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무늬 상자 특서 청소년문학 27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충북 청원에서 태어난 저자는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기며 자랐습니다.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 대와 이십 대를 보냈습니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밀례"로 등단했고, 

2011년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붉은 무늬 상자>를 보겠습니다.



벼리는 심한 아토피를 앓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단체 생활을 하면서 시작된 아토피 증상은 해를 갈수록 심해졌고, 

벼리의 엄마는 여러 가지 노력을 했으나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벼리의 또래들이 벼리를 병을 옮기는 고약한 바이러스 취급을 해 

가까이 가지 않고, 어디가 아프냐며 물어보기 일쑤입니다. 

또한 유치원이나 학교 선생님도 

세상 다루기 까다로운 유리그릇을 맡은 것처럼 난감해합니다. 

그야말로 벼리가 요주의 인물이 됩니다. 

너무 배려하는 것도 배려가 아니라 무례일 수 있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했습니다. 

배려라는 명목하에 그만큼 벼리를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벼리 엄마는 벼리의 육아일기를 블로그에 계속 올렸고, 

비슷한 증상을 가진 엄마들과 서로 위로하며 온라인에서 끈끈한 정을 나눴습니다. 

온라인 이웃 중 산골학교인 이다학교를 소개받았고, 

이곳으로 전학 온 후 어느 정도 지나자 아토피가 거짓말처럼 좋아졌습니다. 

아주 말끔하진 않지만 서울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눈에 띄게 호전되었습니다. 

무슨 요인으로 좋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벼리도 불만을 붙이지 않고 이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 동네 아이들은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것도 한 반밖에 없기 때문에 평생을 함께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의 첫인상은 폐쇄적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외부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했습니다. 

벼리는 학기가 시작되면 기숙사에 들어가 주말에 서울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날도 겨울 방학을 끝내고 중3 새 학기가 시작되어 

기숙사에 짐을 넣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엄마가 차를 세워 

도로를 건너더니 같이 가자고 합니다. 

은사리에 위치한 이 집은 호위무사가 마당 바깥을 둘러싸고 

안에는 병사가 도열하듯 나무가 빼곡했습니다. 

비워둔 지 꽤 오래된 폐가로 살림살이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중 단연 눈에 띈 건 마루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여자 구두입니다. 

가지런히 모아둔 그대로, 삭아가는 가죽 구두였습니다. 

집의 오른 편은 약간 허물어져 있습니다. 

지붕 한쪽 끝이 내려져 있지만 대들보가 있는 덕에 완전히 주저앉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다 간 것인지 벼리도 궁금해집니다.


엄마는 이 집이 마음에 드는지 그 집을 사기로 결정합니다. 

당장 그날 마을의 이장에게 전화를 해 땅 주인과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 집의 소유주는 이미 몇 다리 거쳐 넘어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집은 그대로 둔 채 소유주만 여러 차례 바뀐 집, 

왜 아무도 이 집을 건드리지 않고 놔둔 것인지 벼리는 궁금합니다. 

행정상 문제가 있는 땅도 아니라고 합니다. 

이다학교의 학부형이 정착한다는 말에 이장은 더욱 호의를 가지고 적극적입니다. 

벼리를 위해서라는 말에 아빠도 찬성을 하고 

엄마는 이 집을 직접 복원하고 싶다고 선언합니다. 

이 집을 보자마자 기시감을 잊을 수 없다며, 

이 집에 살던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고, 

어쩌다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는지 헤아려보게 됐다며, 

예의를 다하는 마음으로 벼리와 엄마가 직접 치웁니다. 

아빠는 당분간 맡은 프로젝트 때문에 시간 날 때 같이 돕겠다고 합니다. 

벼리는 이 집의 'before/after'를 블로그에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을 잘 살펴주고 위무해 주고 싶다는 엄마의 말과 

평소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벼리가 마음을 합쳤지요. 

정원도 정리하고, 안 보이던 대문도 찾고, 

무너진 오른 편에서 발견된 붉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엄마와 벼리는 귀한 물건을 다루듯 상자를 올렸고, 

삭아가는 구두 옆에 상자를 놓았습니다. 

둘은 그 상자를 쉽게 열지 못합니다. 

암묵적인 약속처럼 함부로 열지 않았습니다. 

그때 엄마는 벼리에게 이 집에 살던 17살 딸이 죽었다고 말합니다. 

집을 살 때 이장에게 들었다면서요. 

왜 죽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런 소문이 문제가 되지 않다고 엄마는 말합니다.


붉은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강여울의 일기를 읽으며, 

벼리는 전학 와서 자신에게 호의를 보낸 세나를 

구설수 때문에 외면한 사실과 오버랩됩니다. 

이제 벼리는 어떻게 행동할지, <붉은 무늬 상자>에서 확인하세요.




남의 일에 간섭해도, 여러 사람이 하는 일에 동조하지 않아도, 

자기 할 일만 하고 공부만 해도 왕따의 조건이 됩니다. 

잘난 체해도, 있는 체해도, 못나도, 지나치게 가난해도, 튀어도, 

냄새가 나도, 지저분해도, 아파도, 어떤 때는 쳐다만 봐도 따돌림의 표적이 됩니다. 

마치 출구가 없는 곳에 갇혀 누군가를 타깃 삼고 

미워해야지만 살아갈 수 있는 이상한 동물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왕따를 당하고,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용기를 내라는 말을 하기에도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겐 그 세계가 전부이고, 그 세계에서 외면을 당하면 

살기 힘들 만큼 힘들기 때문이죠. 

누군가 자신을 보며 수군거리고,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그런 말로 자신을 판단한다면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붉은 무늬 상자>에서 그 힘든 일을 어떻게 극복하고 

용기를 내서 편견에 맞서는지 볼 수 있습니다. 

16살 소녀 벼리와 세나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