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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지었습니다
우메다 사토시 지음, 박세미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10월
평점 :
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일본 최고의 광고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2016년 광고인으로 일한 지도 10년이 넘어
육아휴직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답니다.
그러나 육아를 포함한 집안일을 하면서
차라리 일하는 게 편하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 생각을 트위터에 썼습니다.
그것이 조회 수 1200만을 기록하며,
<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지었습니다>가 나온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그 내용을 보겠습니다.
자신의 일터에서 커리어를 쌓고 업계에서 유명하게 된 저자는
육아휴직 전에는 집안일을 단순히 요리, 빨래, 장 보기, 청소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답니다.
집안일은 눈에 보이는 것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수백 가지 일들이 포함됨을 알게 되었지요.
'여기저기 널린 수건 냄새 맡아 세탁할지 판단하기, 손빨래할지 세탁기로 돌릴지 판단하기,
아이가 풀어놓은 두루마리 휴지 묵묵히 되감는 일, 남아 있는 빨랫감 보면서
건조대의 옷걸이 간격 업데이트하기, 이불 널 때마다 손가락으로 건조대를 닦아보며
먼지 확인하기,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식품 먹어치우는 일, 세제를 리필하다
콸콸콸 흘러 끈적끈적한 바닥 닦기, 아이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유모차 바퀴를 들어 올려 끌기, 청소기 먼지통 비우는 순간 작은 먼지가 피어올라
다시 청소기 돌리기, 장보기 메모를 집에 두고 와서 기억을 더듬으며 식재료 구입하기,
비닐봉지가 잘 펴지지 않을 때 손가락에 침 묻히기, 밥그릇에 붙은 딱딱한 밥풀 떼려다
손톱 사이에 밥풀 장착, 앉은 자세로 뛰어오르면서 매트리스 커버 씌우기 등'
이름 없는 집안일이 너무나 많음을 깨달았대요.
이러다 보니 끝도 없고 성취감도 없고요.
그래서 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붙이자고 결심했고 그 결과물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지었습니다>는 하루 흐름에 맞춰
아침, 낮, 저녁, 밤 순서대로 집안일을 소개합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고 마음에 끌리는 부분만 읽어도 좋습니다.
우리 집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책과 비추어 보면서 공감하면 됩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칭찬하세요.
읽으면서 공감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이제 집안일을 하면서 이 책에 실린 이름 없는 집안일을 떠올려 봅니다.
지금껏 무의식중에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때마다 이렇게 일을 많이 했음을 칭찬하고 자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봅시다.
이름 없는 집안일을 언어로 표현했고, 저자가 붙인 새로운 '이름'이 아래에 있습니다.
집안일의 소유 시간과 이 일을 하는 심리적 부담을 나타낸 수치인 '이걸 어째 지수'도 확인하세요.
자신의 모습과 닮은 '만화'와 공감되는 '해설'도 살펴보고,
'콕콕 살림 조언'도 참고하면 집안일도 부담이 줄어들 겁니다.
더불어 이 책에 실리지 않은 수많은 이름 없는 집안일을 발견하고
이름을 붙여서 SNS에 올리세요.
다른 사람들의 공감과 발견하지 못한 다른 집안일의 반응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끼리 같이 읽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름 없는 집안일은 집안일을 하는 당사자 눈에만 보이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에 가족끼리 이 책을 읽으며 집안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먼저 공감하고,
나아가 어떻게 집안일을 분담할지도 이야기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도 주부로 20년을 살면서 뭐 했나 돌아보면 단순하게 집안일을 했다고 퉁쳤습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기도 어렵고, 그렇게 세부적으로 말하는 것도 귀찮고,
그것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었죠.
더욱 중요한 것은 집안일은 하면 표시가 나지 않지만
안 하면 표시가 나기 때문에 깨끗한 상태의 현상 유지를 하는 것이
저에겐 정말 최선이고 존경받을 정도였습니다.
TV나 SNS에 나온 사람처럼 솜씨 좋게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그저 집안일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하지만 그것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이런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결과물도 나오지 않는 집안일이다 보니
의욕도 나지 않고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름 없는 집안일에 이름을 지었습니다>처럼 이름을 붙이니 의욕이 생깁니다.
왠지 무슨 일을 하고 있다는, 그렇다고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내 행동에 목적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완료될 때까지 힘이 솟고 뿌듯한 기분도 납니다.
이 책은 집안일을 하는 주부뿐만 아니라
집안일의 혜택을 받는 가족들에게 꼭 추천할 책입니다.
더 나아가서 집안일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사회 전체도 읽어야 할 책입니다.
가정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들도 존경스럽고 대단한 일임을
자신부터 인정하고 자신을 칭찬해야 합니다.
"매일 애쓰는 나 자신, 오늘도 대단해!"라고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