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17 미래의 문학 3
새뮤얼 딜레이니 지음, 김상훈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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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4월 1일 미국 뉴욕시 할렘에서 태어난 저자는 

19세의 나이에 "앱터의 보석"을 출간, 프로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10년간 다채로운 은유와 동시대적 슬랭을 구사한 

다중적이고도 지적인 환상소설과 SF를 발표, 뉴웨이브 운동이 일어나던 

미국 SF계에서 로저 젤라즈니와 함께 최고의 신인으로 부상했습니다. 

60대 중반부터 SF 창작에 주력, 언어학 SF인 <바벨-17>과 

신화 SF인 "아인슈타인 교점"으로 잇달아 네뷸러 상을 수상했으며, 

1968년에는 아메리칸 뉴웨이브의 금자탑으로 회자되는 

메타 스페이스오페라 "노바"를 출간합니다. 

중단편 부문에서는 데뷔 단편으로 네뷸러 상을, 

"시간은 준보석의 나선처럼"으로 휴고 상과 네뷸러 상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하며 

SF 사에 족적을 남겼습니다. 그가 쓴 <바벨-17>를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사고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의도적인 파괴 공작이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68년 12월 이래 동맹 전체에서 발생한, 그 대상은 군함일 때도 있었고, 

우주 해군의 조선소였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중요한 장비의 고장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폭발로 중요 인물이 사망한 적도 두 번 있었고, 

필수적인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에서도 몇 번이나 문제의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각각의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그리고 일어나던 중에, 그리고 그 직후에, 

해당 구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대량의 전파 교신이 감지됐습니다. 

수신 범위는 몇백 야드밖에는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따금 초정지 공간 채널이 몇 광년에 걸쳐 먹통이 될 정도로 

폭발적인 것들도 있습니다. 

군에서는 가장 최근 일어났던 세 번의 사고 때 발생했던 전파 교신을 기록했고, 

그것에 임시로 '바벨-17'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암호부에서 한 달 넘게 해독하려고 했으나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고, 

동료들은 6년 전 일을 그만둔 리드라 웡에게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책임자 포레스터 장군은 한 행씩 띄어서 타이프 친 열 쪽짜리 보고서를 그녀에게 보냈고, 

오늘 만나게 되었습니다. 

리드라는 그에게 바벨-17은 독립적인 언어라고 말합니다. 

이 짧은 보고서로는 다 알아볼 수 없기에 무선 교신 기록의 원본과 

예의 사고들하고 교신 기록을 초 단위까지 대비시킨 보고서를 달라고 요구합니다. 

장군은 승낙을 했고, 내일 방문하라고 합니다.


리드라 웡의 아버지는 천왕성 너머에 있는 X-11-B 우주센터의 통신 기사고 

어머니는 외세계 법정의 통역사였습니다. 

42년에 가족이 소행성인 천왕성-XXVⅡ로 이사를 갔고, 

12살 즈음에 지구의 일곱 언어를 말할 수 있었고, 

다섯 개의 외계 언어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2차 엠바고 때 양친을 모두 잃었고, 영양실조와 좌골 신경병이 병발해 

지구에 사는 숙부님 집으로 와서 신경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났을 때 완전한 언어 기억력을 손에 넣었고, 절대음감까지 생겨, 

그 능력으로 정부에 취직해 번역을 했고, 암호부에 가게 되었습니다. 

19살 무렵에 자신의 재능을 의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땐 어떤 암호든 깰 수 있는 여자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결혼을 한 뒤 시를 쓰기 시작해 3년 뒤 첫 번째 시집을 냈습니다. 

그리고 26살 지금 그녀는 다섯 은하에 결친 수많은 세계에서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바벨-17을 보고 재능으로 다음 사고가 어디서 일어날 것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래서 침략자들이 계획하고 있는 다음 번 파괴 공작 장소에 우주선을 몰고 

승무원들과 함께 갈 생각입니다. 

자신은 누가 이 언어를 말하는지 알아내고 싶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주선의 선장 면허를 가지고 있는 리드라는 조종사, 1, 2, 3항법사를 모으고, 

플래툰과 슬러그를 요청해 우주로 날아갑니다.


이제 이들은 우주에서 어떤 일들을 맞이하게 될지, 

바벨-17엔 어떤 비밀이 있을지, <바벨-17>에서 확인하세요.




문학사적인 의의를 갖추고 읽는 재미를 겸비한 해외 과학소설의 고전과 

최신작을 충실한 해설을 곁들여 소개하는 폴라북스의 SF 총서 

'미래의 문학' 시리즈에서 SF계의 천재 작가인 새뮤얼 딜라이니 작품을 

처음으로 한국에 선보인다는 점은 더욱 뜻깊습니다. 

저자의 작품과 수상 경력을 보면 더욱 일찍 번역되어 

우리나라에 소개했어야 마땅했는데, 이제까지 그런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니 

놀랍고, 이제껏 그를 몰랐던 것이 부끄럽습니다. 

새뮤얼 딜라이니는 백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그것도 SF 문단에서 흑인 작가이자, 

신화 SF 작가의 거장으로 불리는 로저 젤라즈니 생전의 

최대 라이벌이자 좋은 친구였습니다. 

80대인 지금도 기호론과 문학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이고, 

유능한 수학자이자 뛰어난 뮤지션이며, 뉴웨이브 운동의 전설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작가의 세계관에 몰입하기 위해선 뛰어난 상상력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많이 부족하지만 외계인들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들에게 닿기 위한 모험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언어학 SF의 매력을 충분히 뽐내고 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들었던 언어가 

모든 생각과 세계를 배우는 기초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삽니다. 

다른 문화권에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보면 

문화권에 따라 의미를 주는 생각이 달랐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은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세계를, 우주를 보는 방식을 배웁니다. 

언어는 사고를 표현하고, 사고 그 자체입니다. 

<바벨 - 17>을 읽으며 외계 종족을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떤 언어로, 또는 몸짓으로 그들에게 첫인상을 남기게 할지를 상상하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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