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식 아파트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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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단편소설 "미루나무 등대"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수박 맛 좋아", "꽃들의 대화"를 썼습니다. 

저자의 <복도식 아파트>를 보겠습니다.



연극배우 커플이었던 은영은 남편을 위해 연극을 포기하고 학습지 교사를 했습니다. 

결혼한 지 이 년 뒤에 재계약할 시점이 돌아오자 주인은 계약금을 올려달라 했고, 

친정아버지께 돈을 빌려 재계약을 했습니다. 

그 후로도 집값은 무섭게 올랐습니다. 

남편 정수는 집값이 폭락할 거라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이 년마다 집을 옮기며 살았고, 이사할 때마다 대출금은 늘었습니다. 

어느 날 갭투자란 말이 생겨났고, 그것으로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은영은 집을 사기로 마음을 정했고, 발품을 판 덕분에 

경기도에서 십오 년 된 59㎡ 복도식 아파트를 샀습니다. 

내 집 마련의 기쁨도 잠시, 15년 동안 잠잠하던 아파트 근처 매립지에 

작년부터 시가 시공사를 선정하고 공사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거래했던 부동산에 가서 확인하니 살 사람이 없어서 

시세가 삼천만원 정도 떨어졌다고 합니다.


옛날 은영의 엄마는 아파트 투자를 여러 채 했다가 외환위기 때 

아파트 가격이 반 토막 나서 궁지에 몰리자 결국 자살을 했습니다. 

살던 아파트는 경매로 넘어갔으나 빚은 남았고, 

엄마가 친척들에게 빌린 돈 때문에 친척들은 등을 돌렸습니다. 

은영과 아버지는 연고 없는 강원도로 갔고, 그곳에서 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은영은 극단에 들어갔고, 대학로 오디션에 합격해 서울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실력으로 살아남기 힘들어 이 년제 대학의 연극과에 진학해 

5살 연하인 현재 남편 정수를 만났습니다.


정수가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축하 기념으로 동네 식당에서 밥과 술을 먹었고, 둘은 오랜만에 취해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서 집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때 머리를 산발하고 입술이 터진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편의점을 향해 뛰어왔습니다. 

그 뒤로 식칼을 든 남자가 여자의 뒤를 쫓아왔습니다. 

놀란 은영과 정수는 편의점에 들어갔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자주 있는 일이라며 경찰에 신고했으니 걱정 말라고 합니다. 

문 앞에서 여자의 멱살을 움켜잡고 같이 죽자고 소리치는 남자를 향해 

은영은 뛰쳐나가 칼을 잡고 남자를 말렸습니다. 

그동안 여자가 일어나 파라솔 대를 뽑아 들더니 남자를 후려치기 시작했습니다. 

은영도 남자에게 발길질을 했고, 도착한 경찰은 

여자 둘이서 남자 하나를 폭행하는 장면만 봅니다. 

남자는 구급차에 실려가고 여자와 은영은 파출소로 연행되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은영에게 

여자가 빵집 3층에서 체육관을 운영한다며 정다은이라 소개합니다. 

가족도 경찰도 해주지 못한 걸 해줬다며, 자신도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워합니다. 

그렇게 만난 둘은 마음이 통했고, 

매립지 건설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반대투쟁위원회에 들어갔습니다.


영화에 출연한 정수가 투자금이 필요하다고 하고, 

반투위 사람들과 시에서 고용한 용역업체 사람들의 갈등은 심해지는데, 

뒤의 이야기는 <복도식 아파트>에서 확인하세요.




<복도식 아파트>는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입니다. 

예전엔 돈이 조금만 있거나 대출만 하면 누구나도 집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경제가 성장기일 때 부동산은 돈이 되었고, 

자기 돈도 아니고 은행 돈으로 집을 산 사람들은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을 시세차익으로 챙겼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500원 아끼고, 전기 아끼면서 사는 사람이 바보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뉴스에서, 주위에서, 온라인에서 마지막 기회라고 떠들다 보니 

무리해서라도 집을 산 사람은 1997년 IMF 때, 2007년 서브프라임 때 절망을 맛보았습니다. 

주인공 은영의 가족도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결혼을 한 은영은 이 년마다 집을 옮기며 살았지만 

전세금은 매번 올라갔고, 대출금은 늘어났습니다. 

큰맘을 먹고 경기도 외곽에 십 년이 넘은 복도식 아파트를 샀는데, 

시가 매립지에 공사를 시작한답니다. 

매립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동요했고, 

집값이 떨어질 거라 생각해 은영은 다시 절망에 빠집니다.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주는 안 좋은 요인이 생기면 

아파트 호가가 떨어지고, 그러면 당장 큰일이 나는 줄 압니다. 

실제로 그 아파트를 떠나는 주민이 많아지고 빈 집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그건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떠났던 주민의 수만큼 새로운 주민이 이사를 오고, 

안 좋은 요인들에 열을 올리는 주민들도 무덤덤해집니다. 

서서히 망각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사람들은 너무 쉽게 분노하고 너무 쉽게 잊어갑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아니면 내가 아는 누군가가 은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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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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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단 두 작품으로 '눈물의 연금술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단숨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기 작가로 떠올랐습니다. 

제26회 진격소설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 수상한 데뷔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 50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음은 물론 일본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그 책의 스핀오프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를 보겠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4월, 

같은 고향 출신인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 선배가 어떤 여성에게 아는 척을 합니다. 

그 사람이 와타야 선배였고, 선배끼리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잠시 후 그 자리를 떠나려 했습니다. 

와타야 선배는 내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내게로 시선을 옮겼는데, 

눈과 눈이 마주친 순간 도도하고 쓸쓸한 느낌이 났습니다. 

그녀의 깊은 눈 속에는 맑고 차가운, 타인의 이해를 거부하는 듯한 

쓸쓸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와타야 선배는 바로 등을 돌리고 가버려서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내가 넋이 나간 듯 바라보고 있자 고향 선배가 관심 있냐고 물었고, 

답을 잘 못하자 자신에게 맡기라고 웃습니다. 

일주일 후 고향 선배가 술자리에 나 나루세를 불러냈고 

그 자리에 와타야 선배가 있었습니다. 

고향 선배는 나를 가리키며 와타야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주위 사람들의 노력에 선배 옆자리로 옮겨 대화를 나눴고, 

이후 선배를 볼 때마다 쫓아가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대화를 건네다 

선배는 내게 사귀어도 대신에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는 조건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난 선배가 좋았고 선배에 대해 더 알고 싶었으니 

대답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어제의 일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히노 마오리라는 나만의 인생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봄까지만 해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손에 든 노트북에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5월부터 졸업할 때까지에 더해 

졸업 후 약 1년 동안의 날들이 일기와 메모로 남아 있습니다. 

난 고등학교 2학년 골든위크 중에 사고를 당했고 

그로부터 약 3년 동안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이 병은 사고 이후의 기억을 쌓아갈 수 없게 되어서 

하루가 지나면 하루 동안의 기억이 사라집니다. 

다행히 이런 상황에서도 절친 이즈미가 곁에 있어 주었고, 

학교의 배려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에서 회복된 지금은 재수생이 되어 친구들보다 2년 늦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기억장애가 한창 진행 중이었을 때의 기억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끔 무언가가 생각날 듯 말 듯 할 때가 있지만 

소중한 것은 전부 노트북 안에 쓰여 있을 테니까 걱정 없습니다. 

이즈미와 만날 약속을 하고 걸어가던 중 

고등학생인 남녀가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그 순간, 과거가 무언가를 내게 보여주고, 무언가를 내게 들려줍니다. 

교복을 입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 남학생의 등도, 

언젠가의 내가 자전거 짐받이에 올라탄 채 '야호'라고 소리를 지른 것 같았습니다. 

누굴까 골똘히 생각해 봤지만 짐작이 가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나 와타야 이즈미의 절친 히노 마오리에게

 가미야 도루는 고백을 했습니다. 

도루는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가정 사정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공무원이 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히노 마오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으로 2학년 골든위크 때 사고를 당한 이후 

전날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마오리의 부모님과 나만 알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자신의 병을 인지하고, 전날까지 기억해야 할 사실을 적은 노트를 보고 

학교에 등교하는 미오리가 갑자기 도루와 사귀기로 했답니다. 

며칠이 지난 뒤에 미오리는 도루에게 자신의 병을 고백했고, 

도루는 그 사실을 노트에 적지 말라고 부탁하며

 '오늘의 히노'를 행복하게 해주기로 결심합니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를 도루에게 물어보자 

그는 히노랑 보내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히노가 자신을 놀라게 하고 다시 보게 해주며 

이런 자신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그 말을 들은 난 도루가 좋아지기 시작한 마음을 접었지만 

그가 죽고 그 마음을 잃어버렸습니다.


나루세, 히노 마오리, 와타야 이즈미의 이야기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에서 확인하세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눈물이 사라진다 해도>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스핀오프입니다. 

하지만 전작을 읽지 않아도 줄거리가 이해되고, 

전작을 읽었더라면 등장인물이 반가울 것입니다. 

이즈미 와타야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고등학교 시절은 

절친 히노 마오리와 히노의 남자친구 가미야 도루의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특이한 연인 관계인 둘은 타인을 배려하고 마음을 나눠주는 사람들입니다. 

이즈미 와타야는 가미야 도루에 대한 마음이 싹트면서 둘을 멀리하다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하라는 히노 마오리의 말을 듣고 자신의 마음을 인정합니다. 

인생에서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편은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있는 것은 질량을 수반해 어쩔 수 없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이즈미 와타야는 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마음 이상으로 소중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상대방, 

평범하고도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온 자신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열망, 

상대방으로 인해 자신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이렇게 사랑은 사람을 성장하게 합니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이들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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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목욕탕
마쓰오 유미 지음, 이수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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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출생한 저자는 1991년 "발롱타운의 살인"으로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 입선하며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안락의자 탐정 아치", "야옹 탐정" 시리즈, "참견", "은행나무 언덕",

"사랑 사라지고 있습니다", "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수상한 목욕탕>을 보겠습니다.



아버지가 병사한 것은 3년 전, 운영하고 있던 작은 회사가 

도산하면서 생긴 빚을 간신히 모두 갚은 직후였습니다.

 사쿠마 리오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는 

부모님도, 집도, 물론 부모의 유산도 없이 취직한 회사의 월급으로 

여동생 사쿠마 사오와 둘이 사는 살림의 생계를 꾸러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16살이었던 사오는 어려서부터 조금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글자가 계산은 빨리 배우는데, 

낯을 많이 가리고 낯선 곳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6년 내내 친구를 사귀지 못했고 중학교에서는 

2학년 때 반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등교를 거부하면서 

어찌어찌 들어가게 된 고등학교도 금방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체구가 왜소하고 둥근 얼굴 모양에 사랑스러운 생김새의 미소녀로 

엄마를 닮은 모습의 여동생은 그때 이후로 아버지가 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가정부 아주머니에게 집안일의 기본을 배우라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배운 후로 사오는 집안일을 잘하게 되었고 

가정부 아주머니를 고용할 여유가 없어진 뒤로는 대부분의 일을 

사오가 맡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요리를 잘하는데,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여름에 리오가 근무하는 회사가 경영을 축소하며 소속된 부서도 없어지게 됩니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기술 자료 번역을 외주로 받을 수 있지만 

수입이 줄어들어,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해야 합니다.


어머니의 기일이라 묘지에 온 둘에게 

기도 법률 사무소 조수 구라이시 토오루가 인사를 합니다. 

함께 기도 변호사의 사무실로 가서 어머니가 집안 사정으로 

자식이 없는 부부에게 입양이 되었는데, 친오빠가 병으로 남은 생이 얼마 없음을 알게 되어 

친동생인 어머니의 행방을 찾았답니다. 

의뢰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 결과 17년 전에 사망했고 결혼해서 

두 딸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나다 씨는 

딸들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을 때 불의의 사고로 죽었습니다. 

스나다 씨는 독신이고 돌아가신 엄마 외엔 다른 형제분도 없어서, 

유일한 혈육인 리오와 사오에게 유산을 상속해달라고 했답니다. 

외삼촌인 그에겐 옛날식 공중목욕탕 건물과 그 토지가 있었고, 

목욕탕을 경영하고 근무하는 두 직원을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상속 조건을 걸었습니다. 

기도 변호사와 함께 '행운 목욕탕'을 방문한 두 사람은 

30대 정도로 보이는 미나카타 글렌과 엘렌 남매 직원을 만납니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생김새만 보더라도 외국인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전처럼 목욕탕 일과 물품 구입, 장부 기록 등은 두 남매가 알아서 할 테니, 

확인만 하고 목욕탕 카운터만 보면 된다고 합니다. 

리오와 사오는 목욕탕 건물 뒤편에 작은 집으로 옮겼고, 

리오는 오전엔 외주 받은 번역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1시 반쯤에 목욕탕 카운터에 앉습니다. 

그전에 출근한 직원 둘은 목욕탕 청소를 하고 불을 지펴 문 열 준비를 했고 

2시에 문을 열면 단골 어르신들이 들어옵니다. 

저녁을 먹는 동안 직원에게 카운터를 부탁하고, 

다시 돌아와 11시쯤에 문을 닫고 카운터 주변을 대충 정리하고 

나머지는 두 사람에게 맡기고 집으로 옵니다.


단골손님들은 스나다 씨에게 마음에 걸린 수수께끼들을 상담했습니다. 

리오에게 물어봐도 소용이 없겠지만 오오니씨는 

자신이 돌봐주던 두 살 난 손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요. 손님들이 물어보는 것들은 다양했지만 

답이 나올 것 같은데 안 나오는 그런 고민들을 스나다 씨에게 하면 

답을 찾아내서 깔끔하게 해결해 줄 때가 많았답니다. 

손자의 이야기를 들은 리오는 집에 가서 동생 사오에게 말했고,

사오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를 유추합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동생의 부탁에, 

오오니 씨에게 리오가 생각한 것처럼 사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고,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그 후로 단골손님들이 종종 상담을 의뢰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오는 명탐정 같다고 사오를 칭찬했고, 사오는 자신이 동경하는 직업이라고 고백합니다. 

탐정사무소 간판은 내걸지 않았지만 손님들의 고민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자 규칙을 정했습니다. 

목욕탕을 방문한 손님이 '상담'을 희망한다고 암시했을 때 

목욕 후에 자세히 말해달라고 말한 뒤 사오에게 전화를 걸어 벨을 세 번 울린 다음 끊습니다. 

사오는 뒷문 쪽으로 와서 적당한 타이밍에 카운터 아래에 웅크려 앉고 

목욕을 마치고 온 손님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손님이 떠나면 집으로 가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방금 들었던 이야기의 해답을 생각해 

리오에게 전했고, 그 손님이 다음에 방문할 때 답을 말해줍니다.


단골손님 이소베 씨의 상담, 세무사 미무라 씨의 의심, 외삼촌 죽음에 대한 의혹, 

직원 엘렌에게 벌어진 사고 등의 이야기는 <수상한 목욕탕>에서 확인하세요.




존재도 몰랐던 외삼촌이 남긴 옛날 공중목욕탕, 

'행운 목욕탕'을 갑자기 맡게 된 리오와 사오 자매는 

외국인 직원 글렌과 엘렌 남매가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카운터만 지키면 됩니다. 

그렇게 목욕탕 건물 뒤의 집에서 생활하고 2시부터 11시 정도까지 

목욕탕 카운터를 지키면서 생활하는 자매는 조금은 달라졌지만 

전과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의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는 이야기를 듣고 그 해답을 풀어주며 

자매는 기이한 일에 다가갑니다. 

수상한 일은 손님들의 상담에서 끝나지 않고 목욕탕에서 벌어지며, 

그 비밀은 자매를 놀라게 합니다. 

깜찍한 반전을 품고 있는 목욕탕 미스터리, <수상한 목욕탕>. 

수수께끼 같은 일상의 의문이 풀리고, 몸의 피곤도 풀리는 '행운 목욕탕'으로 목욕하러 가봅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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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 - ‘일곱 빛깔’ 뉴턴에서 인간 해부 이벤트까지, 무모하고 엉뚱한 과학자들의 피와 땀의 순간들
윤금현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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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정보통신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현재 수학·과학 관련 대중서의 집필과 번역 작업을 하고 있는 저자의 

<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을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뉴턴은 힘의 단위로서 

그의 이름을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책에서도 듣고 볼 것입니다. 

그림 속의 뉴턴은 문틈으로 새어 들어온 한 줄기 태양광을 

손에 들고 있는 프리즘에 통과시켜 투과된 빛줄기를 

의자에 놓여 있는 하얀 천에 씌워진 보드에 비추고 있습니다. 

그 결과 빨강부터 보라까지 무지개가 펼쳐집니다. 

책상 위에는 책과 종이, 깃털 펜, 그리고 망원경이 놓여 있는데 

뉴턴은 자신만의 반사식 망원경을 만들어 하늘을 관찰했습니다. 

뉴턴은 수많은 위대한 과학적 업적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림에서 보이듯이 빛을 프리즘으로 분해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옛날에 우리나라에서는 무지개가 오색이었으나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일곱 빛깔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무지개의 색은, 우리가 구별을 못할 뿐, 사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뉴턴 이전에는 햇빛이 색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뉴턴이 햇빛은 여러 색이 혼합된 상태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1773년 자신의 고향 마을 

잉글랜드 글로스터셔 주에서 개업했습니다. 

2년 뒤부터 그는 천연두에 관심을 가졌고, 

1796년 최초의 우두를 이 지방 소년에게 접종하여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두창 또는 마마로 불리는 천연두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성 질환이었습니다. 

1977년 이후 천연두는 인류가 최초로 박멸한 전염병입니다. 

천연두는 아직까지도 치료법이 없고 백신을 맞는 것만이 유일한 방어 수단입니다.


홀로 서 있는 여인이 하얀 드레스에 빨강 겉옷을 걸친 채 어딘가를 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영국 화가 마거릿 카펜터가 그린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초상'입니다. 

영국 낭만주의 문학을 선도했던 시인 바이런의 딸로 태어난 에이다 바이런은

20살 때 윌리엄 킹과 결혼해 남작부인이 됩니다. 

1838년 남편이 초대 러브레이스 백작이 되면서 

에이다는 러브레이스 백작 부인으로 호칭이 바뀌었습니다. 

에이다는 가정교사 서머빌과 드 모르간으로부터 수학과 과학을 배웠는데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을 가정교사로 두었던 셈입니다. 

서머빌과 모르간은 찰스 배비지와 친구 사이였고 

배비지는 인간의 계산 오차를 줄일 수 있는 기계적 계산 방식을 찾기를 원했고, 

계산하는 기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녀는 서머빌을 통해 배비지와 접촉하였으며, 함께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1833년 배비지는 해석기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이에 대한 세미나가 1842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학에서 열렸고 

이 강연은 프랑스어로 출판되었습니다. 

이것을 다시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에이다는 논문보다 더 많은 분량의 주석을 첨가하였습니다. 

주석문은 A부터 G까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었고, 

G 파트에 '베르누이 수'를 구하는 알고리즘이 있었습니다. 

이 알고리즘이 현대에 들어와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아, 

에이다에게는 '최초의 프로그래머'라는 수식이 붙게 됩니다.




<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은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다비드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 화가들의 그림에서 

빈티지한 느낌을 풍기는 100여 년 전의 일러스트까지, 

수많은 화가들이 그려낸 과학사의 눈부신 성취의 순간들을 통해 

과학의 역사를 둘러보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과학자나 의학자, 기술자들의 드라마틱한 한 장면을 

묘사한 그림들이 주로 등장합니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초상화 대신에 그들이 생생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실어 

과학자들도 실험과 추론, 과학이라는 무기를 들고 

당시를 지배하던 뿌리 깊은 선입견과 치열하게 싸운 선구자들이었음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당대에 그려진 그림이 아닌, 몇 백 년 또는 

1천 년 이상의 시간 차가 나는 그림도 많습니다.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그림조차도 

현장을 사진처럼 정확하게 묘사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화가가 상상력을 보태서 표현함으로써 

사실과는 다른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들이 과학사의 드라마틱한 순간을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귀중한 자산임은 틀림없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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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니 시티 상상초과
임선경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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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한 후 저자는 TV 드라마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이것은 인생이다", "사랑과 전쟁" 극본을 썼고, 

"어리 이야기", "팡팡 다이노" 등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드라마 작가, 시나리오 작가, 동화 작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썼으나 

소설가로 불리길 원하는 작가의 세 번째 소설 <스키니 시티>를 보겠습니다.



인간은 과거, 절제 없는 식탐 때문에 많은 질병을 얻고 멸망 위기까지 갔었습니다. 

인간은 먹기 위해 식물에 유전자 조작을 했고, 먹기 위해 공장식 축산업을 했으며, 

그 결과 자연이 파괴되고 기후가 망가졌습니다. 

인간은 너무 많이 먹어서 온갖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인간이 식량인 동물과 식물을 먹기 좋도록 변형하는 동안 

인간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도 계속 변이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결과는 파국이었고, 이 멸종의 위기에서 인간을 구원한 것이 굿펠로입니다. 

시티의 밖에서 온 굿펠로는 시스템을 바꾸고 여러 혁명적인 조치를 통해 

인간을 멸종 직전에서 구해냈습니다.

 굿펠로가 인간들을 보호하고 지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다시는 예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인간이 먹는 행위는 가혹하더라도 공공의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이곳 파인 시티의 화이트 레스큐는 길거리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신체계측을 합니다. 

그들은 약한 전류가 흐르는 긴 관을 양손에 쥐게 하고 

무선으로 연결된 그들의 패드에 신체 정보가 흘러갑니다. 

만약 BMI 지수가 기준(28.5) 이상이 되면 캠프에 입소해야 합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구급차를 불러 어디론가 끌고 가고, 

이후엔 가족과 지인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아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릅니다.


시티의 모든 사람은 계급이 정해져 있습니다. 최고가 S, 그다음은 A부터 D까지입니다. 

사람들이 계급을 나타내는 표식을 달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지만 

S 계급을 몰라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은 유명인이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S 계급은 당연히 S 계급처럼 보입니다. 

공식적으로 계급은 18세 생일이 지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민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결정됩니다. 

시티의 시민들은 그들을 숭배하고 찬사를 보냅니다. 

S 계급은 인간이라는 종 전체가 도달해야 할 곳을 알려주는 일종의 지표 역할을 합니다. 

인간은 아름다워야 하며, 이것이 동물과 구분해 줍니다. 

아름다움이야말로 인간의 존재 이유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병들고 추해지지만 늙은 S 계급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냥 어느 순간 사라집니다. 그들 스스로 집안에 자신을 가두었습니다. 

S 계급이 늙고 추해진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뻔뻔한 일입니다. 

아름다울 의무를 저버렸으므로 그들은 자연스레 권리를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D 계급 사람도 숨어 있어서 보기 힘듭니다. 

그들은 밤에 움직이는 직업을 택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일합니다. 

아니면 집안에 틀어박혔습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의 은근한 비난의 눈길을 감수해야 합니다. 

계급 측정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은 예민할 수 없고,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기에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체중에 집착합니다. 

날씬해지는 것만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의 최대치인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나 깨나 먹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곳에서 17살 아리하는 어느 날 쇼핑 가방에 들어간 상추 씨앗을 발견합니다. 

개인이 식물을 키우는 것은 파인 시티에서는 불법입니다. 

꽃과 나무는 허가받은 사람만이 재배했고, 공공장소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식물에는 독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식물을 다루는 일은 위험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리하의 엄마 다라는 외모 말고 더 소중하고 중요한 가치를 알기 바라는 마음에 

몰래 씨앗을 심어서 키우고 아리하와 먹습니다. 

아라하의 소꿉친구 카타는 음식을 사랑하고 상냥한 남자인데, 

아리하와 다라와 같이 집에 가는 길에 화이트 레스큐에 의해 납치를 당합니다.


갑자기 끌려간 카타를 구하기로 한 아리하와 다라의 이야기를 <스키니 시티>에서 확인하세요.




외모에 따라 계급을 부여하는 파인 시티에 산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키니 시티>에 나온 아리하처럼 먹는 것 하나에도 예민해지고, 

그러다 폭식증과 거식증을 반복하며 무너질 것입니다. 

이곳은 외모지상주의 도시이며, 뚱뚱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으로 대합니다. 

비만은 옳지 않은 것, 불법인 것, 모두의 지탄을 받는 것이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라는 외모 말고도 더 소중하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며 

이 사회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라의 딸 아리하 역시 소꿉친구 카타가 부당하게 잡혀가는 것을 보고 

함께 맞서기로 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이미 만들어진 길을 벗어나지 않고 

주변에 길을 벗어나는 사람이 있으면 공포를 느낍니다. 

다라와 아리하가 무언가에 맞선다면,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그것은 시티 전체에 드리워진 공포 그 전부와 싸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은 이렇게 나아갑니다.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요.

 기존의 사회에 맞서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일직선 또는 한 방향이 아니라, 

구불구불하고 여러 방향으로 향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존중받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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