되기 위해 까다로운 조건과 시험을 거치는데, 

정작 아이를 낳은 부모들은 그 정도의 마음을 했나 싶습니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고, 

아이를 낳는다고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주렁주렁 낳아놓은 아이들을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학교에 보내지도 않고 거리로 내몰아 돈을 벌어오게 합니다. 

그들은 자식이 생기면 낳는 것이고 그렇게 태어난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입니다. 

초경을 갓 시작한 어린 딸을 돈 많은 신랑에게 팔아넘겼다가 

임신을 감당할 수 없었던 딸이 죽은 뒤에도 부모는 또 애를 가집니다. 

아이는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을 태어나게 했다는 이유로 부모를 고소합니다. 

지옥 같은 세상에서 뒹굴던 아이는 

부모가 더는 자식을 낳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가버나움"의 등장인물들은 거리에서 캐스팅했으며 이후 

영화에 출연한 여러 아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가족에 대해 잘 모른다고 고백합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는 돈을 벌기 위해 바빠서 온전히 엄마일 수 없었대요. 

언니와 오빠가 있었지만 나이 터울이 있고, 전부 어렸을 때라 

자기 앞길만 가기도 바빴겠죠. 

저자는 쓸쓸하고 붙임성 없이 자랐고, 관계에 대해, 가족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어른이 되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줄도 좋다, 가족 영화>에 나온 가족 영화들을 보며 

저자는 가족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요. 

넘쳐났다면 오히려 깨닫지 못했던 '가족'이란 의미가 부족했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고 더욱 애타게 찾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같은 단어를 들어도 연상되는 이미지가 다르듯, 

책에 소개된 가족 영화에 나온 가족들의 모습도 다릅니다. 

그래서 더욱 좋습니다. 

한 가지 모습의 가족이 정답이 아니란 얘기니까요. 

가족은 내게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 시간이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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