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범죄전담팀 라플레시아걸
한새마 지음 / 북오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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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계간 미스터리 2019년 봄, 여름호 '엄마, 시체를 부탁해'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2019년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죽은 엄마'로 단편 부분 수상을 했습니다. 대표작으로 2021년 황금펜상 수상 후보작 '어떤 자살', 2022년 황금펜상 수상 후보작 'Mother Murder Shock' 가 있으며, 그 외 '여름의 시간', 위협으로부터 보호되었습니다', '윌리들' 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잔혹범죄전담팀 라플레시아걸>을 보겠습니다.



해양 경찰 강규식 경사는 외아들이 희소병에 걸렸고, 어린 아들의 명줄을 잇기 위해 안 해본 짓이 없었는데 그때 벌인 굿판의 모양새가 사건 현장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거기에선 네 개의 창에 허수아비를 꽂아 두었는데 여기에선 허수아비 대신 사람이 꽂혀 있었습니다. 모두 벌거벗은 상태였고 뱃가죽은 바큇살 꼴로 벌어져 있었습니다. 팔다리는 말린 개구리처럼 앙상했고 거죽은 잿빛입니다. 움푹한 눈구멍들이 모두 한곳을 응시하고, 분질러진 손가락들이 한 군데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같은 검지가 가리키는 곳엔 작디작은 시체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여자아이 시체로 만들어진 꽃입니다. 조타실 안에서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생존자를 발견합니다. 여자아이는 흰 광목을 대충 기워 만든 이상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넋이 나가 있었습니다. 물어봐도 대답이 없었고 꽉 쥔 주먹엔 가짜로 만든 우주함대 선장 면허증이 있습니다. 거기에 아이의 생년월일과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괜찮냐고 물으니 아이는 신음을 내뱉으며 고통스러워합니다. 피가 배어 나오는 등판을 들추니 갑판에 죽어 있던 여자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꽃잎 안에 붉은색 산스크리트어로 한 땀 한 땀 채워져 있는 시체꽃 문신이 있습니다.


광역수사대 강력 3팀 팀장 강시호, 15년 경력의 베테랑 배영민 경사, 배 경사의 오랜 파트너인 유도 국대 출신 헬스 보이 차진웅 경장, 작년까지 언더커버로 활약했던 우근지 경장, 팀의 막내 방이열 형사는 사건 현장인 프라이빗 고급 아파트 901호에 도착했습니다. 신고자 가사도우미 김희령 씨는 제3금융권 EM 파이낸셜 대표 70세 신영호 피해자의 마카오 여행 귀국 일자에 맞춰 오후 4시경 출근하면서 죽은 그를 발견했습니다. 사망원인은 손 졸림사에 인한 타살이며 죽은 후 둔기로 얼굴이 손상되었고, 이빨을 발치해 증거 인멸을 시도했습니다. 아들 신태광은 부사장으로 현재 중국 출장 중이라고 하고, 마지막 목격자는 박순만 운전기사와 백기철과 최충일 경호원입니다. 피해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모든 출입문은 사전 등록된 거주민의 지문 인식으로만 개폐되고, 엘리베이터도 지문 인식 없이는 작동되지 않습니다. CCTV도 중앙 출입문, 지하 출입문, 엘리베이터 안, 지하 주차장, 지상 정원에 이르기까지 수십 대가 설치되어 있고, 중앙 현관 로비에는 보안 요원들이 3인 1조로 항시 대기하는 요새입니다. 그런 곳을 뚫고 피해자를 죽인 데다가 윗집은 치매 노인과 요양 보호사가 살고 있었고, 아랫집은 여행 중이라 늦게 발견되었습니다.


2010년 3월부터 보여주는 모바일 다이어리는 22살 김민서의 내용입니다. 얼마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시간을 보내는데 24살 한제이를 우연히 만나 친해졌습니다. 그녀는 육자대명왕 창시관음교에 속한 신자였고, 종교단체라 거부감이 들었던 민서도 자원봉사하는 청년단원들을 보며 마음을 엽니다. 그러다 제이 언니가 권유한 강연을 들었고, 신도가 되어 그녀와 함께 살기 위해선 시험을 쳐야 합니다. 민서는 제이 언니네 공동체로 들어가려고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해 합격을 합니다. 신입 신도들을 축하하는 입회식에 참석하기 전 세속의 번뇌와 물욕을 끊은 비상인들만 입주할 수 있다는 하늘 세상을 견학합니다. 민서는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안심이 되었으나 화장실에 가다가 오열하는 중년 남자를 봅니다. 간호사 복장의 비구니들이 침상 주위에 둘러서서 너무 슬퍼 마라며 무릎 공양으로 이번 달 이자를 탕감하지 않았냐고 합니다.


강규식 형사 부부에게 입양된 시호는 죽은 동생의 범인을 붙잡기 위해 자신의 문신과 똑같은 문신을 고객들에게 새깁니다. 시호에게 시체꽃 문신을 새긴 이유는 무엇이며, 신 대표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 김민서가 가입한 종교단체의 실체는 어떻게 되는지, <잔혹범죄전담팀 라플레시아걸>에서 확인하세요.




죽은 고기잡이 어선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들이 발견됩니다. 마치 커다란 상여 같은 배 모습에 동, 서, 남, 북 방향으로 아이들이 창에 꽂혀 있었고, 살아남은 시호의 등판에는 죽은 여자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시체꽃 문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 형사가 된 시호는 대부업체 대표가 살해된 사건을 수사합니다. 그 대부업체는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재산을 착복해 설립한 회사로 교주였던 대표는 복수를 피해 요새 같은 고급 아파트에서 지냈습니다. 아버지의 재산이 당장 필요한 아들, 과거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고 했던 운전기사, 여전히 사이비 종교 교단을 운영하면서 배신자를 처단하려는 집단, 정신 차리고 교단을 탈퇴하고 나왔지만 가진 것 하나 없이 만신창이가 된 옛 신도들, 2010년 입회식 화재 사건의 피해자나 유가족까지, 그를 죽이고자 하는 사람은 많았습니다. 그중에 누가 범인인지를 수사하며 자신의 비밀도 풀어가는 주인공을 보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TV에서 사이비 종교 단체에 빠져 회사도, 가족도, 심지어 자신마저 버리고 매달리는 사람의 모습을 종종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었지만 한번 발을 담그면 되돌리기 힘들어 계속 그 길로만 가게 되는 소설 속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야기 마지막에 등장한 인물로 인해 다음 편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데, 빨리 출간되어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것은 어쩌면 '악'이 아닐지도 모른다.

자기 행동이 옳다고 믿는 잘못된 '선'이 제일 위험한 게 아닐까?

(p.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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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 탐정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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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각의 이야기 소재가 흥미롭고 술술 잘 읽혀 제목처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연작소설입니다. "앨리스 죽이기"와 "장난감 수리공"의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라 반전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면 살짝 아쉬울 수 있겠지만 다음번 책을 기다리며 읽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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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 탐정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절판






1962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오사카 대학 대학원을 수료한 저자는 1995년 "장난감 수리공"으로 제2회 일본 호러 소설 대상 단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1998년 "바다를 보는 사람"으로 제10회 SF 매거진 독자상 국내 부문, 2012년 "천국과 지옥"으로 제43회 성운상 일본 장편 부문, 2014년 "앨리스 죽이기"로 게이분도 문예서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울트라맨 F"로 제48회 성운상을 다시 수상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연작소설 <안락탐정>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아이돌 스토커'는 패션 잡지 모델로 데뷔한 연예인이 받은 팬레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검은색 봉투라고 생각했던 것이 쌀알보다 작은 글씨들을 빽빽하게 적어 놓은 것입니다. 처음엔 의뢰인을 응원하다가, 뒤로 갈수록 자신에게 답을 하지 않는다는 원망으로 바뀌고 마지막에는 공격적인 글로 욕하면서 저주하는 내용입니다. 이 모든 내용은 하나의 봉투에 적혀 있고 안에는 의뢰인이 실렸던 잡지와 비슷한 옷과 포즈를 취한 채 찍은 뚱뚱하고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성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매니저에게 말했으나 실제 피해가 없어서 경찰들이 움직이지 않는답니다. 이후 그라비아 아이돌로 영역을 넓혔고 같은 봉투와 의뢰인을 따라 한 사진도 계속 왔습니다. 일이 많아지며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잡지가 발매된 당일 오후에 똑같이 따라 한 사진을 보냅니다. 매니저에게 말했으나 매니저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일을 거부했습니다. 반년이 지난 후 우편함에 전날 그녀가 한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며 찍은 남자의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세 번째 '다이어트'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살이 찌고 있다며 의뢰합니다. 자신의 모습 말고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여성은 다이어트 마니아로 SNS 상에서 유명하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전화로 회사에 휴직한다고 말했고, 인간관계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아 친구가 없다고 합니다. 아파트에서 마주치는 사람도 처음엔 인사했는데 나중엔 완전히 무시한답니다. 의뢰인의 블로그엔 생긴지 얼마 안 된 다이어트 운동, 다이어트 식품, 다이어트 기구 등을 직접 사용해 보고 솔직하게 후기를 남기는데, 요즘은 하이퍼마나 다이어트를 체험하고 있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생명의 가벼움'은 월급 석 달 치를 기부한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NPO 법인을 찾아갔고, 장부 열람을 요청해 보았고 복사본도 받았습니다. 세무사에게 상담료를 지불해 제대로 된 것임을 알았으나 그것으로 납득이 안 돼서 일을 그만두고 대표를 뒷조사했고, 대표의 자산과 직원들도 조사를 했습니다. 아무 문제도 없었으나 의뢰인은 자신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가 관심사라 만족이 안 되어 더 조사를 했답니다.


이야기들의 의뢰 내용을 사무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안락탐정>의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세요.




스토커 팬이 편지 속에 이상한 사진을 넣어 보낸다는 여자 모델의 이야기 '아이돌 스토커', 특정한 사람을 완전히 지울 수 있는 초능력을 가졌다고 믿는 회사원 이야기 '소거법', 다이어트 제품만 먹었는데 살이 쪘다는 여성의 이야기 '다이어트', 손님이 가져온 식재료를 즉흥적으로 요리하는 레스토랑에서 딸을 잃어버린 부부의 이야기' 식재료', 자신이 한 기부가 사기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남자의 이야기 '생명의 가벼움'의 다섯 편의 단편과 앞선 의뢰 내용을 조수의 입장에서 탐정의 활약을 묘사해 이를 연재한 이야기 '모리아티'까지 여섯 편의 연작 소설이 <안락탐정>에 실렸습니다. 보통 탐정은 현장에 가서 의뢰인이 놓친 정보를 수집해서 추리를 하지만, 안락탐정의 주인공은 오직 의뢰인의 말로만으로 진실을 추리해야 합니다. 게다가 의뢰인이 항상 진실을 말한다는 보장도 없고,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안락의자 탐정은 의뢰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섯 개의 사건을 잘 해결합니다. 그에 의문을 가진 조수 겸 작가는 마지막 이야기에서 셜록 홈스를 예로 들며 자신의 의문을 해결합니다. 각각의 이야기 소재가 흥미롭고 술술 잘 읽혀 제목처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연작소설입니다. "앨리스 죽이기"와 "장난감 수리공"의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라 반전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면 살짝 아쉬울 수 있겠지만 다음번 책을 기다리며 읽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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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하루, 한 장의 손글씨 - 일상을 기록하는 법
이지혜 지음 / 보통의나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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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의류디자인을 전공한 11년 차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인 저자는 연필의 흔적을 좋아하고, 손편지가 더 쉬운 아날로그형 인간이라고 합니다. 대학생 때부터 사용하던 색연필과, 무지 종이 카드를 비행 가는 트렁크에 제일 먼저 챙기는 기록형 인간으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부터 인스타그램까지 SNS 상에서 기록한 것들을 모아, <보통의 하루, 한 장의 손글씨>에 담았습니다. 그럼 일상을 기록하는 방법을 보겠습니다.



저자는 2013년 스페인의 국민 디자이너 전시회에 가서 그래픽 디자인을 보고 손글씨 카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도 일기 쓰는 것을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손 카드 전하는 것을 즐겨 하던 터라, 거기에 찍고 올리는 것만 더해서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답니다.


먼저 연필로 생각한 단어를 써봅니다. 그리고 볼펜이나 펜으로 입체감을 표현하며 밑그림을 확정합니다. 입체감을 주면 글자가 두꺼워지기 때문에 간격에 여유를 두고 그려봅시다. 종이는 크게 구여 받지 않지만 너무 얇은 종이보다 스케치북 정도의 두께가 적당합니다. 저자는 수채화 색연필을 사용해 색칠을 하는데요, 들고 다니기에도 편하고 색을 혼합해 쓰기도 좋기 때문이랍니다. 또한 요즘은 마커도 종종 사용하는데, 넓은 공간을 채우기가 간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색칠을 다 했으면 사진을 찍으면 되는데요, 손글씨 카드를 정면에 두는 것보다 함께 찍는 풍경이나 물건, 주변의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구도로 사진을 찍습니다.


저자는 보통 영어 단어를 쓰는데, 여행지에 따라 그 나라의 언어를 쓰기도 한답니다. 그러면 현지 느낌이 팍팍 나서 더욱 현장감이 커집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떤 언어도 문제없습니다.



글자에 색깔만 칠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늬는 글자에 현장감과 생동감을 주고, 색으로만 표현하기 힘든 마음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손글씨 카드는 풍경을 배경으로, 손에 들고, 평범한 물건과 함께, 배경으로, 액자처럼 세워도, 꽃 속에 넣어도 어디에나 어울립니다.

여행을 기록할 때도, 나를 기록할 때도, 취향을 기록할 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손글씨 카드입니다.




누구나 보는 풍경도, 누구나 가는 카페도, 매일 보는 하늘도, 매일 다니는 길도, 또박또박 정성 들여 쓴 손글씨 카드와 함께 사진을 찍는 순간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나만의 풍경과 시간이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아름답기 위해, 매일매일 축하하기 위해, 매일매일 감사하고, 매일매일 행복하기 위해, 매일매일 일상을 기록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똑같은 하루를 살아도 어떤 마음으로 보내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도 매일 행복하기 위해 일상을 기록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 다짐이 얼마나 오래갈지 몰라도 조금씩 시도해야겠습니다. 그냥 흘려 버리기엔 아까운 시간이니깐요.




도서관에서 빌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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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갇힌 여자 ㅣ 스토리콜렉터 63
로버트 브린자 지음, 서지희 옮김 / 북로드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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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영국 잉글랜드 동부 로스토프트에서 태어난 저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명문 뮤지컬 학교 길퍼드 연기학교에서 연기자 교육을 받았으나 20대 중반 글쓰기에 재미를 붙인 이후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2007년 직접 희곡을 쓰고 연기한 연극 "브란코와 브란카"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에든버러 국제 연극제에서 화제작으로 떠올랐습니다. '에리카 경감' 시리즈 1권이나 저자의 범죄 소설 데뷔작인 <얼음에 갇힌 여자>는 2016년 2얼 출간 이후 미국에서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1위, 영국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작품은 불과 27주 만에 80만 부 이상이 팔렸고 오디오북으로도 3만 3000권이 팔렸습니다. '에리카 경감' 시리즈는 <얼음에 갇힌 여자>, "밤의 스토커", "어두운 바다", "마지막 호흡", "콜드 블러드"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럼 시리즈의 첫 권인 <얼음에 갇힌 여자>를 보겠습니다.



나흘 전, 앤드리아 더글러스-브라운 실종 신고가 접수되었고, 오늘 아침 9시쯤, 앤드리아의 인상착의가 일치하는 여자의 시신이 포레스트힐의 호니먼 박물관에서 발견됐습니다. 시신은 앤드리아로 확인되었고, 그녀는 정부가 이용하는 GPS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민간 방위산업체 대표이자 내각 각료인 더글라스-브라운 경의 둘째 딸입니다. 이를 수사하기 위해 마쉬 총경은 영국 경시청 소속 에리카 포스터 경감을 불렀습니다. 에리카는 모스 형사와 피터슨 형사와 함께 법의학자를 만났고, 법의학자는 성폭행한 뒤 교살 또는 익사시킨 걸로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초범의 소행이 아니라고도 합니다. 에리카는 실종 당시 목격자도 없고, 납치 장면을 본 사람도 없으니 면식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고, 가족과 약혼자를 만나 수사를 시작합니다. 언니 린다는 엄마가 운영하는 고급 꽃집에서 일을 하고, 남동생 데이비드는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약혼자 자일스 오스본은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쉬 총경에게 진행사항을 보고하고 잠을 자기 위해 경찰서 접수처에 놔둔 캐리어를 찾으러 가는데, 그곳에서 노숙자 아이비 노리스와 그의 손자, 손녀가 난동을 부립니다. 경찰서에서 지급된 차를 몰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아이비 일행을 봅니다. 그들을 태워 목적지로 가며 포레스트힐에 있는 펍들을 물어봅니다. 그런데 아이비가 글루팟에 대한 반응이 확연히 다릅니다.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고, 아무것도 모른다며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내려 상점들 사이로 사라집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에리카는 그곳으로 갑니다. 직원 크리스티나에게 앤드리아 사진을 보여주며 본 적 있냐고 물었더니 살해 당한 저녁 어떤 젊은 여자랑 같이 왔는데 술을 마셨답니다. 바쁜 날이라 확실히 기억나진 않지만 다시 봤을 땐 같이 온 여자는 안 보이고 어떤 남자랑 같이 앉아 있었답니다.


앤드리아의 페이스북에선 대부분 초점이 흔들린 파티 사진과 셀카뿐입니다. 파티광이라는 명성에 맞게 호화로운 삶을 누렸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상에서 언니나 남동생과 교류한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매년 더글러스-브라운 가족이 함께 떠난 휴가 포스팅에서만 나옵니다. 포스팅을 뒤지다 보니 2012년에 바르보라 카르도소바란 이름의 친구가 등장합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앤드리아의 가족 휴가에 따라갈 정도로 급속히 친해진 듯 보입니다. 2013년 말, 바르보라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앤드리아와 친구 관계를 끊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윽고 2015년 6월, 앤드리아의 페이스북 계정은 비활성화되었습니다. 에리카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살펴보았습니다. 주로 약혼자와 통화를 했고, 배달 전화, ARS 투표, 엄마가 운영하는 꽃집, 가족, 아버지의 비서에게 건 것이 전부입니다. 전화기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됐는데도 앤드리아가 사라진 날 밤에는 통화 기록이 전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기록은 2014년 6월부터 시작해 불과 8개월 분량밖에 안 됐습니다.


마쉬 총경이 빌려준 아파트 창가에 서 있는 에리카를 보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앤드리아의 더러운 성격을 다 받아 주긴 했지만, 해내리라고 생각하진 못했습니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잠 시 후 건물 밖으로 나온 에리카가 차로 향합니다. 그 사람은 조용히 사라집니다.


아이비의 시체가 똑같은 방법으로 발견되고, 살인범이 남긴 쪽지를 에리카 외투의 호주머니에서 발견합니다. 에리카는 정계에서의 압박으로 수사에 방해를 받고 결국 수사에서 배제가 됩니다.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왜 죽였는지, <얼음에 갇힌 여자>에서 확인하세요.




경찰 수사물을 여러 권 읽었지만 여자 경찰은 처음이었습니다. 능력을 인정받아 경감이 되었지만 사고로 남편을 포함한 5명의 경찰이 죽고 방황을 한 에리카 포스터 경감. 그녀를 다시 불러들인 지인은 마쉬 총경은 지체 높은 귀족이자 정치 거물의 딸이 피해자인 사건이라 여러 군데에서 압박을 받는다고 합니다. 기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녀는 윗선의 압박보다 살인범을 찾길 원했고, 피해자의 감추고 싶은 내용을 밝히며 언론에 협조를 구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를 수사에서 배제시켰고, 포기하지 않고 수사를 계속하다 범인에게 살해당하기 직전에 겨우 구출됩니다. 유력 인사인 피해자 말고 앞서 살해당한 다른 피해자를 찾아내고 연쇄살인범의 행방을 계속 추격하는 에리카.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영국으로 온 동유럽 10대 피해자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그녀도 그렇게 영국으로 왔기 때문이죠.


<얼음에 갇힌 여자>는 살인범을 쫓는 추리소설이지만 이민자들에 대한 영국인들의 시선과 귀족계급에 대한 경찰들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수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이 피해자이든, 가해자이든 말이죠. 또한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피해자라면 그들의 사건은 스쳐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짧은 뉴스에 한 줄로 나오거나, 신문 귀퉁이에 실리고 바로 잊힙니다. 그들에 대한 수사도 형식적으로 이뤄져 등한시됩니다. 어떤 피해자라 할지라도 가진 것들이 아닌 한 인간으로 보고 그들을 안타까워하는 에리카 경감의 태도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녀의 인간적인 고뇌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그래서 다음 권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만일 내가 틀렸다면? (p. 207)



뽀야맘책장에서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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