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평점 :

책 제목이 이렇게 아이러니할 수가 있네요.
'소리 없는 아우성, 찬란한 슬픔, 기쁨의 눈물'처럼
표면적으로 모순된 것 같지만 그 너머에서 진실을 드러내듯이
<명상 살인>도 연관되지 않는 두 단어를 묘하게 연관시켜서
책을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표지에서 차분히 앉아 커피를 마시는 한 남자의 사연을 볼까요.

비요른 디멜은 형법 전문 변호사로 40대이며
아내의 권유로 명상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아내 카타리나는 10여 년 전 수습 근무 시절에 만났는데
카타리나는 대학생이며 대화를 나누다가 서로 정반대의 모습에 이끌려
연인 사이가 되었고, 5년 전에 결혼해 3살 난 에밀리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비요른은 로펌에서 골치 아픈 범죄자 드라간을 전담으로 맡고 있고,
그의 일을 못마땅해하고 불평하는 아내의 잔소리에
명상 상담사 요쉬카 브라이트너를 만나
일주일에 한 번씩 함께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상담사가 가르쳐준 호흡법으로 비요른의 세상이 전부 치유되진 않았지만
둘 사이를 위해 잠시 별거를 하고,
아내는 노력하는 비요른의 모습에 좋아합니다.
12주의 명상 훈련이 끝날 때 상담사는 작별 선물로 자신의 책을 주었습니다.
비요른은 그 책을 항상 가지고 다니기로 결심하고
일이 생길 때마다 책을 펼쳐 도움을 받았습니다.
비요른은 상담 과정이 끝난 것과 새로운 삶을 기념하려고
에밀리와 시간의 섬에서 짧은 휴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딸과 함께 가려고 하는데,
드라간으로부터 긴급한 일이 생겼음을 알리는 전화가 옵니다.
비요른은 딸을 사무실에 데려놓고, 드라간을 비밀 장소에서 만납니다.
드라간과 비서 사샤는 마약 거래를 담당하는 총책임자
토니의 부하 무라트의 연락을 받습니다.
무라트는 드라간의 라이벌 조적 두목 보리스가 자신의 오른팔 이고르를
고속도로 주차장에 보내 드라간의 구역에서 마약 거래를 한다고 합니다.
다른 조직 구역에서 마약 거래를 금지하는 조직 간 합의 사항을 무시하는
보리스에게 화가 난 드라간은 그곳으로 가서 이고르를 혼내주다가
사제 폭탄이 터졌고, 그 모습을 주차장에 들어온
10대들이 탄 학생 버스의 휴대폰이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그중 한 학생의 폰을 빼앗으며 부서뜨리고 협박하는 모습까지
영상으로 찍혀 TV 뉴스에 나옵니다.
대책 없는 일을 저지르고 비요른에게 와서 해결해달라고 합니다.
일단 잠수하기로 하고 드라간은 비요른의 차 트렁크에 숨습니다.
비요른은 원래 계획대로 드라간의 호수로 차를 몹니다.

그곳에 도착하자 트렁크에서 소리가 나고
딸 에밀리는 무슨 소리냐고 묻습니다.
비요른은 아무것도 아니라 하고 함께 노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명상 수업에서 배운 대로 딸과의 소풍이 먼저이고 일은 그다음이지요.
명상으로 얻은 확신에 따르면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고 그대로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드라간을 나중에 꺼내기로 하고 딸과 재밌게 놀고 잠을 잔 후
아내 집으로 데려다주고 다시 호수로 와서
이제 썩기 시작한 드라간의 시체를 처리하기로 합니다.
비요른은 계속해서 명상을 하면서 바로 이 순간만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먼 미래에 대해선 어떤 의문도 가지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한 번에 한 걸음씩 나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모든 일이 그렇게 끔찍하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은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살아있는 드라간을 대신해서 명령을 내릴 오른쪽 엄지손가락만 남기고
나머지를 호수에 처리했습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드라간은 잠적한 상태이며
그를 대변할 비요른이 드라간의 부하들에게
드라간의 엄지손가락으로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예기치 않는 일은 자꾸만 발생하고,
비요른의 행복을 방해하는 위기도 찾아옵니다.
어떻게 이를 해결할지 <명상 살인>을 통해 확인하세요.
변호사 주인공은 평생 동안 누군가를 때린 적이 없었지만
42살이 되어서 처음으로 살인을 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업무 환경을 생각하면 좀 늦은 감이 있다고 고백하지요.
일주일 뒤 여섯 건의 더 추가되었지만,
자신의 이 모든 일은 최선을 다한 행위였다고 합니다.
즉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집중을 한 결과였다고요.
워라밸이 이럴 때 쓰이는지 몰랐지만 살인자인 주인공은
명상을 자신에게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죽은 피해자를 생각하면 그러면 안 되지 싶은데 악독한 범죄자다 보니
오히려 죽는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평화를 선사합니다.
이런 아이러니가 반복되다 보니 주인공을 옹호하게 되네요.
기발하고 웃기지만 따라 하면 절대 안 되는 <명상 살인>. 2, 3권도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