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 3
이시우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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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소설 창작 그룹 괴이학회의 창립 멤버고, 

딥러닝 AI 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작품들을 쓰고 있는 이시우 작가, 

주물 공장에서 10년 넘게 근무했고 2017년 12월 27일 "김동식 소설집" 시리즈를 

출간하며 전업작가로 활동 중인 김동식 작가, 

영화 '숨바꼭질', '장산범'을 연출한 허정 작가, 

"밤의 이야기꾼들", "살롱 드 홈즈", "뒤틀린 집" 등의 장편과 

다수의 단편집 등을 쓴 전건우 작가,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조예은 작가,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 우수상을,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한 남유하 작가, 

여섯 작가가 모여 저마다의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도시, 청년, 호러>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아래쪽'은 휴무일은 없지만 매일 오후 9시~12시까지 

딱 세 시간만 일하면 되며 급여가 상당히 괜찮은 일자리를 시작한 

주인공 신입의 이야기입니다. 

서울시 관할이라는 문구가 적힌 맨홀 뚜껑을 열어 아래쪽으로 내려갑니다. 

3인 1조로 팀장과 주인공 신입이 아래쪽으로 내려가 관로를 걸으면서 

봉인지를 떼고 새로 가져간 봉인지를 붙입니다. 

주사는 위쪽에서 걸어가면서 아래쪽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경우 

사다리를 내려줍니다. 

아래쪽 사람은 관로의 숫자가 바뀔 때마다 위치를 보고해야 하고요. 

들어보면 쉬운 일이지만 막상 깜깜한 아래쪽을 걸어가니 온갖 소리가 들립니다. 

관로는 외부에서 전파되는 소리를 증폭시키는 악기처럼 작용했고, 

신음 같은 소리도, 누군가 돌벽을 손톱으로 긁어대는 소리도 들립니다.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걸어가라는 팀장의 말에 주인공은 앞만 보고 걸어갔습니다. 

팀장이 봉인지를 떼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데 

통로 저 너머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신음도 들립니다. 

아래쪽은 무엇을 하는 장소고, 알 수 없는 정체는 누구일까요.


여섯 번째, '화면 공포증'은 영화관 데이트를 하던 중에 어떤 사람이 

갑자기 스크린으로 나가더니 스크린을 들이받아 죽었고, 

그 이유가 화면 공포증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화면 공포증은 발생하고 나면 단계적으로 증상이 심화되는데 1단계는 

화면을 보면 불쾌감이 들고 눈의 피로, 안구 통증, 구토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납니다. 

2단계로 타인이 보지 못하는 검은 점을 화면에서 보며, 

환청이 들리는 3단계를 지나 극도의 공포를 느끼면서 환각을 보는 4단계를 거쳐 

5단계엔 화면으로 충돌합니다. 

이런 공포증이 있음을 알게 된 주인공은 무서워졌고, 

회사에서 어떤 신입이 저 너머로 가야 한다며 모니터에 머리를 받고 죽는 모습을 봅니다. 

머리에 통증이 생기며 구토가 치밀어 올랐고 모니터에서 검은 점이 점점 커지기에 

결국 조퇴하고 안과에 들렸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지하철을 탔더니 누군가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검은 점, 통증, 환청은 2단계 증상이고, 공포를 느끼는 주인공, 

지하철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봐도 모두가 핸드폰을 보고, 

바깥은 광고판과 전광판뿐입니다. 

택시를 타니 내비게이션도 화면이라 꺼달라고 부탁하고 겨우 집으로 왔습니다. 

주인공은 화면 공포증을 겪고 있는 걸까요. 

보통 무섭다면 피하려고 하지 화면에 충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도시, 청년, 호러>는 2021년 안전가옥이 기획, 개발하고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 연재한 여섯 편의 이야기를 모은 책입니다. 

독자 연령층이 쉽게 공감할 법한 소재와 주제를 담은 이야기와 

호러 장르를 담아 기획하고, 작가들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걸어가면서 보는 맨홀 뚜껑 속 아래쪽엔 어떤 일이 있는지, 

제일 안전해야 할 집이 공포의 공간이 되면 어떤지, 

자신의 미래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외면하다가 

결국엔 자신도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야기, 

직장 생활을 하지만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에서 오는 

무서움을 보여주는 이야기,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집주인에게 말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주지 않으면서 갈등이 심해지는 이야기, 

온갖 공포증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화면 공포증이 생긴다면 어떨까 

가정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진정한 공포는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항상 볼 수 있는 곳에서 벌어지는 것이 더욱 무섭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우리의 일상에도 어떤 공포가 있을지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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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17 미래의 문학 3
새뮤얼 딜레이니 지음, 김상훈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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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4월 1일 미국 뉴욕시 할렘에서 태어난 저자는 

19세의 나이에 "앱터의 보석"을 출간, 프로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10년간 다채로운 은유와 동시대적 슬랭을 구사한 

다중적이고도 지적인 환상소설과 SF를 발표, 뉴웨이브 운동이 일어나던 

미국 SF계에서 로저 젤라즈니와 함께 최고의 신인으로 부상했습니다. 

60대 중반부터 SF 창작에 주력, 언어학 SF인 <바벨-17>과 

신화 SF인 "아인슈타인 교점"으로 잇달아 네뷸러 상을 수상했으며, 

1968년에는 아메리칸 뉴웨이브의 금자탑으로 회자되는 

메타 스페이스오페라 "노바"를 출간합니다. 

중단편 부문에서는 데뷔 단편으로 네뷸러 상을, 

"시간은 준보석의 나선처럼"으로 휴고 상과 네뷸러 상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하며 

SF 사에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가 쓴 <바벨-17>를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사고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의도적인 파괴 공작이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68년 12월 이래 동맹 전체에서 발생한, 그 대상은 군함일 때도 있었고, 

우주 해군의 조선소였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중요한 장비의 고장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폭발로 중요 인물이 사망한 적도 두 번 있었고, 

필수적인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에서도 몇 번이나 문제의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각각의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그리고 일어나던 중에, 그리고 그 직후에, 

해당 구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대량의 전파 교신이 감지됐습니다. 

수신 범위는 몇백 야드밖에는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따금 초정지 공간 채널이 몇 광년에 걸쳐 먹통이 될 정도로 

폭발적인 것들도 있습니다. 

군에서는 가장 최근 일어났던 세 번의 사고 때 발생했던 전파 교신을 기록했고, 

그것에 임시로 '바벨-17'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암호부에서 한 달 넘게 해독하려고 했으나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고, 

동료들은 6년 전 일을 그만둔 리드라 웡에게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책임자 포레스터 장군은 한 행씩 띄어서 타이프 친 열 쪽짜리 보고서를 그녀에게 보냈고, 

오늘 만나게 되었습니다. 

리드라는 그에게 바벨-17은 독립적인 언어라고 말합니다. 

이 짧은 보고서로는 다 알아볼 수 없기에 무선 교신 기록의 원본과 

예의 사고들하고 교신 기록을 초 단위까지 대비시킨 보고서를 달라고 요구합니다. 

장군은 승낙을 했고, 내일 방문하라고 합니다.


리드라 웡의 아버지는 천왕성 너머에 있는 X-11-B 우주센터의 통신 기사고 

어머니는 외세계 법정의 통역사였습니다. 

42년에 가족이 소행성인 천왕성-XXVⅡ로 이사를 갔고, 

12살 즈음에 지구의 일곱 언어를 말할 수 있었고, 

다섯 개의 외계 언어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2차 엠바고 때 양친을 모두 잃었고, 영양실조와 좌골 신경병이 병발해 

지구에 사는 숙부님 집으로 와서 신경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났을 때 완전한 언어 기억력을 손에 넣었고, 절대음감까지 생겨, 

그 능력으로 정부에 취직해 번역을 했고, 암호부에 가게 되었습니다. 

19살 무렵에 자신의 재능을 의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땐 어떤 암호든 깰 수 있는 여자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결혼을 한 뒤 시를 쓰기 시작해 3년 뒤 첫 번째 시집을 냈습니다. 

그리고 26살 지금 그녀는 다섯 은하에 결친 수많은 세계에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바벨-17을 보고 재능으로 다음 사고가 어디서 일어날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침략자들이 계획하고 있는 다음 번 파괴 공작 장소에 우주선을 몰고 

승무원들과 함께 갈 생각입니다. 

자신은 누가 이 언어를 말하는지 알아내고 싶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주선의 선장 면허를 가지고 있는 리드라는 조종사, 1, 2, 3항법사를 모으고, 

플래툰과 슬러그를 요청해 우주로 날아갑니다.


이제 이들은 우주에서 어떤 일들을 맞이하게 될지, 

바벨-17엔 어떤 비밀이 있을지, <바벨-17>에서 확인하세요.




문학사적인 의의를 갖추고 읽는 재미를 겸비한 해외 과학소설의 고전과 

최신작을 충실한 해설을 곁들여 소개하는 폴라북스의 SF 총서 

'미래의 문학' 시리즈에서 SF계의 천재 작가인 새뮤얼 딜라이니 작품을 

처음으로 한국에 선보인다는 점은 더욱 뜻깊습니다. 

저자의 작품과 수상 경력을 보면 더욱 일찍 번역되어 

우리나라에 소개했어야 마땅했는데, 이제까지 그런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니 

놀랍고, 이제껏 그를 몰랐던 것이 부끄럽습니다. 

새뮤얼 딜라이니는 백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그것도 SF 문단에서 흑인 작가이자, 

신화 SF 작가의 거장으로 불리는 로저 젤라즈니 생전의 

최대 라이벌이자 좋은 친구였습니다. 

80대인 지금도 기호론과 문학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이고, 

유능한 수학자이자 뛰어난 뮤지션이며, 뉴웨이브 운동의 전설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작가의 세계관에 몰입하기 위해선 뛰어난 상상력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많이 부족하지만 외계인들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들에게 닿기 위한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언어학 SF의 매력을 충분히 뽐내고 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들었던 언어가 

모든 생각과 세계를 배우는 기초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삽니다. 

다른 문화권에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보면 

문화권에 따라 의미를 주는 생각이 달랐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은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세계를, 우주를 보는 방식을 배웁니다. 

언어는 사고를 표현하고, 사고 그 자체입니다. 

<바벨 - 17>을 읽으며 외계 종족을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떤 언어로, 또는 몸짓으로 그들에게 첫인상을 남기게 할지를 상상하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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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무늬 상자 특서 청소년문학 27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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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원에서 태어난 저자는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기며 자랐습니다.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 대와 이십 대를 보냈습니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밀례"로 등단했고, 

2011년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붉은 무늬 상자>를 보겠습니다.



벼리는 심한 아토피를 앓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단체 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아토피 증상은 해를 갈수록 심해졌고, 

벼리의 엄마는 여러 가지 노력을 했으나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벼리의 또래들이 벼리를 병을 옮기는 고약한 바이러스 취급을 해 

가까이 가지 않고, 어디가 아프냐며 물어보기 일쑤입니다. 

또한 유치원이나 학교 선생님도 

세상 다루기 까다로운 유리그릇을 맡은 것처럼 난감해합니다. 

그야말로 벼리가 요주의 인물이 됩니다. 

너무 배려하는 것도 배려가 아니라 무례일 수 있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했습니다. 

배려라는 명목하에 그만큼 벼리를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벼리 엄마는 벼리의 육아일기를 블로그에 계속 올렸고, 

비슷한 증상을 가진 엄마들과 서로 위로하며 온라인에서 끈끈한 정을 나눴습니다. 

온라인 이웃 중 산골학교인 이다학교를 소개받았고, 

이곳으로 전학 온 후 어느 정도 지나자 아토피가 거짓말처럼 좋아졌습니다. 

아주 말끔하진 않지만 서울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눈에 띄게 호전되었습니다. 

무슨 요인으로 좋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벼리도 불만을 붙이지 않고 이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 동네 아이들은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것도 한 반밖에 없기 때문에 평생을 함께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의 첫인상은 폐쇄적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외부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했습니다. 

벼리는 학기가 시작되면 기숙사에 들어가 주말에 서울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날도 겨울 방학을 끝내고 중3 새 학기가 시작되어 

기숙사에 짐을 넣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엄마가 차를 세워 

도로를 건너더니 같이 가자고 합니다. 

은사리에 위치한 이 집은 호위무사가 마당 바깥을 둘러싸고 

안에는 병사가 도열하듯 나무가 빼곡했습니다. 

비워둔 지 꽤 오래된 폐가로 살림살이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중 단연 눈에 띈 건 마루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여자 구두입니다. 

가지런히 모아둔 그대로, 삭아가는 가죽 구두였습니다. 

집의 오른 편은 약간 허물어져 있습니다. 

지붕 한쪽 끝이 내려져 있지만 대들보가 있는 덕에 완전히 주저앉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다 간 것인지 벼리도 궁금해집니다.


엄마는 이 집이 마음에 드는지 그 집을 사기로 결정합니다. 

당장 그날 마을의 이장에게 전화를 해 땅 주인과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 집의 소유주는 이미 몇 다리 거쳐 넘어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집은 그대로 둔 채 소유주만 여러 차례 바뀐 집, 

왜 아무도 이 집을 건드리지 않고 놔둔 것인지 벼리는 궁금합니다. 

행정상 문제가 있는 땅도 아니라고 합니다. 

이다학교의 학부형이 정착한다는 말에 이장은 더욱 호의를 가지고 적극적입니다. 

벼리를 위해서라는 말에 아빠도 찬성을 하고 

엄마는 이 집을 직접 복원하고 싶다고 선언합니다. 

이 집을 보자마자 기시감을 잊을 수 없다며, 

이 집에 살던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고, 

어쩌다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는지 헤아려보게 됐다며, 

예의를 다하는 마음으로 벼리와 엄마가 직접 치웁니다. 

아빠는 당분간 맡은 프로젝트 때문에 시간 날 때 같이 돕겠다고 합니다. 

벼리는 이 집의 'before/after'를 블로그에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을 잘 살펴주고 위무해 주고 싶다는 엄마의 말과 

평소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벼리가 마음을 합쳤지요. 

정원도 정리하고, 안 보이던 대문도 찾고, 

무너진 오른 편에서 발견된 붉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엄마와 벼리는 귀한 물건을 다루듯 상자를 올렸고, 

삭아가는 구두 옆에 상자를 놓았습니다. 

둘은 그 상자를 쉽게 열지 못합니다. 

암묵적인 약속처럼 함부로 열지 않았습니다. 

그때 엄마는 벼리에게 이 집에 살던 17살 딸이 죽었다고 말합니다. 

집을 살 때 이장에게 들었다면서요. 

왜 죽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런 소문이 문제가 되지 않다고 엄마는 말합니다.


붉은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강여울의 일기를 읽으며, 

벼리는 전학 와서 자신에게 호의를 보낸 세나를 

구설수 때문에 외면한 사실과 오버랩됩니다. 

이제 벼리는 어떻게 행동할지, <붉은 무늬 상자>에서 확인하세요.




남의 일에 간섭해도, 여러 사람이 하는 일에 동조하지 않아도, 

자기 할 일만 하고 공부만 해도 왕따의 조건이 됩니다. 

잘난 체해도, 있는 체해도, 못나도, 지나치게 가난해도, 튀어도, 

냄새가 나도, 지저분해도, 아파도, 어떤 때는 쳐다만 봐도 따돌림의 표적이 됩니다. 

마치 출구가 없는 곳에 갇혀 누군가를 타깃 삼고 

미워해야지만 살아갈 수 있는 이상한 동물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왕따를 당하고,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용기를 내라는 말을 하기에도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겐 그 세계가 전부이고, 그 세계에서 외면을 당하면 

살기 힘들 만큼 힘들기 때문이죠. 

누군가 자신을 보며 수군거리고,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그런 말로 자신을 판단한다면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붉은 무늬 상자>에서 그 힘든 일을 어떻게 극복하고 

용기를 내서 편견에 맞서는지 볼 수 있습니다. 

16살 소녀 벼리와 세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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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한국 근대사 - 조선, 세계의 화약고 EBS CLASS ⓔ
신효승 지음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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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국가의 주체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을 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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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한국 근대사 - 조선, 세계의 화약고 EBS CLASS ⓔ
신효승 지음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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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를 중심으로 격동의 한국 근대사를 풀어내는 역사학자인 저자는 현재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다양한 저술 활동과 강연을 통해 한국 근대사를 해석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가 쓴 한국사 <전쟁으로 보는 한국 근대사>를 보겠습니다.



프랑스 선교사가 처형된 것을 구실로 프랑스는 파병을 보냈고, 병인박해와 관련해 책임자의 처벌과 통상 수교 등을 조선에 요구했습니다. 조선 정부는 프랑스의 요구를 거절했으며 프랑스 함대와 군대의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프랑스 군대는 강화도를 약탈했고, 한강으로 이어지는 조운을 봉쇄했습니다. 조선은 군대를 동원해 도성과 한강의 수비를 강화하고, 김포 등에 집결해 강화도의 탈환을 모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군은 강화도의 갑곶진과 염하를 두고 마주한 문수산성을 공격했지만 패배하면서 내륙으로 이어지는 교두보 마련에 실패했습니다. 반면 조선군은 강화도 정족산성의 점령과 이어진 전투에서 승리하며 강화도 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고, 이를 발판으로 프랑스군의 철수를 이끌어내며 병인양요는 끝나게 되었습니다. 이 전쟁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조선이 프랑스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흥선대원군을 비롯한 조선의 위정자들은 마치 조선이 승리한 것처럼 백성을 기만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교과서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병인양요를 서술했습니다. 그 당시 서구 열강의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베이징 주재 프랑스 공사 대리는 승리를 주장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선과 프랑스 모두 서로 패배를 주장하는 이 상황에서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일까요.


독립 전쟁사에서 청산리대첩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한국사 교과서에서 청산리대첩은 무장 독립운동 사상 최대 규모의 승리를 거둔 전투이자 민족의 자주독립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전투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산리대첩을 통해 당시 국제 상황을 살펴볼 수 있을까요. 청산리대첩을 국제 정세 속에서 그 가치를 살펴보아야 한국사를 넘어 세계사적 측면에서 우리 독립운동사가 갖고 있는 가치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 국제 정세 속에서 청산리대첩이 갖고 있는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여전히 독립을 위한 여정에 있습니다. <전쟁으로 보는 한국 근대사>는 독립의 여정이 시작되는 시기를 전후해 벌어진 병인양요, 신미양요, 강화도조약, 청불전쟁, 청일전쟁, 대한제국의 군대, 러일전쟁, 의병, 봉오동전투, 청산리 전역과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조선은 19세기 말에 세계 질서에 편입되었고, 이 과정에서 일제뿐만 아니라 서구 열강의 간섭도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벌어진 전쟁이 두 차례의 양요입니다. 이후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을 거치면서 일제의 간섭과 속박이 본격화되었고, 결국 1907년 군대가 해산되면서 국가의 존립을 유지할 수단이 상실하게 됩니다. 근대의 군사혁명은 국민이 전쟁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병인양요부터 청산리 전역까지 우리 근대사를 돌이켜볼 수 있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이를 통해 국민이 국가의 주체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을 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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