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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리커버 특별판)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저자는 <키르케>가 서양 문학에 처음으로 등장한 마녀라는 점에
매혹되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녀는 사회가 여자에게 허용해 준 힘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여성에게 주어지는 단어인데,
키르케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남들보다 약초를 잘 다루거나 의학에 지식이 있는 여성들을
마녀라고 싸잡아 화형 시킨 경우도 많았고,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 여성들을 몰아세울 때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마녀들은 능력이 많은 여성이었고,
그런 여성들을 인정하지 않은 시대에 비극적으로 희생당한 불쌍한 여자들도 있었습니다.
저자는 남성 영웅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여성에게도 부여해 <키르케>를 탄생시켰고,
그녀만의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아름다운 여성 대서사시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노스의 딸인 바다의 님프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딸인 키르케는 아버지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적당한 배필을 만날 거라고요. 왕자와 만날 거라는 말에
엄마 페르세는 못마땅했고 다음 아이를 만들기로 합니다.
그 이후로 여동생 파시파에와 쌍둥이 남동생 페르세스가 태어났습니다.
파시파에는 불멸인 제우스의 아들이자 크레타의 왕인 미노스의
배필이 되어 왕비가 되고, 페르세스는 페르시아를 지배합니다.
그 아래로 또 다른 남동생 아이에테스는 콜키스의 왕이 됩니다.
키르케는 어릴 적 만났던 프로메테우스의 기억이 오랫동안 남아 있습니다.
인간에게 신의 물건인 불을 준 자신의 죄를 제우스에게 말하고
스스로 붙잡힌 프로메테우스,
그를 묶고 복수와 저주의 여신이 채찍질을 몇 시간 혹은 며칠을 했습니다.
처음에 흥미를 갖고 본 신들도 나중에 지루해지자 자리를 피했지만
키르케는 끝까지 남아 프로메테우스에게 물어봅니다.
인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죽는 것을 어떻게 견디는지를요.
그리고 왜 제우스에게 솔직하게 얘기했는지를.
그러자 프로메테우스는 신이 왜 그런 짓을 했을지 물어봅니다.
모든 신이 똑같을 필요는 없다는 대답이 자신의 뿌리가 되는 키르케.
형제, 자매가 떠나고 혼자 남아 바닷가를 보는데, 배가 보입니다.
그 배에 탄 어부는 글라우코스로 키르케가 신임을 알고
매일 와도 되는지 물어봅니다.
그렇게 키르케 곁에서 배와 그물을 고치는데,
자신의 아버지가 잡아오는 물고기 양이 줄었다며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거랍니다.
키르케는 온 세상의 물을 다스리는 외할머니 테티스에게 달려가
글라우코스를 도와달라 간청합니다.
덕분에 그의 그물이 가득 차고 다시 키르케에게 돌아옵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키르케는 글라우코스를 신으로 만들 방법을 찾습니다.
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 간청하지만 거절당하고
동생에게 들은 신들이 흘린 피에서 자라는 약초 파르마콘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파르마콘을 이용해 글라우코스를 신으로 바꾸고 그와 함께 신전으로 갑니다.
이제 신이 된 글라우코스는 키르케보다 다른 신들과 어울리며
다른 님프 스킬라와 맺어지고자 합니다.
그에 질투를 느껴 스킬라를 파르마콘을 이용해 괴물로 바꿉니다.

프로메테우스의 말을 떠올린 키르케는 아버지에게 죄를 고백했지만
다른 신들은 믿지 않고 남동생 아이에테스가 옵니다.
그는 키르케가 그런 능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도 용을 소환하고, 죽은 자를 살리는 묘약을 만들며,
그런 술수를 파르마케이아라 부른다고 합니다.
파르마콘의 능력을 끄집어내는 것이 재능이고
크레테에서는 파시파에가 독약으로 왕국을 다스리고,
바빌론에서는 페르세스가 육신에 영혼을 불어넣으며
마지막으로 키르케가 자신의 능력을 보였답니다.
아이에테스는 키르케가 파리마키스, 마녀가 아닌 줄 알았다며
왜 이리 오래 걸렸냐고 말합니다.
마법은 신의 한계에 구속받지 않기 때문에 신들이 뺏을 수 없답니다.
이에 아버지는 삼촌들과 협상을 해
이 능력이 당장 위협이 되지 않는 데 일치를 보았답니다.
페르세스는 자신들의 반경 너머에 살고 있으니 위험하지 않고
파시파에는 남편이 제우스의 아들이니
아내가 선을 넘지 않도록 알아서 단속할 것이며,
아이에테스는 감시를 받겠다고 동의하는 한 왕국을 다스릴 수 있고,
키르케는 아무도 없는 무인도, 아이아이에로 추방합니다.
아이아이에에서 인간처럼 여러 가지를 하며 세월을 보내다
동생 파시파에가 보낸 명장 다이달로스와 함께 크레타로 갑니다.
동생은 신들의 선물인 황소와 동침해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출산하는 것을 도와주고
미노타우로스를 가둘 미궁이 만들어질 동안 그를 잠재울 약을 만듭니다.
다이달로스는 그녀의 도움에 감사하며 자신이 만든 베틀을 선물로 줍니다.
그것을 섬에 가져와 베를 짜며 시간을 보내는데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귀향하던 오디세우스의 배가 이곳에 도착합니다.
그는 1년을 이곳에 머물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아폴론의 예언에 따라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려면
죽음의 집으로 내려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만나 조언을 구한 다음
여행에 나서야 한답니다.
그에게 닥칠 위험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키르케,
그는 무사히 고향으로 향합니다.
그때 메슥거리며 출산을 해 아들 텔레고노스를 낳아 그를 키웁니다.
텔레고노스가 일찍 죽을 운명을 엿본 키르케는
그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일을 할지,
고향으로 돌아가 아내 페텔로페, 아들 텔레마코스를 만난
오디세우스에게 어떤 일이 있을지 <키르케>에서 확인하길 바랍니다.
<키르케>는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의 발목을 잡아
그의 귀환을 늦추는 아이아이에의 마녀로 잠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이렇게 짧게 언급된 마녀 키르케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쓴 매들린 밀러의 능력에 감탄했습니다.
키르케는 태양신의 딸이었지만 님프여서
신의 세계에선 노리개 아니면 사냥감이었습니다.
결혼해서 나가거나 다른 신에게 겁탈당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키르케는 신들이 두려워하는 능력을 가진 여성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돼지로 만들어버리고,
인간도 신으로 바꿀 수 있고, 님프도 괴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 때문에 신들은 그녀를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가두고, 나가지 못하게 합니다.
모든 것을 가진 신은 처음부터 그대로지만, 키르케는 성장하고 달라집니다.
그렇게 변신하는 키르케가 선택한 운명의 앞날이 고되고 힘들지라도,
키르케는 모든 신은 똑같을 필요가 없다는 말을 따르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겁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