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 탐정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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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오사카 대학 대학원을 수료한 저자는 1995년 "장난감 수리공"으로 제2회 일본 호러 소설 대상 단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1998년 "바다를 보는 사람"으로 제10회 SF 매거진 독자상 국내 부문, 2012년 "천국과 지옥"으로 제43회 성운상 일본 장편 부문, 2014년 "앨리스 죽이기"로 게이분도 문예서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울트라맨 F"로 제48회 성운상을 다시 수상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연작소설 <안락탐정>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아이돌 스토커'는 패션 잡지 모델로 데뷔한 연예인이 받은 팬레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검은색 봉투라고 생각했던 것이 쌀알보다 작은 글씨들을 빽빽하게 적어 놓은 것입니다. 처음엔 의뢰인을 응원하다가, 뒤로 갈수록 자신에게 답을 하지 않는다는 원망으로 바뀌고 마지막에는 공격적인 글로 욕하면서 저주하는 내용입니다. 이 모든 내용은 하나의 봉투에 적혀 있고 안에는 의뢰인이 실렸던 잡지와 비슷한 옷과 포즈를 취한 채 찍은 뚱뚱하고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성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매니저에게 말했으나 실제 피해가 없어서 경찰들이 움직이지 않는답니다. 이후 그라비아 아이돌로 영역을 넓혔고 같은 봉투와 의뢰인을 따라 한 사진도 계속 왔습니다. 일이 많아지며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잡지가 발매된 당일 오후에 똑같이 따라 한 사진을 보냅니다. 매니저에게 말했으나 매니저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일을 거부했습니다. 반년이 지난 후 우편함에 전날 그녀가 한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며 찍은 남자의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세 번째 '다이어트'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살이 찌고 있다며 의뢰합니다. 자신의 모습 말고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여성은 다이어트 마니아로 SNS 상에서 유명하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전화로 회사에 휴직한다고 말했고, 인간관계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아 친구가 없다고 합니다. 아파트에서 마주치는 사람도 처음엔 인사했는데 나중엔 완전히 무시한답니다. 의뢰인의 블로그엔 생긴지 얼마 안 된 다이어트 운동, 다이어트 식품, 다이어트 기구 등을 직접 사용해 보고 솔직하게 후기를 남기는데, 요즘은 하이퍼마나 다이어트를 체험하고 있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생명의 가벼움'은 월급 석 달 치를 기부한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NPO 법인을 찾아갔고, 장부 열람을 요청해 보았고 복사본도 받았습니다. 세무사에게 상담료를 지불해 제대로 된 것임을 알았으나 그것으로 납득이 안 돼서 일을 그만두고 대표를 뒷조사했고, 대표의 자산과 직원들도 조사를 했습니다. 아무 문제도 없었으나 의뢰인은 자신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가 관심사라 만족이 안 되어 더 조사를 했답니다.


이야기들의 의뢰 내용을 사무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안락탐정>의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세요.




스토커 팬이 편지 속에 이상한 사진을 넣어 보낸다는 여자 모델의 이야기 '아이돌 스토커', 특정한 사람을 완전히 지울 수 있는 초능력을 가졌다고 믿는 회사원 이야기 '소거법', 다이어트 제품만 먹었는데 살이 쪘다는 여성의 이야기 '다이어트', 손님이 가져온 식재료를 즉흥적으로 요리하는 레스토랑에서 딸을 잃어버린 부부의 이야기' 식재료', 자신이 한 기부가 사기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남자의 이야기 '생명의 가벼움'의 다섯 편의 단편과 앞선 의뢰 내용을 조수의 입장에서 탐정의 활약을 묘사해 이를 연재한 이야기 '모리아티'까지 여섯 편의 연작 소설이 <안락탐정>에 실렸습니다. 보통 탐정은 현장에 가서 의뢰인이 놓친 정보를 수집해서 추리를 하지만, 안락탐정의 주인공은 오직 의뢰인의 말로만으로 진실을 추리해야 합니다. 게다가 의뢰인이 항상 진실을 말한다는 보장도 없고,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안락의자 탐정은 의뢰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섯 개의 사건을 잘 해결합니다. 그에 의문을 가진 조수 겸 작가는 마지막 이야기에서 셜록 홈스를 예로 들며 자신의 의문을 해결합니다. 각각의 이야기 소재가 흥미롭고 술술 잘 읽혀 제목처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연작소설입니다. "앨리스 죽이기"와 "장난감 수리공"의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라 반전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면 살짝 아쉬울 수 있겠지만 다음번 책을 기다리며 읽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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