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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평점 :
1960년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출생한 저자는 1991년 "발롱타운의 살인"으로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 입선하며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안락의자 탐정 아치", "야옹 탐정" 시리즈, "참견", "은행나무 언덕",
"사랑 사라지고 있습니다", "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수상한 목욕탕>을 보겠습니다.
아버지가 병사한 것은 3년 전, 운영하고 있던 작은 회사가
도산하면서 생긴 빚을 간신히 모두 갚은 직후였습니다.
사쿠마 리오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는
부모님도, 집도, 물론 부모의 유산도 없이 취직한 회사의 월급으로
여동생 사쿠마 사오와 둘이 사는 살림의 생계를 꾸러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16살이었던 사오는 어려서부터 조금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글자가 계산은 빨리 배우는데,
낯을 많이 가리고 낯선 곳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6년 내내 친구를 사귀지 못했고 중학교에서는
2학년 때 반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등교를 거부하면서
어찌어찌 들어가게 된 고등학교도 금방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체구가 왜소하고 둥근 얼굴 모양에 사랑스러운 생김새의 미소녀로
엄마를 닮은 모습의 여동생은 그때 이후로 아버지가 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가정부 아주머니에게 집안일의 기본을 배우라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배운 후로 사오는 집안일을 잘하게 되었고
가정부 아주머니를 고용할 여유가 없어진 뒤로는 대부분의 일을
사오가 맡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요리를 잘하는데,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여름에 리오가 근무하는 회사가 경영을 축소하며 소속된 부서도 없어지게 됩니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기술 자료 번역을 외주로 받을 수 있지만
수입이 줄어들어,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해야 합니다.
어머니의 기일이라 묘지에 온 둘에게
기도 법률 사무소 조수 구라이시 토오루가 인사를 합니다.
함께 기도 변호사의 사무실로 가서 어머니가 집안 사정으로
자식이 없는 부부에게 입양이 되었는데, 친오빠가 병으로 남은 생이 얼마 없음을 알게 되어
친동생인 어머니의 행방을 찾았답니다.
의뢰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 결과 17년 전에 사망했고 결혼해서
두 딸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나다 씨는
딸들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을 때 불의의 사고로 죽었습니다.
스나다 씨는 독신이고 돌아가신 엄마 외엔 다른 형제분도 없어서,
유일한 혈육인 리오와 사오에게 유산을 상속해달라고 했답니다.
외삼촌인 그에겐 옛날식 공중목욕탕 건물과 그 토지가 있었고,
목욕탕을 경영하고 근무하는 두 직원을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상속 조건을 걸었습니다.
기도 변호사와 함께 '행운 목욕탕'을 방문한 두 사람은
30대 정도로 보이는 미나카타 글렌과 엘렌 남매 직원을 만납니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생김새만 보더라도 외국인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전처럼 목욕탕 일과 물품 구입, 장부 기록 등은 두 남매가 알아서 할 테니,
확인만 하고 목욕탕 카운터만 보면 된다고 합니다.
리오와 사오는 목욕탕 건물 뒤편에 작은 집으로 옮겼고,
리오는 오전엔 외주 받은 번역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1시 반쯤에 목욕탕 카운터에 앉습니다.
그전에 출근한 직원 둘은 목욕탕 청소를 하고 불을 지펴 문 열 준비를 했고
2시에 문을 열면 단골 어르신들이 들어옵니다.
저녁을 먹는 동안 직원에게 카운터를 부탁하고,
다시 돌아와 11시쯤에 문을 닫고 카운터 주변을 대충 정리하고
나머지는 두 사람에게 맡기고 집으로 옵니다.
단골손님들은 스나다 씨에게 마음에 걸린 수수께끼들을 상담했습니다.
리오에게 물어봐도 소용이 없겠지만 오오니씨는
자신이 돌봐주던 두 살 난 손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요. 손님들이 물어보는 것들은 다양했지만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안 나오는 그런 고민들을 스나다 씨에게 하면
답을 찾아내서 깔끔하게 해결해 줄 때가 많았답니다.
손자의 이야기를 들은 리오는 집에 가서 동생 사오에게 말했고,
사오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를 유추합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동생의 부탁에,
오오니 씨에게 리오가 생각한 것처럼 사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고,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그 후로 단골손님들이 종종 상담을 의뢰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오는 명탐정 같다고 사오를 칭찬했고, 사오는 자신이 동경하는 직업이라고 고백합니다.
탐정사무소 간판은 내걸지 않았지만 손님들의 고민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자 규칙을 정했습니다.
목욕탕을 방문한 손님이 '상담'을 희망한다고 암시했을 때
목욕 후에 자세히 말해달라고 말한 뒤 사오에게 전화를 걸어 벨을 세 번 울린 다음 끊습니다.
사오는 뒷문 쪽으로 와서 적당한 타이밍에 카운터 아래에 웅크려 앉고
목욕을 마치고 온 손님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손님이 떠나면 집으로 가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방금 들었던 이야기의 해답을 생각해
리오에게 전했고, 그 손님이 다음에 방문할 때 답을 말해줍니다.
단골손님 이소베 씨의 상담, 세무사 미무라 씨의 의심, 외삼촌 죽음에 대한 의혹,
직원 엘렌에게 벌어진 사고 등의 이야기는 <수상한 목욕탕>에서 확인하세요.
존재도 몰랐던 외삼촌이 남긴 옛날 공중목욕탕,
'행운 목욕탕'을 갑자기 맡게 된 리오와 사오 자매는
외국인 직원 글렌과 엘렌 남매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카운터만 지키면 됩니다.
그렇게 목욕탕 건물 뒤의 집에서 생활하고 2시부터 11시 정도까지
목욕탕 카운터를 지키면서 생활하는 자매는 조금은 달라졌지만
전과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의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 듣고 그 해답을 풀어주며
자매는 기이한 일에 다가갑니다.
수상한 일은 손님들의 상담에서 끝나지 않고 목욕탕에서 벌어지며,
그 비밀은 자매를 놀라게 합니다.
깜찍한 반전을 품고 있는 목욕탕 미스터리, <수상한 목욕탕>.
수수께끼 같은 일상의 의문이 풀리고, 몸의 피곤도 풀리는 '행운 목욕탕'으로 목욕하러 가봅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